쫄면2
집 앞 분식집 쫄면 아니고.
만두가게에서 시켜먹는 쫄면이다.
엄청 붉게 양념되어 있지만 먹어보면 하나도 맵지 않다.
이 곳의 특징이 쫄면 매움의 조절이 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순한 맛(안매운 맛)을 선호하지.
외출하고 집에와서 바로 시켜먹었는데.
2개만 배달 시키니까 배달비가 3000원이 더 붙었다.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이곳 쫄면은 채소를 얇게 썰어주셔서 면과 겸해 먹기가 편하다.
그러다보니 채소를 잘 안남기게 된다.
보통의 쫄면을 먹을 경우 뽀야는 면만 홀랑 건져먹곤 하는데.
여기는 면도 적절하게 잘라져 있어서 뭉치지도 않는 편.
다만 양념이 조금 뻑뻑할 수는 있다.
참기름을 한방울 넣어줄까 했는데 그냥 먹기로.
역시 맛있다.
새콤한 맛이 강하고 별로 달지도 않아서 물리지 않는다.
양도 어마무시해서 진짜 완전 배부르다.
왜 자꾸 면을 먹고 있냐 하실텐데.
면을 끊는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
특히 특별한 날이나 반찬이 심심한 날에는
꼭 별미가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 간사한 입 때문에.
특식을 거부하지 못하는 입 때문에.
그래도 이제는 정말 면을 끊어야 할 때이다.
나의 건강을 위하여.
굳이 먹고 싶다면 한달에 한 번 정도는 허락하겠어.
하지만 이걸 허용해버리니까 일주일에 한 번으로
기준이 느슨해지더라.
그리고 세상에 맛있는 음식은 면이 많아서.
오늘 점심에는 막국수 뺀 보쌈을 먹기로 했다.
고기도 가끔 먹어줘야 하니까.
그래야 기운이 푹푹 나니까.
오늘은 엄마가 격주로 일하는 토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때로는 내가 일하러 나가고 엄마가 집에 계셔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엄마가 활동하지 않았다면 여기저기 아프고
오히려 더 힘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를 보면 집에만 있으니까 만성 질환에 시달리잖아.
허리아프고 목 아프고, 자세 엄청 무너졌고. 소화 안되고.
다행인 것은 꾸준한 운동으로 인해 살이 찌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 리즈시절의 48kg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쨌든.
날이 좋아지면, 코로나가 완화되면. 수영장에 나가고 싶다.
아쿠아로빅이라든지 수영이라든지를 배워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여러 운동을 익혀보고 싶다.
물이랑도 친해지는 시간이 되겠네.
샤워도 더 자주 하게 되겠지.
우리 가족의 제 1목표인데 과연 잘 지켜질지 모르겠다.
수영장이 거리가 좀 있어서. 귀찮아 질수도 있어서 말이다.
체육관이 다시 열렸다고는 해도
변이바이러스 때문에 조심스러워지는 게 요즘이다.
동생은 빡센 근력운동 위주로 운동을 해서.
집에서의 운동이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체육관을 한없이 그리워하고 있는데.
빨리 시절이 좋아져야 갈 수 있지 뭐.
오늘은 치과에 가야 한다며 아침 6시부터 시끌벅적했다.
오전진료를 받아야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으니까.
조금 무리해서 일정을 짰나보다.
세상에서 치과가 제일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물론 지금도 엄청 무섭다고 생각하지만.
어릴 때 치아 검사 결과지를 학교에 가져가야 해서.
엄청 무서웠다. 소리며 냄새며 영 적응이 되질 않는 곳.
그 당시는 소형TV 그런 것도 없어가지고
삭막하고 진짜 무서웠지.
카운터에서 내 이름이 호명되면 두려움에 떨곤 했지.
그래도 그 무서운 신경치료며 부러진 이 크라운이며
다 무사히 잘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다.
아직도 생각나는 지르코니아.
좋은 거라고. 치아 색하고 비슷한 도자기 빛깔이라고.
그런 설명을 들었다.
가격도 꽤 됐던 것 같다.
정말 이를 잘 닦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도.
치과는 또 한 번 가고 끝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까.
며칠 지나면 또 대충 이닦고 그러는 습관이 들어서.
그걸 이 나이 돼서 고쳐나가는 중이다.
위, 아래, 쓱싹쓱싹. 그리고 치실까지.
특히 음식물이 이에 꼈을 때 치실하고 이쑤시개로 후벼 파내면
금방 깔끔해 진다.
물론 그전에 이를 깨끗이 닦아야겠지만.
생각해보니 치아는 잘 관리하면 노년까지 나와 함께하는 거잖아.
그렇게 소중한 치아관리를 대충해왔었다니.
지금까지 안 썩은 게 용하다.
앞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이 시점에.
치아 아끼고 사랑하기까지 더해져서.
튼튼하고 건강한 치아로 맛있는 쫄면 와구와구 먹을 수 있게끔.
관리 잘해야겠다 하고 다짐해보았다.(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