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트래블러에서 쿠바여행 했던 걸 떠올려 보자.
아름다운 과거의 모습을 담고 있는 쿠바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바로 드라마 남자친구(2018~2019)이다.
송혜교가 여주 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었지.
사실 사랑이 주요 테마가 되는 작품은 피하는 편이다.
왜냐면 아직 진정한 사랑이 뭐다 라고 결론 짓지를 못했고
그 진실에 다가갈 노력도 하지 않으며
우선순위에서 가장 후순위로 밀어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송혜교와 박보검이란다.
세상에!
작품에 함몰 될 정도로 연기인생을 보내고 있는 송혜교 배우를
박보검과 함께 볼 수 있다니 이게 왠 횡재인가!
나는 박보검의 이전 작품들을 본 적이 없다.
사극은 아무리 퓨전이라도 각색이라도 선덕여왕에서 끝내기로 했거든.
그리고 스쳐지나가듯 본 게 1박2일에서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정도.
뭔가 산뜻하다.
대사를 칠 때도 그렇고 눈빛을 보낼 때나
물끄러미 쳐다보거나
하는 일이 잘 안풀려 머리를 뒤적일 때도
산뜻하다.
아직 무게가 실리지는 않는 것 같다.
젊어서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앞으로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드라마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은
영상미도 있지만
알찬 배우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남주 어머니 역할로 나온 분이 있다.
바로 백지원 배우이다.
이분은 무려 나중에 언급하게 될 열혈사제(2019)라는
SBS 드라마에서 수녀님 역할을 맡게 된다.
게다가 최근 방영하고 있는 한번 다녀왔습니다(2020)에서
여주 어머니의 노처녀 동생으로 등장하기도 하신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시는데
그 능력치가 범상치 않은 독특한 캐릭터를 잘 만들어 낸다.
과하지 않고 잘 녹아든다.
드라마라는 것이 배우들만 가지고 돌아가는 건 아닐 것이다.
연기와 연출과 대본 이 삼박자가 잘 맞아들어가야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남자친구 라는 드라마는 음악과 영상미가 단연 돋보였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요즘 드라마 속 사랑의 공식이 깨져가고 있는 걸 느낀다.
흔히 남주가 부자에 연상이었는데
그리고 남주가 저돌적인 성격이었는데
남주의 무게가 여주로 옮아간 듯 싶다.
비슷하지만 다르게.
드라마를 뒤로하고 생각에 잠겨본다.
남자친구.
내 인생에 등장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은 단어.
아니 거의 없는 정도가 아니지.
남자로 된 친구 말하는 거 아니고
연인을 말하는 거니까.
나는 아직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그럴 여유도 없다.
누군가 대신 내 앞에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저 지켜볼 뿐,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 건어물녀 인가?!
세상에 사랑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랑을 남친이라는 하나에 가두고 싶지 않다.
정말 생각할수록 어려운 게 사랑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드라마 보며 하나 배워간다.
그리고 상큼한 박보검 배우의 미소를 떠올리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