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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봉숭아

by 뽀야뽀야 202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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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만 돌아도 금방 발견할 수 있는 봉숭아.

봉숭아 꽃물 들이기에 얽힌 전설도 있지.

봉숭아 물 들인 손톱에 첫눈이 닿으면 

보고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였던가...?

뽀야도 애기애기 시절에는 봉숭아물 들이기 참 많이 했었는데.

진짜 꽃잎 빻아서 명반도 조금 넣고 

손가락 장갑에서 손가락 부분만 떼어내서 

고무줄이나 실로 칭칭.

야..... 이거 대공사 아닌가?!

이런 번거로운 일을 꽤나 자주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몇 안되는 소녀소녀한 추억이네.

 

아마도 시에서 관리하는 화분에 누군가 봉숭아 두송이를 심어 두었다.

지나갈 때마다 마주치는데 색깔도 빨간 거, 분홍 거.

진짜 소박한데 예쁘다.

 

'그러고 보니'가 나올 때가 되었지.

학생 시절의 나는 봉숭아 반이었다.

아마 혁신학교 였던지는 모르겠는데 

반 이름이 꽃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꽤나 신선한 시도였는데.

담임선생님하고는 사이가 뭔가 안좋았던 기억이 있다.

뭐 하다가 크게 혼나서 삐졌던가 그랬던 소심한 아이였던 뽀야.

그래도 졸업할 때는 선생님께서 직접 CD도 만들어서 돌리고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지만.

 

그 때 나는 다른 학교에서 전학온지 얼마 안되서 

친구도 많이 없었는데

그래도 따뜻하게 맞아준 몇몇의 아이들이 고마웠었다.

뽀야는 조신하게 안개꽃 같이 튀지 않는 학창시절을 보낸 것 같은데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 스타였던 듯.

말을 안듣거나 꼴통이거나 하진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하시는 말씀이 

[아 쟤가 뽀야에요. 호호호]

이런 말을 학창시절에 정말 많이 들었다.

다들 내 뒷담화 했구나!! 무슨 얘긴데~ 나도 알려 주라~

분리수거 앞치마 입고 분리수거 박스 들고 

운동장에 모일때마다 

또 친구가 끌어주는 리어카에 올라타서 

뮤직비디오 찍는 듯이 놀았던 일도

이제는 다 추억이 되어서 

나는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 간다.

 

내 안에 생기발랄하던 씨앗은 어떻게 자랐는가?

그저 그런 풀빛으로 싹트지 않았는지.

다 같은 초록이라도 나는 꽃봉오리를 품고 있어

기상천외한 꽃을 피울 것인지.

그건 더 살아봐야 알 일이지.

꽃은 태어나 자기 희생으로 다른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지.

자기 몸도 내어주지.

금방 시들지.

내년에 노력해서 또 피어나지.

아름답지.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꽃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던 노래도 있는데.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법

누가 속성으로 좀 가르쳐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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