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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시클라멘이 죽어가는 이유

by 뽀야뽀야 2020.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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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해바라기 때도 그렇고

꽃만 데려오면 문제가 생긴다.

처음엔 꽃도 선명하고 탐스러웠는데

한잎 두잎 시들더니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낑낑대고 있는 것이다.

식물이 축 처지는 건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1.물이 모자라서

2.물이 많아서

그런데 우리 시클라멘은 2번 경우 인 듯 싶었다.

그래서 며칠동안 물을 주지 않고 기다려 보았는데

점점 더 처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에 이제 죽어가는 마당에 물이라도 듬뿍 주자며 

화분을 들어 올렸는데 이게 웬 걸.

무겁다....!

그리하여 화분 바닥에 난 구멍을 바닥으로 하여 

화분을 기울여 보았더니

거기서 물이 물이 콸콸 흐르는 것이었다.

이럴수가.

시클라멘이 죽어갔던 이유를 알겠다.

물 속에 갇혀 있었구나...!

아니 이 화분 특허도 있다면서 왜이러세요.

너무 늦게 안 것은 아닐지.

다시 물을 쪽쪽 빼내고 자리에 두었건만

일어날 기색이 안보이는 시클라멘은

지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미안해 시클라멘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를 키우겠다며 집어 들어서.

그래도 길바닥에서 언제 누가 나를 데려갈까

고민하는 것보단 나을 수도 있어~(엉엉)

사실 꽃은 엄마가 자주 고르곤 하는데

뽀야는 키우기 힘들고 애들이 예민한 거 알아서 

잘 안 데려오는데 

요번엔 설마 했지. 또 죽어나갈 줄이야.

혹시 시클라멘을 키우는 분들이 계시다면

직사광선을 쬐게 하지 마세요.

너무 물을 많이 주지 마세요.

하지 말라는 짓은 다 골라가며 했네.

아이고오.

어제의 화분 폭포수를 바라보며

너무 충격받아서 

시클라멘한테 너무 미안했다.

물로 꽉차서 답답해서 어떻게 버텼을까.

식물도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건드리면 움직이는 신경초처럼.

물이 충분하면 훌라춤을 춘다든지.

물이 부족하면 헐떡헐떡 거린다든지.

아, 그러면 저녁에 좀 무서울 수 있겠구나.

그렇다면 색이 변하는 것도 보기 편하겠다.

발광다이오드와 식물이 연결되어 

괜찮으면 초록불. 위험하면 빨간불.

이렇게 표시되면 참 좋겠다.

 

오늘의 죄책감은 

남은 식물들을 더 잘 길러내기위해 공부하는 것으로

보충해야겠다.

세상에 참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더더 많다.

이게이게 책상 앞에서 공부한답시고 

쭈구리 생활만 했더니 

세상물정(?)모르고 시클라멘이 시드는데 일조했네.

가을 겨울이 시클라멘이 자라기 가장 좋은 시기라던데

우리집 시클라멘은 바닥을 하염없이 기고 있다.

꽃대여 다시 올라오라.

빨리 빼꼼 얼굴을 내밀어라.

그러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아니야, 시클라멘아 내마음은 그런 게 아니란 말이야.

빨리 일어날거지? 자 어서 맞다고 말해줘.(광광 울음)

여러분 과습이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하나의 생명을 생사에 기로에 서게 하는 몹쓸 관심.

똥손인 내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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