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보게 된 영화는
해치지 않아(2019)이다.
영화 제목부터가 너무 귀엽고
당시에 유행하던 문구를 이용하여
이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짐작이 가는
그런 장치를 해놓은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동물원이 있다.
동물들이 보여지기 위해 있는 곳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 간다.
그러던 어느날
너무나도 인간적인 문제로 인해 그들은 살 곳을 잃게 된다.
그자리를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메워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인간이었다.
하지만 동물 행세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동물에게 바라는 것은 인간다움이었고
동물원은 다시 세간의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된다.
콜라 찾아 먹는 북극곰.
그리고 콜라를 북극곰 사육장으로 마구 던져대는
영화 속 장면에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가 무얼 바라고 동물원에 가는지.
그저 우리는 동물들에게 콜라를 마구 던져대는 그런 존재는 아니었는지.
하지만 영화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도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일말의 여지는 남겨둔 것이다.
조금 눈물이 날 뻔했다.
어쩌면 동물들의 빈 자리를 사람으로 메웠을 때
느끼지 않았을까...?
동물들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이렇게나 힘들고 매일 지치고 고된 일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얼마나 사랑받고 싶은 존재인지를.
정말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동물원의 수의사 역할을 맡았던 강소라 배우가
극중 반려동물인 까만코의 이름을 너무도 사랑스럽게 부르는
곳곳의 장면에서
이 영화의 따스함을 찾아낼 수 있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면
가볍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동물을 해치지 않아요.
동물도 우리가 겁주지 않으면 해치지 않아요.
해치지 않아.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