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장보러 가는 중이었다.
한 소년이 자전거에서 내려
친절하게 길을 묻는다.
그러나 우리도 정확하게 모르는 곳이었다.
물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엄마는 장소일 법한 곳을
일러주었다.
엄마와 함께 길을 걷다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묻거나 건네거나 하는 일이 많다.
엄마 인상이 좀 그런 편인가?!
그래도 도를 아십니까는 만난 적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게 아이는 잽싸게 자전거에 올라 갈길을 재촉하고
우리는 남겨져서 천천히 걷다가
그 아이가 아마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걸 거야 라며
우리 나름으로 만들어낸 시나리오에 아이를 끼워넣었다.
가만히 길에 서있는다면 몇 명이나 나에게 말을 걸까?
뽀야는 좀 불쌍해 보여서 많이들 말 걸어줄 것 같기도 하다.
뽀야 인상은 눈이 조금 처진 편이고
입술이 작고
좀 어린 인상을 주는 편인데
그래서 대뜸 만나놓고 바로 말 까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나이가 계급장이냐? 그렇게 말들 하곤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먹은 밥이 몇 공기인줄 아느냐!
라고 대꾸해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하루에 세끼를 챙겨먹는 습관이 중요한 것이다.(엥?)
오늘 만난 아이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 했을까?
[야 오는 길에 이상한 아줌마들 만나서 완전 길잃었쟈나~]
이런 말 하고 있을까봐 무섭기도 하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책을 한 자라도 더 보고
가끔은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잘 풀리지 않는 글을 끼적이기도 한다.
제일 힘든 것은 가만히 앉아서 영화보기.
좀이 쑤신다.
화면을 부수고 싶다.
차분. 침착. 평온.
뽀야에게 진짜로 필요한 건데
참 얻기 힘들다.
아마 방바닥에서 3cm는 떠있는 상태일 뽀야를
꾹 눌러줄 수 있는
찬물을 휙휙 뿌려대는 사람이 곁에 필요하다.
소방서 근처에서 서성이면 좋은 친구 만날 수 있을까?
물도 뿌려주려나?!(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