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월에 들어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할 정도로.
기념일이 참 많이 포진되어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시작해서.
5월 8일 어버이날, 그리고 5월 15일 스승의 날까지.
게다가 중간에는 동생 생일도 끼어있다.
문득 아빠 생각이 또 났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아빠는.
어째서 우리 곁에 계시지 못하는 것인가.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아빠 없이 살아내야하는 상황이다.
아빠가 계셨더라도 너무 아픈 상태였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우리는 가슴아파했을 것이다.
이렇게 된 것이 슬프고 한이 되지만.
또 현실을 손에서 놓아 버리면
미래의 내가 후회하고 있을 것이 훤히 보인다.
그래서 5월을 즐기려고.
이승에서의 행복한 매일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어린이도 아니면서 어린이 날을 앞두고 설레는 나는 뭐지?!
이제 나에게 축하한다며 선물을 쥐여 줄 사람도 없는데.
벌써 5월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은.
아마도 공시 시험일이 6월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 거리두기를 3주 연장한다는 발표가 났다.
우리 생활에서 [마스크 없이] 라는 단어는 없는 거다.
어느새 너무 익숙해져버린 마스크 착용.
5인이상 모임 금지. 거리두기.
심지어 영어 라디오의 일상적 소재가 코로나가 되어버렸다.
계절은 거리낌없이 제 할 일을 할뿐이다.
꽃은 때가 되면 피어나고, 진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제도 소설 발표를 전전긍긍 하며 기다리느라고
오전 공부를 파해버리고.
결국 결과를 쥐어들고 바들바들 떨면서.
왜 대상이 없지...?! 하며 의아해 하던 나였잖아.
아쉬운 일이 가득한 것은.
도전의 꼬리표가 남아있기 때문일까.
어차피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거니까.
꼬리표가 붙든 말든 상관없어.
그리고 점심 때는 동생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성공코드에 관해서.
연약하고 걸핏하면 무너지는 내가.
실패가 예견되어있음에도 계속 도전하는 것은.
멍청해서도 아니고, 무모해서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내려오면서 처음부터 어떤 연고가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 자신이 살아가면서 만들어 내는 것이지.
성격도 취미도 능력도 다 얇게 저며진 층들이 켜켜이 쌓여가는 것일뿐.
그래서 생의 초기 경험에 있어서 독서가 참 중요하다.
대리로 다른 이의 삶의 정수를 내걸로 녹여낼 수 있는 매체거든.
책추천을 하고 받는 걸 참 좋아하는데.
인생의 비결을 전해주는 느낌이라서 그렇다.
가정의 달인 5월에 소중한 이들에게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추천해보면 어떨까.
거창한 선물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책 속에 미래가 있다고 하지 않던가.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고 보니 기존에 먹던 초석잠차가 품절이 되어서.
새로운 초석잠차 브랜드로 옮겨 갔는데.
이번 티백은 그냥 던지는 티백이 아니고 줄이 달려있는 삼각티백이다.
2~3번 더 우려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맛은 저번 것보다 조금 연한 것도 같지만 물을 많이 타서 그런거겠지.
초석잠이 그렇게 몸에 좋고 혈관건강에 으뜸이라던데.
생김새는 조금 뜨악 하지만 구수하니 음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행복은 우리 곁에서 우리가 알아채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휴대폰에 언젠가 저장 해둔 말이다.
행복이 어디있냐고 찾아 헤맸던 것 같은데.
사실은 우리 곁에 가까이 닿아 있던 것이었지.
그만큼 지금을 소중히 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나중에] 라는 말로 가족과의 소중한 약속을 미루고 하는 일들.
일에 파묻혀서 가족을 등한시 하거나 모른 체 하는.
이런 가슴아픈 일들이 5월 이라고 뭐 다르겠는가?
이제는 행복을 좀 누려도 되지 않을까.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고.
손만 뻗어도 닿을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그냥 다 털고 일어나서 거머쥐면 당신 것이 될 텐데.
두 손에 이미 다른 것들이 많아서 손 뻗을 수 없을 뿐이다.
주말에 또 비소식이 있어서 산책은 글렀구나.
날도 부쩍 쌀쌀해 졌다.
옷장 속에 개켜놨던 기모 바지를 다시 꺼내 입었다.
저녁에는 전기장판을 켜고 자고 말이지.
다른 사람보다 몸이 찬 나는 여기저기가 삐걱댄다.
추운 날 손이 곱아드는 그런 느낌 정말 싫은데.
5월에 내리는 비가 이렇게 차가운 것은 왜일까?
아빠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하늘에 가 닿았나?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는다.
잠바를 걸치고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세상과 내가 순간 단절되는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오늘 엄마는 미용실 예약을 잡아두었다.
아니, 비올 때 머리 하면 머리 잘 안나오는 거 아니던가?!
그런 사정도 개의치않고
지금 머리 상태가 너무 지저분 하고 보기 안좋다며.
사실 뽀야는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이라서.
미용에 열을 올리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공감이 잘 안된다.
그 시간에 맛난 거 하나나 더 먹지. 그런 주의라서 말이다.
어제는 모처럼 유튜브 편집이 너무 순조로워서 놀랐다.
미루고 미뤄서 일요일에나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아마도 마음의 차이 아닐까.
빨리 해치워야지! 라기 보다는 다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네!
라는 가벼운 마음.
해야 할 일의 목록이 아닌 진심으로 즐기는 자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참 어려운 것 같다.
어느새 그저 할일 중의 하나로 치부해 버리게 된다.
재밌자고 시작한 건데 말이다.
대본을 짜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는 일련의 3단계가
때로는 너무 버겁기도 하다.
할 수 있는 순간까지는 오래 하고 싶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마음껏 나다닐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러질 못하는 상황이니까.
집에서도 얼마든지 재밌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온라인 콘텐츠를 잘 활용해서
신나는 5월 맞이하시길 바라며.
그리고 특별한 날과 일상을 분리하지 마시길.
그냥 하나의 보통날로 인식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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