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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근린공원부지

by 뽀야뽀야 202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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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공원 조성 부지가 있다.

날도 꽤나 풀렸겠다.

일요일 휴식의 날이어서 찾아가 보았다.

동네에 아파트 단지가 이렇게 많은데.

공원 하나 없는 게 말이 안 되었지.

길이 직선으로 뻗어있어서 달리기 구간으로도 안성맞춤.

아직 본격 개장 전이라 시간 및 공간 제한이 있지만.

저녁 달리기를 좋아하는 동생에게는 안타까움 가득이다.

오후 5시까지밖에 열지 않아서.

우리는 점심먹고 정리한 뒤의 낮시간대를 이용하여 다녀왔다.

버스로는 몇 정거장 되는 장소를 걸어서 가보았다.

그리하여 10,600보를 달성했다.

만보를 찍다니, 대단한 하루다!

식후땡으로 걷기운동이라. 희망찬 습관이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한 뒤에 사람들이 간간이 들어오더라.

물론 마스크 다 하고 거리두기도 완벽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어린이는 자전거와 킥보드를 끌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지.

드르륵 소리와 따르릉 소리에 피해다녔지.

이렇게 가까운 곳에 공원부지를 놓고 운동을 안 할수가 있었을까.

진작 와봤어야 하는 공간이다.

날이 너무 춥긴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네가 여기 혼자 운동하러 올 리가 없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혼자하는 운동은 위험하잖아.

누군가 곁에 같이 있어 줘야 도란도란 얘기도 하면서.

그게 엄마라면 좋겠는데.

엄마도 일터에서 많이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인 산책이 필요한 연세시다.

봄이 되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본격개장 하면 시간대 고르기도 좋을 거고.

집에서 실내자전거, 러닝머신 물론 엄청 좋은 운동들이지만.

밖에 나와서 푸른 하늘 아래 햇빛 받아가며

산책하고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선택은 나의 몫이니까.

 

 

트롯전국체전이 요새 방송중이다.

문득 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하고 보게되었는데.

쌍둥이 형제가 부르는 동전인생을 앞에두고.

'인생은 지금부터야.'라는 가사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빠는 가수 진성의 노래를 정말 즐겨 들으셨다.

아빠의 삶과 닮아서 그런지 몰라도.

안동역에서가 막 히트하고 그럴 때에도.

자신은 동전인생 이 노래가 좋다며.

가사 한번 들어보라고. 진짜 좋다고.

그렇게 가수 진성=아빠 이런 도식이 머릿속에 생겨버렸다.

특히 안동역에서의 가사는 눈물난다.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안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아빠가 쓰러지시고 의식을 찾지 못했을 무렵에.

참 많이도 들으며 위로가 되었던 노래.

그리고 동전인생을 다시 TV에서 마주하는데.

아빠생각이 스윽 떠올랐다.

요즘 뜨는 트롯 3대장 프로그램들 말이다.

1. 트롯전국 체전

2. 트로트의 민족

3. 미스트롯2

물론 2번은 종영하였지만 말이다.

아빠가 계셨더라면 엄청 즐겨 보셨을 프로그램 들이다.

실제로 엄마도 엄청 챙겨보고 있고.

뽀야는 아빠 계셨을 때는 트로트는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 하여 한쪽에 밀어두었었다.

그런데 삶의 굴곡을 겪고나니 트로트가 달리 보이더라.

우리네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그러했지만 나의 경험이 더해지자.

노래가 더 깊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아빠를 끌고 가까운 데 여기저기 다니면서

운동을 시켰어야 됐는데.

그런 후회를 담고 엄마와 걷고 있자니.

자꾸 아빠 얘기가 나와서 가슴이 뭉클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엄마는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그 슬픔의 깊이를 예단할 수 없기에.

아직도 우리 곁에 아무렇지 않게 돌아오실 것만 같아서.

헛된 꿈을 안고 사는 우리라서.

 

아빠를 봬러 가야하는데 그런 시간 여유 낸다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버스로 이동해야 하니 더욱 그렇다.

택시로 가면 우리가 원하는 만큼 머무르기가 힘들고.

기다려 달라고 청한 다음에 왕복으로 타고 와야 될 정도로.

택시 잡기가 힘든 위치이다.

다음주에는 꼭 가봐야지. 하고 다짐을 해본다.

이제 아빠가 쓰러지셨던 2월이 왔다.

시간 그 녀석 참 빠르네.

아빠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우리가 꿈꿨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우리는 살아간다.

아무렇지 않게 보일지라도.

말해야지만 알 수 있는 그런 사이 아니잖아.

슬픔은 겹겹이 쌓여가고 맨 윗장에는 태연한 척이 남아있다.

한 장만 벗겨내도 울음이 터진다.

그런 가슴 안고 산다.

아빠는 아실까...?

우리가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오랜만의 산책이라 감성터지는 주말이었다.

넷이면 더 즐거울 텐데.

셋이라 조금 안타까웠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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