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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김남길 치임 포인트37 눈물

by 뽀야뽀야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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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는 청승맞아서 별로야.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역시 나의 취향을 파괴하는 남길이다.

이제는 남자도 슬프면 우는 시대이다!!

울면 안 돼라고 말한 루돌프 친구들은 다 저리 나가버려.

상대방을 뚤어져라 보면서 흘리는 한 줄기 눈물도 섹시하고.

사제 서품 받으며 내적감동에 차서 흘리는 감격의 눈물은 말할 것도 없다.

어깨를 들썩이며 두려움에 떨며 엉엉 울어버리는 점은 귀엽기 그지 없다.

전부 남길의 극중 모습이었네.

드라마 나쁜남자(2010)와 드라마 열혈사제(2019),

그리고 영화 판도라(2016)까지.

 

눈물은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그냥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게 만들지.

소리를 빽빽 지르다가도 울분에 차서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똑 하고 떨어지는 순간.

왠지 상대가 애처로워 보이고 떨리는 어깨를 감싸주고 싶고 그런 것이다.

예전에 여자가 울면 뭐든지 들어주게 되어있다.

그래서 여자의 눈물을 무기라고 생각하고 아주 불공평한 세상이다.

그런 얘기를 접했었는데.

눈물을 꼭 여자의 것이라고 한정지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슬프면 누구나 흘릴 수 있는 게 눈물이잖아.

그리고 내 안의 가학적 성격이 남길을 울려보고 싶게 만든다.

앉혀놓고 재밌는 얘기를 계속 해서 웃겨서 실신하게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러면 하도 웃어서 눈가에 눈물이 맺힐 테고.

그 모습조차 섹시하겠지.........하는.

 

근데 남길이 알람도 아니고 맨날 울리면 곤란하지.

근데 정말 울려보고 싶은 남자이다.

무표정 일 때는 시크하고 약간 차가운 인상을 주지만.

이야기를 들어보고, 말을 붙인다면 금세 그의 멍뭉미가 드러나게 되고.

그 귀여운 얼굴이 찡그려지는 모습.

아파서 괴로워하다가 흘리는 눈물.

그런게 보고 싶다면 잘못 된 건가...?!(흐잉)

아니면 자아분열하는 지식인 이런 캐릭터도 보고 싶다.

시대의 고통으로 포효하면서 끝내 눈물을 삼키는 그런 모습.

그러고 뒤돌아서서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슬쩍 눈물 짓는

그런 가녀린 어깨를 도닥여 주고 싶다.

 

뽀야는 한 번 울면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참 곤란한 상황 많이 만들었었지.

상대방의 화를 더 돋구는 측면도 있다.

[그만 좀 울어라.]

하는데도 눈물이 계속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눈두덩이가 새빨개지고 눈도 충혈되고.

아주 울면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잘 울지 않게 되었지.

최근에는 아빠 일로.

동네 입구에 아빠가 자주 가시던 이발소가 있는데.

거기를 지날 때마다 해맑게 이발하고 나랑 마주하던 

아빠의 개구진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에서 엉엉 울었던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냥 길가에서 움직이는 차들만 봐도

운전을 기가막히게 하던 우리 아빠가 떠올라서.

또 길에 멍하니 멈춰서서 눈물 그렁거리곤 했었지.

 

눈물은 우리를 정화해 준다.

나쁜 거, 어두운 마음 그런 거를 싹 뽑아서 걸러주는 것도 같다.

한바탕 울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게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 나는 울지 않을 거야.

내가 나를 슬프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거야.

일부러 슬픈 영화를 본다던가, 눈믈을 짜낸다 거나 하지 않을 거야.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곁에 있고.

나는 강해질 필요가 있다.

눈물이 차오르면 그냥 웃어버리지 뭐.

한 방울의 눈물로 무너뜨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정의 평화, 고요한 마음 상태, 놀랍도록 전염력이 강한 최루성 눈물에 대해서.

 

만일 엄마와 나만 오롯이 견뎌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우리는 이 참혹한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곁에 동생이 같이 있었기에.

우리는 단단해질 수가 있었다.

지금도 완벽하게 단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의 눈물이 시발점이 되어 우울한 감정을 내 곁으로 소환시키고 나면.

한동안은 일상생활이 어려워 질 거다.

그런 일은 만들고 싶지 않기에.

이것 저것 다른 일에도 매달려 보고.

슬픈 생각의 ㅅ자도 꺼내지 않도록 조심하며 산다.

 

그런데도 남길이 우는 연기하는 모습은 보고싶은 걸 보면.

살짝 못된 팬 아닌가?!

기뻐할 때의 댕길도 좋지만,

나는 처연하고 슬플 때의 남길이 더 좋은가 보다.

나 대신 울어주는 큼직하고 순진무구한 그 눈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치유되어버리고, 평안을 되찾게 되고 그렇다.

 

내 새까만 감정들을 다 흡수해가는 것만 같아서.

그의 눈물이 가슴 시리게 좋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가 눈물 짓게 하지는 말기를.

영화 판도라는 좀 힘들었어....

밝게 웃다가 맺히는 눈물.

그런 긍정적인 걸로다가 사랑에 빠졌으면 좋았을 걸.

다들 비담같이 처연하고 이수같이 안타깝고, 건욱이처럼 서글픈.

임이처럼 매번 자신을 내놓아야하는 이별의 순간은 너무 버겁다.

 

남길에게도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기쁨의 눈물을 가진 캐릭이 하나쯤 생기면 어떨까.

재밌으면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게 참 힘든 일인데.

그런 점에서 보면 눈물은 치트키일지도 모른다.

단번에 기억속에 자리잡게 되니 말이다.

 

남길의 우는 모습에 딸린 감정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해서.

역시 연기 장인이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생각이 참 깊은 사람이구나 라고 그의 연기가 말해준다.

 

더더 많은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

다음 작품 빨리 다가와라.....(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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