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마치고 들른 동네 카페
그냥. 너무 목이 타서.
산책길에 제일 가까이 있는 카페에 들어가 보았다.
주문은 뽀야가 제일 좋아하는 복숭아 아이스티와.
엄마의 나른함을 단박에 깨워 줄 그린티 라떼.
각 4000원이었다.
카페에 가자고 했을 때.
엄마는 그냥 근처 마트에서 음료수나 한 캔 땡기자고.
말했으나, 그렇게 사먹으면 앉아서 수다떨 수는 없게 되니까.
원래는 근처 스타벅스로 가려고 했는데.
위치가 횡단보도를 건너서 꽤 위로 걸어 올라가야 해서.
귀차니즘에 굴복하여 결국 이곳으로 오게 된 건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스티가 너무 밍밍했다.
원래 자주 가는 와플가게에서 먹는 복숭아 아이스티와는
클라스가 전혀 다름.
게다가 컵 밑바닥에 덜녹은 가루가 혀로 느껴짐.
음.............좋은 소비였는가?! 상념에 젖게 만드는 가게였다.
그래서 익숙한 곳만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융건릉 근처 카페에서도 하트 빨대 쓰더니.
요즘엔 하트 빨대가 유행인가 보다.
카페를 찾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뽀야는 분위기 반전을 목적으로 해서 가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그냥 차 마실 수도 있다. 물론.
그런데 카페에 나가서 마신다는 것은.
뭔가 새로운 느낌. 창조적인 발상들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게
멍석을 깔아준다고나 할까.
기분이 한껏 좋아지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마시는 음료는 최고이다.
그래서 예전에 교육실습할 때 창가자리에서 음료 마시며
밀린 논문 작업도 도와드리고 재밌게 보냈었던 과거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다.
그날 그 카페의 느낌은 소란했고 음료는 진했었다.
같이 있던 사람은 지금은 소원하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소중한 인연이었다.
분위기에 투자를 많이 하는 뽀야였구나.
그런 느낌이네.
하지만 카페 죽순이가 되면 나오는 건 뱃살 뿐일텐데.
이제부터는 그냥 산책하고 나서 포카리나 마셔야지.
텀블러를 갖고 다니면 좋은데.
운동할 때 손에 걸리적 거리는 게 싫다보니.
게다가 마스크 때문에 음용하는 것도 불편하다.
아마 당분간 카페는 안 가게 되겠구나.
안 그래도 동네에 카페 하나가 폐업정리를 했다.
거기는 샷을 2배로 내려주는 곳이라 맛이 진하고 깊어서
좋았던 가게인데.
아쉽게 되었다.
카페는 배달하기가 좀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이용객이 줄고 그러는 거겠지.
엄마가 기르던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마치 귀여운 고딩이처럼 머리를 해갖고 나타났다.
일자 앞머리에 보브 단발 컷.
귀엽긴 한데 엄마는 매번 머리를 기르겠다고 다짐해놓고.
어느날 갑자기 다 잘라버린다.
이번에도 펌 하게 된 지도 얼마 안되어,
머리가 다 상했다면서 짧게 쳐버린 것이었다.
가만히 보면 동생과 엄마는 미용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딸인 나는 그런 쪽에 굉장히 무덤덤한 편이다.
여자로서의 직무유기인가?!
그래도 머리나 제 때 감는게 어디인가~
기준치가 몹시 낮은 나의 내부적 미용 척도이다.
그러고 보니 머리카락 매직이 다 풀려서
지랄머리가 풍년이다.
그래도 빗에 물 묻혀서 잘 빗어내리면
좀 휘기는 해도 단정해지기는 한다.
그리고 남은 머리 질끈 묶어주면, 나름 괜찮다.
면접을 볼 일도 없을 것 같고.
그냥 올해 여름은 이대로 지나보내려고 한다.
머리 끝자락에 펌이 남아있어서 복실복실 나름 만족.
근데 매직을 안하니까 머릿결이 되게 안좋아 보이긴 한다.
만질 때도 버석버석 하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 머리에 투자할 만큼의 여유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된다.
수험생이 머리를 하기는 뭘.
며칠 연속으로 6시 기상을 하려니
머리가 징징 울리고 살짝 핀트 나간 정신을 하고 앉아있게 된다.
식사 후에는 후끈후끈하더니.
글 작성하면서 차분하게 가라앉아서 그런가.
그렇게 덥지는 않네.
오늘은 꼭 소설 완결을 내고 말리라.
이거 빨리 끝내야 하는데.
내 안의 데드라인은 아직 저만치 물러나 있어서.
한없이 느긋해지는 것이다.
제발.......집중의 신이시여 제게 내려 오소서..!
그리고 빨리 동생이 넘겨준 책을 다 읽고 되돌려 줘야 한다.
아마 오전 시간은 독서에 전념하게 될 듯싶다.
그나마 속독이 장점인만큼.
실력 발휘 제대로 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