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면봉이 가장 품질이 좋은 것 같다.
동네 약국에서 파는 건데
한 통 사가지고는 누구 입에 붙이지도 못한다.
보통 10통 들어있는 큰 봉지로 구입하는데
요게 마지막 면봉이다.
덕분에 오늘 햇볕샤워를 해야 할 이유가 생겨버렸다.
또 산더미 처럼 뭔가를 사놓으면
왠지 감질맛이 나질 않아서 그런가?
천천히 사용하게 되고
2~3개 사놓으면 눈깜짝할 새에 없어져 버리는
마법의 면봉.
샤워하고 나면 면봉 하나로 양쪽 귀를 닦아내 주는데
면봉 한 면만 쓰고 버리는 사치를 누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가슴이 아픈 면봉.
그러고 보니 오늘 엘리베이터 점검날인데
무턱대고 나가도 괜찮을까나.
아무리 운동이 좋다지만
계단 오르내리는 건 조금 갑갑해서 싫은데.
게다가 우리집은 꼭대기라고(헉헉)
면봉에 물티슈에 휴지,키친타올,행주 등등......
정말 훅훅 사라지는 것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소비하는 것들.
일본에서는 욕조 물을 데워서 한 가족이
돌아가면서 다 쓴다던데
그런 절약정신을 좀 발휘했으면 한다.
뽀야 혼자 수전노처럼 행동하는 건 아닌지......
오늘도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물건 좀 아껴쓰라고 목소리를 내 본다(모기 소리로)
어딘가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산이 엄청 많다던데
우리가 쓰는 일상용품을 하루만 더 써도
그렇게 일상에 지장이 가지도 않을 거고
쓰레기도 줄어들텐데.
애초에 물티슈나 휴지보다 수건을 사용하면 좋을 듯도 하고.
위생 문제가 있다면 볕 좋은 요즘 같은 날
창가에 의자 놓고 거기에 바싹 말려다가 다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전자렌지에 돌리는 위험한 일은 하지 않기를.
내 손안에 조그만 면봉이 외친다.
[나를 아껴써!!!]라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가 아니라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가 될 때까지 힘써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