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주렁 늘어놓기 좋아하는 뽀야.
그리고 묵묵히 걸림을 당해주는 실내 자전거.
방구석에 조용히 놓여있는 낡은 운동화.
등에 땀이 차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등받침대 수건.
움직이지 않게 집게로 고정.
긴 여행을 함께 할 이어폰.
자 이제 준비는 다 되었다.
페달에 발을 올려두고
힘차게 밀어내면 되는 것이다.
배를 내미는 나쁜 자세로 인해
러닝머신에서 내려오게 되면서부터
뽀야를 지켜주는 실내자전거.
루틴은 오전 9시/오후 2시/저녁 7시
각 30분씩.
소모되는 칼로리를 기준으로 타기 때문에
활동에너지를 측정해보곤 하는데
대략 한 번에 260~270kcal.
하루에는 많은 날에는 800이상.
처음에는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이 아프고
더 이상 못 타겠고 귀찮고 힘들고 그랬는데
점점 체형이 슬림해지고 하면서
의욕 만발이 되었다.
그것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전거 탈 때마다 땀을 비오듯 쏟아내니까.
이렇게 운동 해주고 나서는 보조적으로
스쿼트 12x3씩 하고 그리고 런지12(왼발,오른발)x3 해주면
샤워 하러 갈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진다.
샤워도 매일 3번씩 꼼꼼하게 하면 낭비니까
실속화 해서 물샤워만 하고 저녁에 마지막 운동 때
거품샤워를 해준다.
정말 개운한 습관을 길러준다.
잘 움직이지도 않고 책상 앞에서 책만 보는 뽀야에게
잘 씻지도 않는 게으름뱅이 뽀야에게
정말 딱 맞는 운동이다.
그래도 오래된 모델이라 그당시에 얼마쯤 줬을까...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래도 마음먹고 사야하는 정도였던 듯.
정작 아빠 계실 때는 빨래 건조대로 사용하다가
이제서야 본연의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다.
몸속의 지방을 다 태워서
튼튼한 허벅지를 만들어서
아빠가 사주신 실내 자전거와 함께
건강인으로 거듭나야 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다.
운동은 어떻게 하면 더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던
동생의 말이 귓가에서 맴돈다.
그래도 아직 운동 쉬는 주말이 좋은 걸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근데 주말에는 묘한 기분이 든다.
얼마 전에는 토요일 오전 9시 알람이 울리자 마자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 자신에 놀랐다.
쉬는 날인데.
운동하지 않아 꿉꿉한 날도 있구나 싶기도 했고.
역시 자신의 한계를 처부수는 것만이
진한 쾌감을 준다.
살면서 엔간해서 얻을 수 없는 자극제가 된다.
일상이 바뀌고 마음가짐이 변하고 삶이 튼튼해 진다.
앞으로 일하게 되면 지금만큼 꾸준히 할 수 없을 테지만
지금 상황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운동 안 할 때보다 운동 할 때가
공부가 더 잘 된다.
책도 눈에 잘 들어오고
에너지의 체내 순환을 바꿔주니까 당연한 건지도.
정말 신나는 날은 870kcal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날은 무릎과 허벅지가 저릿저릿 하다.
처음 며칠간은 허벅지 통증으로 밤새 뒤척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뭐, 무뎌져 간다.
그냥 밥상 머리에 앉을 때 좀 뻐근하네 정도?
가느다란 새다리가 아름다워 보였던
왜곡된 시각의 뽀야는 갖다 버리고
튼실한 벅지벅지 허벅지를 보고
와, 운동 진짜 열심히 하나보다.
하고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런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 본다.
근데 뽀야 체형은 해골녀라서(머리 크고 몸은 가느다란 졸라맨 같은 몸.)
그렇게 근육이 많이 붙을 것 같진 않고
그냥 탄탄한 몸이 되어갈 것 같다.
근데 새다리 시절과는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몸무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48kg의 추억은 사라져 가고
서서히 오르더니 이제는 50kg를 뚫을 것 같은
근육의 무게라고 주장하고 싶은 뱃살을 어찌할 것인가.
운동 하다 보니 식욕이 상승해서
땡기는 대로 마구 주워 먹다 보니 이지경에.
그런데 운동을 하면 할수록 더 야위는 게 이상한 거지.
그런 비정상을 바라는 뽀야는 아직 멀었다.
힝. 그래도 48kg 너를 잊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