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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사전

by 뽀야뽀야 2021.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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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TBC에서 오후 7시 40분쯤에 방영된 프로그램 이름이다.

1부는 놓치고 2부가 방송을 탔는데.

고양이! 라는 소재는 절대 놓칠 수 없지.

집사는 아니지만 고양이 발바닥을 너무 좋아한다.

어제 방송의 주제는 [고양이, 인간 곁에 오다] 라는 것이었다.

내레이션이 배우 유인나였다.

목소리가 어찌나 달콤하던지.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을 보이는 일본의 모습이 처음에 그려졌다.

고양이 역장이라든지, 고양이 마을이라든지 말이다.

하긴 일본에는 마네키 네코 라고 하여 복을 부르는 고양이 인형이 

꽤나 유명하다.

한 쪽 발을 들고 있는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이 조각된 인형.

가게 앞에 꼭 둔다는 영험한 인형.

그리고 이어서 테라피 캣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꼈던,

미국 덴버 국제공항의 젤리라는 고양이와,

메릴랜드주 도서관의 거스라는 고양이가 비춰졌다.

그 먼 땅에서 치유를 행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고양이를 두는 게 쥐 잡는 거 말고 뭐가 도움이 되냐는 사람들에게.

정말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한 시간이 만 년이라고 한다.

세상에나.

고양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던 프리젠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계 각지를 다니며 고양이와 관련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 모습들이 화면 속에 그려지는데.

정말 다양한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인간에게 상처를 입은 고양이가 다시 인간을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고양이와 관련한 도서도 하나 추천받았다.

바로 스테판 가르니에가 쓴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라는 책인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직접 그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는 걸 보고 나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양이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은 그가 고양이와 생활하며 체득하게 된 것이다.

나도 반려동물을 길러볼까..?하고 고민했던 적이 있었고.

강아지 시츄를 길러보기도 하였으나.

결론은 지금의 나에게는 여력이 없어. 라는 것이었다.

그럴 땐 섣불리 생명을 짊어지지 않는 게 좋아.

라는 나의 자의적 판단도 있었다.

책임질 수 없다면 처음부터 다가가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은.

고양이에게도 유효하다.

나는 나를 돌보기에도 벅차.

너희들에게 쓸 시간적 여유도 없거니와.

너희들로부터 위안, 치유, 그런 거 받을 사람도 못 돼.

그렇게 다짐했는데.

이런 고양이 다큐를 보고 있자니.

또 마음 한 구석에서 집사가 되어라! 하는 목소리가 둥둥 울려댄다.

그래도 나는 혼자 있을래.

보기에는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같이 살아가게 된다면 어찌 되었든 내 곁을 먼저 떠날 것이

너라고 생각하면 도무지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두려움으로 인해 생명을 거두는 일을 물리쳐 왔는데.

그래도 식물에는 왠지 모르게 용기가 나서.

지금도 잘 기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고양이는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게 제일 아름다운 것 같다.

길고양이까지 돌보시던 어떤 남성분의 사연도 소개되었는데.

이사를 가서 꽤나 먼 곳에서 오는데도

망설임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길고양이 개체수나 주변 환경을 생각하면.

그렇게 길고양이 집사를 인근주민들이 반기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조화롭고 유연하게 공존할 수 있을까.

인간이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동물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아니, 어떤 목적 없이 그냥 순수하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거라고.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를 느끼며. 

따끈따끈하고 몽실몽실한 그 이름. 

그러니까 에어 고양이를 오늘도 품에 안고 쓰다듬어 본다.

 

갸르릉 거리는 낮은 울림이.

인간에게 치유가 된다며 갸르릉 테라피를 연구하는 학자도

화면에 소개되었다.

인간이 어쩌면 고양이를 자기 입맛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해지기도 하면서.

어떤 일본인 아저씨의 말이 계속 생각난다.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였지만. 거기에 그 고양이가 있어서

행복했다고.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라던.

반려묘를 떠나보내고 반려묘 얘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암으로 세상을 등졌던 반려묘 이야기에 나도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영물이던 고양이에서 악마의 하수인 고양이.

그리고 이제는 폭넓게 사랑받는 귀염둥이까지.

고양이는 변한 게 없었는데.

고양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냉엄한 잣대가 변했을 뿐이지.

사실 고양이를 잘 돌봐주는 것에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고양이 카페라든지 양카페 이런 게 유행할 때.

한 번 가보긴 하였는데. 썩 그런 곳에서의 생활이 좋을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고.

마음껏 관람되고 접촉하고 그런 성가심이 불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는데.

고양이는 다 떠나서 사람의 품을 그리워 한다는 걸.

따스한 온기를 나눌 사람을 갈구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제부터라도 동네에 지나다니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웃어주자고 그렇게 생각했다.

고양이는 영물이라 내 감정을 잘 읽을 테니까.

어쩌면 내 발치에 다가와서 신발을 긁으며 갸르릉 거릴지도 모른다.

고화질의 고양이 사진과 영상으로 저녁시간 힐링이 되었던 어제 저녁.

이런 고양이 기획 너무 좋다.

그러고 보니 고양이 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책이

이미 2018년 5월에 출간되었었네.

타나토노트 시절부터 관심 갖고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책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있던 시절에 이미 출간 되었구나.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넘쳐나고.

봐야 할 것도 너무 많고.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 간다.

그것을 차근차근 해치워 나가는 게 또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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