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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스노우 사파이어

by 뽀야뽀야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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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의 유명한 OST가 귓가에 맴돈다.

그렇다.

레옹에 나오는 그 식물.

바로 스노우 사파이어이다.

원래 이름은 아글라오네마 다이아몬드 라고 불린다고 한다.

너무 길고 복잡하니까 스노우 사파이어라고 하자.

엄마는 예전부터 이런 잎사귀를 가진 화분을 꼭 키우고 싶었다고. 

게다가 우리는 모르고 들여온 건데.

스노우 사파이어 꽃말이 부와 행운이라고 한다.

엄마는 우와 우리집에 복이 들어오려나 보다!! 라고 기뻐하였다.

수경재배도 가능한 식물이라 인기가 많다고.

우리가 구매 할 때도 사장님이 한 뿌리 정도는 수경재배 해보라고.

너무너무 예쁘다고.

우리 화분에는 총 세 뿌리가 박혀있기는 한데.

겁이나서 수경재배는 시도해보지 못하였다.

남는 꿀통 같은 유리병도 없고 말이지.

 

동생이 영화 레옹을 너무 좋아하는데.

아침 레옹의 반려 식물을 우리도 길러보게 되었다니 

어쩜 이리 신날 수가!!

동생은 레옹의 테마곡을 흥얼거리며 거실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하였다.

그런데. 꽃집 사장님은 

이녀석의 이름을 이렇게 말하지 않았었는데.

정신없을 때 전해 들어서 어떤 이름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렇게 귀에 쏙 박히는 이름이 아니었던 것도 같은데.

명함도 없으시다고 해서 그냥 집에 온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리긴 한다.

예쁜 꽃들이 정말 많았다.

 호주 매화도 있었고.

그건 꽃대가 길게 자라는 형태라서 

우리가 또 의도치 않게 플라워 킬러로 열심히 활동 중이라서.

분명 집에 가져가면 꽃대가 구부러질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여 

구매하지는 않았다.

수선화도 너무 탐스럽고 예뻤다.

특히 노란 수선화가 흰 것 보다 개량되어 더 비싸다고 

그렇게 말씀 해 주셨는데.

그렇게 큰 꽃을 보니 왜 내 손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떠오르는 건지.

그리하여 꽃은 들이지 않고 결국 선택한 것이.

스노우 사파이어였던 것이다.

죽지 않고 잘 자란다고 하였으니. 

분갈이의 고통만 견뎌내면 되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를 스쳐간 꽃들은 분갈이를 견디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화단의 흙으로 돌아갔지만.

이번은 다르다.

물이 잘 빠지게 마사토와 분갈이토를 적절하게 사용했고.

양파망을 이용하여 물빠짐 구멍도 만들고.

애정을 듬뿍 쏟아주었다.

 

이제 시들시들해질 무렵에 영양돌도 올려주면 만사 오케이!

점점 거실이 식물원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베란다로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구조라서.

화분 둘 곳도 마땅치 않으면서.

야금야금 화분을 들이고 있다.

이젠 진짜 둘 곳이 없어서 더 이상 안되는데.

밖에 나가면 예쁜 화분이 너무너무 많이 판다.

봄이니까.

꼭 파는 화분이 아니더라도 예쁜 꽃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이제 길가에 벚꽃까지 피면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동생은 날파리 때문에 걱정을 좀 하긴 하는데.

그래도 

식물이 주는 위로와 관심이 얼마나 인간을 누그러뜨리고

이완되게 하고 산소를 내뿜고 공기정화를 하고.

얼마나 좋은데!!

1인 1식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엄청 잘 키울 자신이 있어야 겠지만...(쭈굴)

스노우 사파이어는 공기정화 식물로도 유명하다고.

전자파도 마구마구 먹어주면 좋겠다 싶다.

내 방에도 들이면 좋은데.

둘 곳이 정말로 없다.

우리집이야말로 정말 신박한 정리가 필요한데 말이다.

저번에 옷정리 하고 상쾌했는데.

이제 봄의 한가운데가 되면 한 번 살림살이 정리좀 해야겠다 싶다.

근데 딱 봐도 버릴 만한 게 도무지 없는데 말이다.

채우기는 쉬운데 버리는 게 쉽지 않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며.

새로운 우리집 구성원이 된 스노우 사파이어를

격하게 환영 하면서 너를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해 본다.

뽀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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