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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아기트림

by 뽀야뽀야 202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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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는 트림 세계에서 아기 트림을 맡고 있다.

평소에 공기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지.

아빠가 트림할때면 정말 저기 어디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같이

굵고 길게 들리곤 했었다.

지금은 그 트림도 그립네.

뽀야가 가끔 소화가 안돼서 갑갑해 하고 있으면 

엄마가 와서 콜라도 맥이고 노루모도 맥이고 해서

기다리고 있으면

갑자기 아저씨 트림이 튀어 나오고

우리는 박수를 치며 이제 좀 개운해 졌다며 

기뻐하곤 했다.

 

소화가 뭐라고 어린시절의 뽀야를 힘들게 했던가.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그것 마저 소화를 못시켜서

매일 중얼대던 말이 배불러~ 배불러~

엄마가 제일 듣기 싫어하던 말이었다.

그리고 고기와 같이 소화가 더딘 음식을 먹으면

아기트림은 어느새 아저씨 트림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입을 더 크게 벌리고 

목구멍을 더 쥐어 짤수록 잘 나오는 아저씨 트림.

그래도 뽀야 삶에서 아저씨트림은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아, 다행이다. 싶은 거다.

 

동생은 뽀야가 매너없게 아무데서나 트림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제발 좀 조신하라며.

그런데 안되는 일은 안되는 거다를 고집하던 뽀야가

어느순간 주변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트림 문제는 고쳐졌다.

이런게 사회화인가?

이제는 입을 가리고 고개를 살짝 돌려서 하는 수준이 됐다.

무슨 어른 앞에서 술 마시는 것도 아니고?

뽀야 살짝 울컥하면서 

트림의 자유를 외치고 싶어졌다.

적어도 집에서는 나에게 마음껏 트림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

내가 트림 유독 가스 배출권 살게!

5000원~ 자 어떠한가?!

그러나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은 아기트림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순수했던 그날의 뽀야는 어디로 가고

이제는 아저씨 트림을 벅벅 하는 어른으로 커버렸는가?!

세상의 틀에 나를 가두면서 그렇게 되었는가?

틀 밖으로 비져나온 나를 칼로 난도질 하면서 그렇게 깎아내듯이

나를 자로 재듯이 틀에 맞췄는가?

아, 마음이 아프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뽀야의 고향이 아닌 것 같다.

뽀야는 어서 짐 챙겨서 저기 시골로 가야 할 것만 같다.

근데 벌레 때문에 실패여.

가리는 것이 너무 많아서 실패! 실패!

실 to the 패~

아. 결국 트림은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걸로.

내 방 문닫고 트림해야 하는 이 문명세계가 싫다.

아래로 나가는 건 이해해주면서 

왜 위로 나가는 건 이해해 주지 않는 거지?

소리의 크기 때문인가?

냄새로 따지면 훨씬 부담이 적은 편인데 어째서...

아기 트림도 생리현상에 포함하는 의식수준을 가져달라!

아까부터 무슨 드러운 소리 하고 있는 거지?!

방귀든 트림이든 상관말고 마음껏 뀌세요.

아무도 뭐라고 안해요.

하지만 지하철에서 방귀 뿍! 트림 꺽!

하는 순간 다들 카메라 올리고 

[오늘 미친x 봤음. 개 더러움.]

이렇게들 올릴 거면서.

언행불일치란 말이지.

트림으로 나오는 가스를 모아서 재활용할 수는 없나?

아직 그런 기술은 없나?

흥칫뿡.

뿡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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