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엄마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주문한 책이었다.
[딸이 먼저 읽고 엄마에게 선물하는 책]
이라는 광고 문구도 와닿았다.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이라는
저번 책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소재는 똑같이 엄마와 딸.
그런데 이론으로 접근한 부분이 이전 독서라면
마음으로 접근한 부분이 이번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책을 막론하고 너무 좋은 책이었다.
엄마와 딸이라는 평생 풀기 어려운 숙제를
풀려고 시도하는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은 분홍분홍한 표지도 그렇고
속지 구성도 보기 편하게 되어있고
지은이가 방송 작가라 그런지 몰라도
읽으면 마음에 쏙쏙 와 닿는 어투와 문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술술 읽히는 데다 가끔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다.
단순히 엄마도 여자랍니다. 하는 게 아니라
일상의 어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엄마를 탐구하는
그런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지은이의 속풀이가 참 공감되었다.
왜 매번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지.
왜 먼저 사과하지 못하는지.
너무 우리 경우랑 비슷한 것 같았다.
그랬기에 공감이 가는 글이 되었을 거고
그래서 책으로 만들어 졌겠지......
이 책을 헌정받은 이 여사님은 참 좋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한 집안에 할머니-엄마-나
이렇게 이어지는 3대 여성 모임(!)이 부러웠다.
뽀야도 언젠가 엄마에게 뽀야의 속마음을
속편하게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사실 그 속마음이 뭔 마음이었는지 하도 많아서
콕 찝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왜 그런거 있잖아.
그냥, 답답하고 날 좀 알아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
때로는 고생만 하고 사신 그 몸 이제 편히 두었으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으면 하는 마음.
사실 마음이라는 부분을 지적이라고 바꾸면
엄마한테 날아가 상처입히는 화살이 되고 만다.
말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
잘 몰랐다.
나의 대화 상대는 항상 엄마가 먼저였고
아무 맥락도 없고 두서없는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상대도 엄마였다.
평가하지 않고, 따지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는 그런 엄마였다.
그런 나는 얼마나 엄마 이야기를 들어줬는지.
생각해보면 별로 없다.
내 얘기만 주절주절 늘어놓을 뿐이지.
필요없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듯이
나는 내 쓸모없어진 감정들을 엄마한테 버렸다.
비워내지도 못할 정도로 버거운 그 감정 쓰레기통 노릇을
몇 년 더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버티셨을까.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는 건
나 밖에 없는 거잖아.
엄마는 희미하게 느끼더라도 확실하게 알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로 꺼내버리면
너무나 하찮고 빛바랜 맹세, 약속이 되어버리는 게 싫어서
꼭꼭 마음 속에 숨겨두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줘 봐봐.]
내가 가끔 감성적이 되어서 이 얘기 저 얘기 할 때면
엄마는 꼭 그렇게 말씀하셨다.
몇 번이고 같은 말 하게 만들지 말자.
또 같은 말 엄마한테 쏟아붓지 말자.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3일에 한 번씩 고쳐 나가면 되지.
그런 의지가 중요하지.
내가 잘하는 거.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모습.
꼭 보여드려야지.
다짐 또 다짐.
'독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죽을 것인가 (0) | 2020.10.05 |
---|---|
이외수 선생님 책 (0) | 2020.10.03 |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 (0) | 2020.09.27 |
드라이빙 미스노마 (0) | 2020.09.26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0) | 2020.0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