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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드라이빙 미스노마

by 뽀야뽀야 202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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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핑(책 속에서 언급된 또 다른 책 찾기)을 통해 알게 된 

드라이빙 미스 노마.

노마 할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는지.

처음엔 그저 아흔 살 할머니의 캠핑카 여행이라 신기하군.

이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 걸. 

이 책은 쉽게 읽혀내려가면서도 때로는 진지하게

또 한편으로는 재미있게 여행을 그려내고 있다.

몸이 성치 않은 노마 할머니를 어떻게 팀과 라미가 돌봤는지.

어떻게 인생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지는 노마 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셨다.

말 수가 적고 표현이 간결하신 할머니여도 

저마다 느끼는 바는 다 가슴에 간직하고 있고 

절대 세상을 그냥저냥 살아 오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께서 써 내려가는 놀라운 역사는 아흔 한 번 째 생일 파티에서 

정점을 맞이한다.

병마와 홀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보다는

서로 의지 하면서 이겨내는 편이 더 재미있게 삶을 사는 것이라는 걸

할머니는 어떻게 아셨을까...?

뽀야도 아빠를 떠나보내고 마음이 허전했는데

그럴 때 이 책을 만나서 인지 몰라도 

할머니의 얘기가 남의 얘기 같지만은 않았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아흔살 나이대의 할머니가 캠핑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한다.

그것도 암에 걸린 채로.

요양을 택하기 보다는 삶을 택한 이 경이로운 이야기.

매일 밤 저녁을 두근두근 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노마 할머니의 삶 속을 들여다 보는 재미.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1년 간의 이야기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과 같은 노마 할머니의 결단.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할머니의 용기가 정말 너무나 멋지고 대단했다.

또한 할머니의 여행을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 그리고 희생은

정말 값진 것들이었다.

 

어쩌면 인생을 살러 내려와서 다시 인생을 떠나는 그 날까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은 참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후회 없이 재미있고 신나게 웃을 수는 없을까.

그저 웃어버리면 다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너무 어린애 같고 순수하고 바보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조합이 잘 맞았다고나 할까.

노마 할머니의 아들인 팀과 그의 부인 라미.

그리고 그들의 영원한 친구 링고(애견)까지.

모두의 합이 잘 맞았기에 이 힘든 결정을 유연하게 진행하고

또 멋진 마무리가 된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자식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며칠동안 사경을 헤매시다가

영면에 드셨을 때 노마 할머니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병원에서 맞이하는 그저 그런 나날들을 빌려다가

온갖 장식으로 꾸며진 행복한 나날들로 되바꿔 살아보니

별 거 아닌 일도 정말 재밌었을 것 같다.

 

공짜를 좋아하시던 노마 할머니의 입버릇은

"나를 데리고 와서 너무 좋지? 안 그러냐?"

였는데 역설적으로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순수해 보여서 

왠지 가슴이 찡해 졌다.

책을 닫는 문구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계획없이 찾아온다는 얘기였다.

노마 할머니의 여행을 글로나마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전혀 계획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런 행운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에게 찾아온 것도 

정말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떠난다는 것이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 고통만 있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돌아보면 다 미화 되고 행복해 보여서 

자칫 본질을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모든 생명은 가치롭고 그에 맞는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살아가면서 좀 더 즐겁게 살아나가는 방향으로 

내 삶을 쥐고 흔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 인생 이야기의 지은이는 나니까.

갑자기 머릿속에서 아이유가 I'm in my dream~~~하고 

고음을 질러대는 모습이 딱 떠오른다.

꼭 굳이 시간내서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나의 삶이라는 대 서사시에 참여하고 살아가는 

우리 각각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여행길에서 

표류하지 않고 방향키를 잘 잡아서

무성한 암초와 폭풍우로 점철된 힘든 인생을

요리조리 잘 피해나가며 살아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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