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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엄마도 엄마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by 뽀야뽀야 202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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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엄마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주문한 책이었다.

[딸이 먼저 읽고 엄마에게 선물하는 책] 

이라는 광고 문구도 와닿았다.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이라는 

저번 책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소재는 똑같이 엄마와 딸.

그런데 이론으로 접근한 부분이 이전 독서라면

마음으로 접근한 부분이 이번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책을 막론하고 너무 좋은 책이었다.

엄마와 딸이라는 평생 풀기 어려운 숙제를 

풀려고 시도하는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은 분홍분홍한 표지도 그렇고 

속지 구성도 보기 편하게 되어있고 

지은이가 방송 작가라 그런지 몰라도 

읽으면 마음에 쏙쏙 와 닿는 어투와 문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술술 읽히는 데다 가끔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다.

단순히 엄마도 여자랍니다. 하는 게 아니라

일상의 어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엄마를 탐구하는 

그런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지은이의 속풀이가 참 공감되었다.

왜 매번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지.

왜 먼저 사과하지 못하는지.

너무 우리 경우랑 비슷한 것 같았다.

그랬기에 공감이 가는 글이 되었을 거고 

그래서 책으로 만들어 졌겠지......

 

이 책을 헌정받은 이 여사님은 참 좋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한 집안에 할머니-엄마-나

이렇게 이어지는 3대 여성 모임(!)이 부러웠다.

뽀야도 언젠가 엄마에게 뽀야의 속마음을

속편하게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사실 그 속마음이 뭔 마음이었는지 하도 많아서 

콕 찝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왜 그런거 있잖아.

그냥, 답답하고 날 좀 알아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

때로는 고생만 하고 사신 그 몸 이제 편히 두었으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셨으면 하는 마음.

사실 마음이라는 부분을 지적이라고 바꾸면

엄마한테 날아가 상처입히는 화살이 되고 만다.

 

말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

잘 몰랐다.

나의 대화 상대는 항상 엄마가 먼저였고 

아무 맥락도 없고 두서없는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상대도 엄마였다.

평가하지 않고, 따지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는 그런 엄마였다.

그런 나는 얼마나 엄마 이야기를 들어줬는지.

생각해보면 별로 없다.

내 얘기만 주절주절 늘어놓을 뿐이지.

필요없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듯이 

나는 내 쓸모없어진 감정들을 엄마한테 버렸다.

비워내지도 못할 정도로 버거운 그 감정 쓰레기통 노릇을

몇 년 더 해야 할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버티셨을까.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는 건 

나 밖에 없는 거잖아.

엄마는 희미하게 느끼더라도 확실하게 알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로 꺼내버리면 

너무나 하찮고 빛바랜 맹세, 약속이 되어버리는 게 싫어서 

꼭꼭 마음 속에 숨겨두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줘 봐봐.]

내가 가끔 감성적이 되어서 이 얘기 저 얘기 할 때면

엄마는 꼭 그렇게 말씀하셨다.

몇 번이고 같은 말 하게 만들지 말자.

또 같은 말 엄마한테 쏟아붓지 말자.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3일에 한 번씩 고쳐 나가면 되지.

그런 의지가 중요하지.

내가 잘하는 거.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모습.

꼭 보여드려야지.

다짐 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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