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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불러주오.
저 귀퉁이에서 울고 앉은 가여운 내 모습을 떠올리며
나를 깨워 주오.
저만치 뒤에서 느릿느릿 걸어오는 비루한 내 몸뚱이
나를 안아 주오.
저기 지나가버린 사람 앞에 울고 있는 쓸쓸한 내 마음을
나를 밀어 주오.
저렇게 힘없이 앉아 꽃잎 떼며 세월 운운하는 내 어깨를
나를 잊어 주오.
저런 사람 다시 없다며 혀 끌끌차며 뒤로했던 내 뒷모습
오오. 나를 불러주오.
당신의 입술 끝에 소생하는 내 목숨을 기억해 주오.
잊으란 말조차 잊고 생명의 손길로 나를 인도해 주오.
오오. 나를 불러주오.
불러주오,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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