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마상이라는 말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마음의 상처를 줄인 말인데.
아니 줄일 것도 참 많다.
저렇게 짧은 말까지 줄여대는 요즘 세상이란......
그래서 몇 개 더 찾아보았다.
트위터 검색을 통해 알아본 신조어는,
1.핑프
2.Latte is horse
3.지인지조
4.구취
5.좋못사
6.아바라
7.제당슈만
8.불소
9.싫테
까지.
와 하나도 모르겠다.
핑프는 커뮤니티에서 자주 본 거라서
그 핑프가 맞다면...! 핑거 프린세스의 줄임말로.
검색 하면 될 것을 구태여 질문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니 손가락은 공주냐? 라며 비웃는 말이라 한다.
실제로 한 게시판에 뻔한 질문을 올리면
핑프왔다. 핑프 자제좀. 등등으로 답변이 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Latte is horse는 말그대로 라떼는 말이야인데.
약간 나이드신 분들이 자신의 시절을 추억하며
다른 사람에게 꼰대짓을 할 때를 비꼬는 말투이다.
원래는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건데 요즘 누구나가 좋아하는
커피의 일종 라떼를 도입해버렸네.
지인지조는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보니, 지 인생 지 조때로 사는 것이란다.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이건 말들이 먼 훗날 사전에 오를까 무섭구나.
구취는 뭘까. 일단 입냄새라는 느낌이 먼저 드는 나는
신조어 세계의 파릇파릇 신입생이다.
구차하게 왜 이래 취했냐?의 줄임말이라 한다.
혹시 밤에 자니...? 라고 카톡보내는 그런 류의 인간들을 칭하는 걸까.
좋못사는 좋아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거야 란다.
와~ 연애에 대해서도 이런 줄임말이 있구나.
근데 아직 까지 크게 마음에 와닿는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1단계가 좋아함 이고 2단계가 사랑 아닌가?!
1단계를 통과 못했는데 바로 2단계로 간다고?!
요즘 사람들의 직진 사랑법이구나 싶다.
아바라.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까먹었다.
아니 바보야 라면 먹으러 오라고 00 란다.
00은 비속어라 00으로 가리었다.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비속어 중의 하나로 신체 부위가 들어가는 말이다.
어느 순간 라면 먹고갈래? 가 이상한 뉘앙스를 가지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의 대사인데.
이건 3단계 라면쯤 되려나.....
제당슈만. 이것도 들어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제발 그만해 당연히 붕어빵은 슈크림이지 만원이나 빌려줘 란다
이건 줄일만큼 길다. 그런데 붕어빵은 슈크림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붕어빵은 팥이 최고 아닌가?!
팥 별로 안 즐기는 뽀야도 붕어빵은 팥이라고 생각하는데.
붕어빵에 슈크림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신조어 같다.
불소 이건 치아 건강에 좋은 성분 아닌가? 싶었는데~
불길한 소리의 줄임말이었다. 하긴 금기어의 일종 같다.
불길하다 라는 말 자체를 꺼려서 줄여 말함으로써
불길함을 좀 줄여보려는 그런 자세 같이 느껴진다.
싫테. 이건 많이 봐서 알고 있다. 싫어요 테스형.
하도 테스형 밈이 난리 법석을 치니까 거기에 반기를 든
사람들의 주된 대사이다.
난 테스형 너무 좋던데......
트로트가 갑자기 붐이 일어나고 그런 현상이
10대나 20대들한테는 별로 반갑지 않은 그런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실제로 M사에서 가요대제전 마지막 무대를
가수 송가인과 헨리에게 맡겼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어르신들은 어머나 송가인! 하면서 좋아했는 반면
10대와 20대 중 일부는 채널 돌려야겠다고.
자신들이 즐기는 아이돌 가요에
트로트를 넣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신조어를 살펴보면서 참, 세상에는 배울 것이 아직도 많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세대차이가 점점 벌어지겠구나 싶기도 했고.
그 가장 큰 예로 요즘 나오는 아이돌들을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방탄소년단 멤버 외우는 것도 힘들었는데.
요즘엔 10명 넘게도 멤버가 있고 그러더라.
컨셉도 무식자가 보기엔 다 거기서 거기 같아서.
요새는 가수를 풍선색깔로 구분하지 않나봉가.
사실 블랙핑크 멤버 이름도 다 못외웠다.
이쯤되면 그냥 뽀야 머리 용량이 너무 적은거겠지.
그나저나 어쩌나. 머리는 메모리 내장형이라
외장 메모리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
집 안에 젊은피가 없다보니. 또 내 자신이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다보니.
자연스레 뒤로 밀려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 저녁에도 6시 내고향이 더 편해지는 순간이 와버렸다.
그 중에서도 덕순이 아저씨가 배타는 거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오만보기 아저씨가 오늘은 오만보를 찍느냐 마느냐 궁금해 하기도 하고.
동네 노포를 작은 기타 들고 도는 라마씨도 궁금하고.
아픈 어르신들 치료해 주시는 내고향 닥터도 멋지고.
청년회장 손헌수가 이끄는 프로그램도 진짜 재미터진다.
뭐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다 재미있다.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이렇게 취향이 점차 고소한 쪽에서부터 구수한 쪽으로 이동해 간다.
그런 내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파릇파릇한 새싹들과 소통이 하고 싶다.
그래서 덕질을 놓을 수가 없는 것.
그나마 이거라도 있으니 신조어의 한 귀퉁이라도 알 수 있는 거지.(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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