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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13

by 뽀야뽀야 202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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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은 회색 남길이다.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작은 흰 소파에 앉아있는 모습.

앞주머니에 큰 손을 구겨넣었다.

한쪽 발만 아빠다리를 한 특이한 자세.

그리고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있다.

이것이 왼쪽 사진이라면

오른쪽 사진은 같은 의상인데 창가에 두팔 기대어 서있다.

남길은 진지하게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사진이 흐려서 창문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커튼 같은 게 있기에 창문인 듯한데.

 

동생의 끈질긴 권유로 치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50m에 3500원이다.

끈형식이라 부담없을 것 같아서 이걸로 골랐다.

뭐냐면 0랄비에서 나온 Essential floss이다.

아무리 이를 깨끗이 닦아도 치실을 쓰면 이물질이 꼭 나오곤 한단다.

칫솔질이라는 게 얼마나 대충인지 짐작이 간다.

배우들은 흔히 치실 쓸 것도 같은데.

물론 일터에서 말고 집에서 말이다.

깔끔을 떤다 라고들 하는데.

뽀야는 전혀 깔끔과는 거리가 멀어서.

단정 하지도 않고 차분 하지도 않다.

그래도 이만치 살아오면서 나쁜 소리 안듣고 지내 온 것은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너무 바쁘게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떠올렸을 때.

[아, 그 더러운 여자애]

라기보다는 

[아, 그 엄청 바쁘게 뛰어다니는 걔]

였을 것이다.

실제로 대학 시절에는 

단과대학 건물을 하루에도 두세번 오갈 정도로 

극악의 시간표를 자랑했었지.

학점을 꽉꽉 채우고 싶어서.

무리해서 수업을 짰다.

간혹가다가 과의 안면트고 지내는 엉아들이

오토바이를 태워주기도 했고.

그보다는 뛰는 일이 더 많았지만.

동아리 활동에 열심이던 1, 2학년때는 그래도 나았다.

3, 4학년 때는 조금 외로웠던 학창시절이었다.

같이 밥먹을 사람이 없어서 학식가서 혼자 앉아있다가

종교동아리 권유라는 이름의 습격을 받기도 하고.

근데 시간표에 쫒겨 사느라 외로운 줄도 모르고 

바쁘게 지냈었다.

공강이 없어서 수업 시간 전에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빵 우걱거리며 필기하고. 맨 앞자리 앉기위해 사투하고.

수업 내내 뚫어질 듯한 기세로 교수님 정조준하여 쳐다보고.

질문하고 대답하고. 

그러다보면 짝꿍이 없다는 게 떠오르지도 않았다.

같은 과 아이들하고는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오히려 타과 아이들과 친했지.

복수전공으로 우리 과를 찾은 다른 어문학과 학생과 

자주 어울려서 놀곤 했다.

그 아이는 러시아어를 전공했는데

덕분에 러시아어도 조금 배우고, 좋았다.

간단한 단어나 문장들 뿐이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일어와 러시아어 호환이 젊을 때는 비교적 잘 되었는데 지금은......

동아리 엉아도 우리 과를 복수전공 하고 있었는데

그 엉아하고도 자주 어울렸다.

엉아는 애니로 일본어를 어느정도 익혀서 

매 수업을 건성건성 듣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전공 수업이라는 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

지금은 교육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다.

 

확실히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하는 게 인생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

그렇게 따져보면 최근 몇 년은 상당히 폐쇄적 시기를 보낸 게 아닐까.

집구석에서 공부.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일단 코로나 때문이기도 했고 애초에 나가려는 의지가 많이 부족하다.

집에서 모든 게 다 해결되고.

직강파도 아니라 인강파라서 더 그랬는지도.

 

어제부로 날이 좀 따스워졌다.

이제야 좀 움직거릴 수 있겠네.

그래봤자 저녁 시간에는 영어 라디오 때문에

자체 외출 금지가 되지만 말이다.

엄마랑 장보러 가는 일이 하루의 큰 재미인데.

그걸 잃은 지 꽤 됐다.

 

일상은 잘도 굴러가는데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쓸데없는 행동은 다 빼고 최대한 담백하게 

하루일과를 짜보자.

요즘의 행동반경은 이러하다.

1.아침 식사 후 블로깅

2.교육학 유튜브 시청

3.영상편집 유튜브 공부

4.점심 심사 후 운동 

5.공무원 공부

6.전공 공부

7.저녁 식사 후 영어라디오

8.영어라디오 블로깅

9.습작 

쓰고 보니 길어졌는데. 사실 경계없이 훅 지나간다.

특히 1번이 가장 신경써서 하는 일이다.

아침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로 이 시간대에 공부를 해야 맞는 거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니까.

언제나처럼 하던 오전 공부는 교육학만 남겨두고 

뒤로 미뤄버렸다.

 

12월 3일부터 시작한 습작활동이 거의 마무리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야기는 산으로 갔다가 바다로 갔다가 정신이 없지만

잘 정리해서.... 중요한 건 프린트를 해서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어째서?!

슬픈 사실은 이 습작이 끝나면 다음 습작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

시간적 여유가 많이 없다는 것.

배우들도 작품을 겹쳐서 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딱 그 모양새다.

그래도 다행히 1월 후반부에 끝나진 않을 듯하여 안심.

 

2번째 습작은 단막극을 써보는 것인데 처음이라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그냥 부딪쳐 보는 거지 뭐.

그러고 보니 벌써 주중이고 수요일이네.

런 온 하는 날이다!!! 무척 좋음. 요즘의 활력소이다.

 

재미있는 영상 하나가 일상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준다.

그런 의미에서 영상을 만들어내고 협력하고 돕고 하는 모든 분들이 

참 대단하다 싶다.

영상 편집을 유튜브로 배우고 있는데 처음엔 뭔소린가 싶었는데.

한바퀴 돌리고 나니 초큼 알아 듣겠다 싶다.

어제 하루를 통으로 투자해서 얻어낸 결론이 [초큼]이다.

 

남길은 야동보다는 야애니가 낫다고 했었지.

문득 왜 이생각이 떠오른지는 모르겠지만.

실물이냐 미화냐 그 기준에서 남길은 후자를 선택했구나.

왠지 집에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 같은 거 있을 거 같다.

 

뽀야가 운영하는 유튜브 관련하여

영상은 다 찍었는데 편집이 문제다.

일요일이 마감기한이라고 정해두었는데.

다음주 일요일이 될 지도 모르겠다.(후덜덜)

그래도 기왕 만든 콘텐츠. 

더 예쁘게 꾸미고 싶다.

 

어떤 일을 반복하게 되면 자동화가 되는데.

자동화가 되면 일이 빨라지게 되고.

부담이 줄고 재미가 차지하는 공간이 커진다.

역시 매사에 반복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남길 사진도 반복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

봤던거라고 안보고 그러지 말기.

이제 사진집 다 보고 나면 또 얼굴 더 볼 수 있게 

뭐라도 촬영 더 해서 결과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잡지 인터뷰나 사진 그득한 사진집 같은 거 

왜 좋은 거 많잖아.

 

그래도 이번 시즌 그리팅에 사진첩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바닷길 선발대도 끝나서 헛헛했는데.

눈에 남길 바르는 걸 멈추고 싶지 않다.

애정 듬뿍 담아서 바라보고 싶다.

남:남이 뭐래도

길:길이 길이 당신만을.

갑자기 2행시가 하고 싶어졌다.

오늘의 마무리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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