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반죽의 수난기.
이상하게도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내게 주먹을 휘둘러댄다.
쿵쿵쿵. 으악! 아프다고~
비닐 터진다고~
외치지만 이집 딸내미와 아들내미는
반죽을 짓이기느라 정신이 없다.
엄마가 칼국수에 도전을 선언했다.
그리하여 로컬 푸드 직매장에 가서 바지락도 사오고.
찰밀가루도 사고. 그렇게 준비가 진행되었다.
어제는 반죽을 미리 해두어 숙성시켰는데.
앞서 말한대로 반죽을 쥐어 터뜨리려는 우리 남매 덕분에.
결국 봉지가 터져서 이중으로 숙성시키게 되었다.
반죽을 지나칠 때마다 한 대씩 치고 싶은 욕구는
왜 샘솟는 것일까나...?
어제 유튜브 편집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일이 귀찮을 때.
하기까지는 엄청 오래 걸리지만.
막상 하기 시작하면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시험 공부도 그러하다.
참 시작하기가 힘든데, 일단 시작하고 나면
술술이다.
물꼬를 트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세상 귀찮던 일도 일단 자리에 앉아 시작하기만 하면.
술술술 진행된다는 것.
2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길어봤자 20분짜리 영상 하나 편집하는데.
이리 저리 회피하며 딴짓을 해봐도.
뒤만 켕기고 걱정거리가 늘어갈 뿐.
그냥 부딪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지난 일기장을 뒤져보니,
오늘 하기 귀찮은 것은 내일도 하기 싫다.
아, 유튜브 편집
미추어 버리겠네. 라고 적혀있었다.
진짜 하기 싫었었나 보다.
그래도 어제 오후는 편집을 무사히 끝내고
마음 편하게 TV를 보고 영어라디오를 듣고
할 수 있었다.
순간일기라는 앱이 있다.
짤막하게 일기를 남길 수 있는 앱이라.
핸드폰이 몇 번이고 바뀌었는데도
이 앱만큼은 유지하게 된다.
워낙 기록하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렇다.
이 것 말고도 데이마인도 있기는 한데.
운동할 때는 자주 썼었는데.
아무래도 순간일기가 더 편해서.
우선순위에서 사알짝 밀려났다.
날이 많이 따스해졌는데도.
내 손은 얼음장이다.
뭔가 집중할 때 혈액순환이 잘 안되나 보다.
꼭 글쓰고 있을 때 손이 차가워져서.
장갑을 끼고 타이핑을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전기장판을 꺼두고 자서 몸이 냉해졌나 보다.
이걸 타파하고자 지압방울을 산 건데.
방울을 꼭 쥐고 나면 손이 얼얼.
이렇게 수동으로 순환을 시켜주어야 한다니.
너무 잔혹하지 않은가.
요즘 같은 세상에 말이다.
오늘 점심 칼국수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처음 해보는 식단.
깊은 바지락 국물의 맛.
빨리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재방송에
눈이 팔려서.
공부하는 학생처럼 집중하며
TV를 바라보는 중.
아이들 자라나는 게 뭐가 재미있다고.
그렇게 말하지만.
공부해야 할 때 저게 TV에서 하고 있으면
방으로 되돌아 가는 발걸음이 참 무거워진다.
사실 시험공부 할 때는 뉴스조차 재밌으니까 뭐.
칼국수가 완성되면 사진을 찍어 올려야지!
하고 호기롭게 준비하는 중이다.
일요일 아침도 순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