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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엄마손칼국수

by 뽀야뽀야 202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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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수제비만 먹으니까. 새로운 도전으로 칼국수.

이 말을 꺼낸 게 가면 갈수록 죄스러워 지는 순간이 온다.

반죽은 어제 숙성해놓은 그 반죽.

우리가 지나다니며 하도 후드려 패서 납작해진 그 반죽이다.

바지락 빛깔이 오묘하다.

되게 큰 편인데 살만 골라내니까 별로 얼마 안되더라.

면을 뽑아내는 게 관건이었는데.

밀대가 마땅한 것이 없어서 키친타올 심으로 하는데.

힘을 잘 받지 못해서 엄청 열심히 밀어야 하는 수준.

엄마는 헤비메탈자라도 된 듯이 몸을 거칠게 흔들며

면 작업을 하고.......

반죽 덩어리 떼어내어 동글게 굴려주고.

피자 반죽처럼 넓게 펴준다.

달라붙지 않게 밀가루를 살살 펴발라주고.

가로로 접어서 칼로 썰어준다.

그러고 훌훌 펼쳐주면 완성.

밀가루를 또 뿌려준다.

그런데 이 밀가루를 뿌리는 작업을 하도 많이 해서.

면은 붙지 않았는데 국물이 탁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칼국수 하면 후루룩 먹는 국물이 제맛인데.

국물이 다 떡이 져버렸으요.......(그래도 맛있었음)

 

하지만 다시 만들라고 하면 절대 하지 않을

그런 마지막 손칼국수였다.

앞으로 손칼국수집을 지날 때면 경의를 표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

부엌이 밀가루 천지라 치우는 일도 참 번거로웠고.

그냥 면을 사다가 국물만 내서 하는 방식이 어땠을까?

무모한 도전이었다.(힝)

물론 나는 지켜보고 수발들고 주방보조였는데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엄마는 삭신이 다 쑤셨을 듯.

 

일요일이라 마침 TV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2021)가 나오는데.

아나운서 도경완이 프리랜서 선언을 하였기 때문에.

나레이션이 더이상 그가 아니게 되었다.

새로온 후임은 가수 하하였다.

예능 전문가기는 하지만 육아예능은 처음이라 

어색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잘 녹아들더라.

목소리도 좋고.

우리는 하영이 보는 맛에 슈돌을 본다.

특히 엄마가 하영이의 찐팬이다.

말을 너무 잘해.

그리고 그 나이대면은 발음도 부정확하고.

하고싶은 말이 잘 파악이 안되곤 하는데.

하영이는 다르다.

도씨 집안의 아나운서 피를 이어받아 그런지 몰라도.

언어쪽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오빠인 연우도 참 말을 아름답게 하던데.

보는 재미가 있는 귀요미 남매이다.

그리고 심드렁하지만 딸바보인 도경완의

소중이 희생(?)도 재밌게 봤다.

아빠와 병원놀이를 하다가 아빠가 반응이 없자.

아빠 몸위로 기어올라가서 깨운다는 게 그만.

소중이를 깨워버렸네! 그것도 거친 방식으로~

그 부분에서 엄청 웃겼다.

나의 웃음 포인트란 참 천박한 듯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릴 적에는 천재과였다.

간판 보고 말하기 놀이에 심취했었는데.

어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말했다고.

그리고 몇 살이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아주 어릴 때 친척끼리 놀러 간 숙소의

작은 오락공간에서의 만남 1절 완창.

본인은 기억도 안나는데

다들 모이면 저 얘기는 꼭 한번씩 나왔었던.

그런데 왜 이렇게 자랐을까?(멍멍)

아... 그래서 언어에 사로잡혀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 건가......

 

어제 유튜브 조회수가 1이 나와서 너무 기뻤던.

꿈이 참으로 소박한 뽀야였다.

그래도 조회수 없음은 너무 슬프다.

그렇다고 내가 가서 누를 수도 없어서 더욱이.

다들 나의 콘텐츠를 안봐서 그렇지.

1번이라도 본다면 분명 또 찾아 올거야.

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뿜뿜.

어제는 집사부일체도 재미없고 하여

1박 2일을 보았는데. 의외로 진지하고 인간냄새 나고 

괜찮더라.

그리고 멤버들에게 계속 환호하고 맞춰주는

베우 연정훈이 되게 멋져 보였다.

카메라가 비추지 않더라도 계속 호응하고 있더라.

다른 멤버들은 그냥 서있는데 말이지.

어쩌면 모처럼 찾아온 외박이라는 기회를

진심으로 즐겼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부남이니까.......!

근데 앨범을 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목소리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의외였다.

라이브도 잘 하더라.

그런데 라방이라는 게.

라디오 방송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라이브 방송을 

줄여 말하는 건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도 요즘 세대는 아닌가보다.(털썩)

 

맛있었던 마지막 엄마표 손칼국수는

다시 맛볼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하기에.

더 소중했다.

면 한올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던 그날의 칼국수.

잊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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