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불이라고는 해도 고기를 불고기가 아니고 제육고기를 썼으니
사실은 콩나물 제육볶음에 가깝다고 하겠다.
양념은 엄마의 대중 없는 계량으로 완성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얘기가 하나 있다.
나는 제육만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것이다.
이 맛있는 걸 앞에두고 꼬록꼬록 배가 아픈 이유가 뭘까.
양념이 너무 자극적이라 그런가...?!
하여튼 만들어 놓고 몇 술 뜨지도 못하고 동생이 다 먹어버린
비운의 콩나물 제육볶음.
냄새를 찍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고기를 재워둔 양념이 너무 고소하고 맛있어서.
근처를 계속 왔다갔다 했던 지난 날.
갑자기 배탈 얘기 하니까 나의 설사쿠키(!)가 떠오른다.
대학시절 동아리방에 쿠키를 가져간 날이 있었다.
레시피를 보고 직접 프라이팬으로 만든 쿠키였는데.
겉모습은 그럴싸 해 보여서 인기가 많았지.
그런데 하나 둘 먹고 있는데 신호가 온다고 하데.
무른 쿠키는 물론이고 딱딱하기가 돌같은 돌쿠키까지.
여러분들의 힘빠진 괄약근을 맘껏 조종했던.
그런...... 훗날에 설사쿠키라고 불리게 된 사건이다.
근데 나는 안 먹었어서 살아남았지.(후후)
음식을 만들어서 베푸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만들어서 내가 먹는 건 조금은 서글프다.
라볶이를 만들 때가 주로 그러한데.
이제는 면식도 끊었으니. 다시 불 앞에 설 일은 별로 없을 듯하네.
어제 책을 하나 주문했다.
[돈의 속성]이라는 금융 일반 도서인데.
리뷰가 많고 미리보기가 잘 되어있어서 냉큼 주문했다.
원래는 경영학에 대한 책을 사려 하였으나.
동생의 조언으로 인해 방향을 바꾸었다.
내가 금융지식이 너무 없다보니 답답해 보였나 보다.
하긴 맛을 아는 놈이 씹을 줄도 안다고.
그간 돈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것 같고.
고찰도 별로 해보지 못한 것 같다.
쓰기에 바빠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아직은 [디어 에드워드]를 완독하지 못한 상태인데.
어째서 또 책을 주문하냐? 하겠는데.
좋은 건 땡겨서 준비해 놓아야 하는 법이라고.
사실은 지금 에코백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기도 해서.
포인트가 모자라 에코백을 얻지는 못했지만.
왠지 빨리 사고 싶었다.
나도 사는 즐거움에 푹 빠진 그저 소비충일 뿐일까...?!
그리고 몰랐는데 [디어 에드워드]가 재생지를 사용한 도서인 것 같다.
왠지 침침하게 보인다 싶었는데 종이 재질이 원래 그런 거였다.
나에게는 충분하게 시간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최근 3일 정도 취침시간을 10시로 연장했다.
처음엔 아주 어려웠다.
계속 눈이 갈 곳을 잃고 집중도 안되고 빨리 눕고 싶고 그랬었는데.
독서와 소설쓰기로 마음을 잡고 나니 버텨지더라.
확실히 뭔가 할 일을 만들면 버티기가 수월해 진다.
그냥 멀뚱멀뚱 시곗바늘만 쳐다본다 해서.
그게 잘 버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더 다채롭게 이용할 줄 아는 사람.
내 시간을 더 넓히고 확장할 줄 아는 사람.
그게 지금 바라는 목표이다.
이 많은 시간의 반 넘게 자는 데 쏟아붓는다니,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잠이 워낙 많은 체질이라 며칠이나 갈까 싶기도 한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책과 함께라면, 버틸 수 있어.
낮에 한 줄 넘어가기도 힘든 전공서적에 비하면.
한글로 쓰여져 있고 술술 읽히잖아.
게다가 흥미로운 소재의 소설이라서.
끔찍한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소년 이야기거든.
아직은 초입 부분이지만 이야기가 흥미롭고
전개방식이 글쓰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지. 그런 방식을 적용해보고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왜 멀쩡한 음식이 나에게는 가혹할까?
동생도 위장 멀쩡하다 하고.
엄마는 조금 가스가 찬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괜찮고.
고기 소화 능력이 떨어지나? 위장 능력이 많이 상했나?
다른 고기는 또 잘 먹으면서.
제육만 소화를 못 시키는 이 상황은 뭘까?!
신개념! 온몸으로 하는 반찬투정~인가?!
오늘 점심으로는 서브웨이를 재도전 할 거라서.
저번에 칠리소스가 너무 매콤했어서 이번에는 달달한 걸로 가보려고 한다.
그런데 모든게 자율이라 주문법이 너무 번잡한 것 같다.
이런 거 동생이 잘하니까 믿고 맡겨야지.
그리고 이번에는 30cm가 아닌 15cm로 해야지.
너무 많아서 다 못먹고 다음날로 넘기곤 했으니까.
그냥 정량으로 먹기 위해서 말이다.
모처럼 채소 마음껏 먹겠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