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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하늘걷기

by 뽀야뽀야 202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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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날이 무척 좋았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하늘도 파랗고.

푸른하늘 아래 걷기운동을 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야 할 텐데.....

몸상태는 별로였다.

평소에는 내가 앞장서서 얘기하면서 파워워킹 하곤 했는데.

어제는 엄마가 더 말을 많이 걸어 주고.

나는 침묵을 지켰다.

왜 그랬을까.

그냥 몸이 무거웠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서 꾸역꾸역 걸었다.

어쩌면 모자때문에 실랑이를 벌여서 그런가?

엄마는 특이하다.

내가 밖에 추울 거라고 모자를 챙겨 가자고 말해도 듣지 않았다.

그렇게 맨머리로 덜렁덜렁 나와가지고는.

옆에서 나는 계속 신경이 쓰여서,

엄마 머리 춥지 않냐고 계속 물었고.

결국 엄마는 내 모자를 가져가서 본인이 쓰고는 걷기 시작.

한참 있다가 덥다며 다시 나에게 돌려놓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몸도 안좋은데 엄마까지 변덕을 부리니까.

목구멍 바로 앞까지 나왔던 말을 꾹꾹 삼켰다.

역시 운동은 혼자하는 게 제일 나아.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그래도 엄마도 운동 같이 하면 건강해 지고 좋으니까.

또 생각해보면 엄마는 평소에 나보다 더 운동 많이 해서.

만 보쯤은 우습게 걸어버리니까.

찐으로 운동이 필요한 건 나일 것인데.

 

운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 노닥거리다가.

영어 라디오 듣기 전에 뜨끈한 전기장판 켜고 이불덮고 앉아서

TV를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6시 내고향이 시작한다.

수요일엔 수산물 코너를 하고 있었다.

리포터가 기성 앤더슨이라는 분인데.

어민들이 부르기 쉽게 하려고 

덕순이 라는 애칭을 새긴 옷을 입고 나온다.

요번 주제는 봄의 전령사 도다리. 그리고 도다리 쑥국이었다.

또 재밌는 소재를 알려주셨다.

바로 눈쏠림에 따른 어종 구별법이다.

좌광우도를 기억하면 된다고.

뭐라고?좌광우도!

왼쪽으로 눈이 쏠리면 광어.

오른쪽으로 눈이 쏠리면 도다리.

라는 그런 줄임말이다.

 

매일 저녁 웃음과 정보를 주는 6시 내고향~

너무 푸근하고 좋다.

또 1차 생산자분들을 직접 만나 뵙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이라.

보면서 와 리포터 분들 고생 진짜 많이 하신다...!

싶은 열정의 프로그램.

엄마는 홀린듯이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조곤조곤 말하는 패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깜빡 잠에 빠지기도 하고.

졸면서 깨면서 요긴하게 TV를 본다.

사실 월요일에 하는 청년회장이 간다!가 역대급으로 재밌지만.

수요일 코너도 완전 좋아한다.

사실 모든 요일 코너들이 다 의미있고 재미있다.

 

어제 엄마 쉬는 날이라 공부를 쉬어서 그런가.

자꾸만 쉬고 싶고 몸이 처지고 그런다.

역시 몸은 귀신같이 알고 있어.

그리고 몸이 하는 말은 가끔은 무시해야 할 때도 있다.

자꾸 눕고 싶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어깨도 결리고 머리도 무거운 것이 잠을 잘못 잤나 보다.

벌써 주말이 다가오고 있네.

무섭다 무서워.

시간 가는 게 번갯불 같다.

어제 주어진 시간을 통으로 날려서.

오늘 만큼은 진짜 유튜브 편집을 해야 하는데.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온다더니, 아침부터 흐려서 그런가.

기운이 쏙 빠진다.

그리고 어제 선결제한 피부연고 타러 가야하는데.

연락이 아마 오후 1시쯤 온다고 했는데........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잡히면 하루종일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정성들여 몸단장하고 그러는 건 아니다.

그저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귀찮을 뿐......

병원에서 처방받은 전문의약품의 약국 재고가 다 떨어져서.

왜!!! 약국은 재고를 잔뜩 쌓아두지 않는 거야~

발걸음을 두 번 향하게 만들고 말이야~

그러지 말란 말이야~

 

그래도 푸른 하늘 아래 걷기를 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땅을 보고 걷는다는 것.

아니, 날이 이렇게 좋은데 왜 땅을 보고 걷는거니....(바보)

아마 발 밑에 주의하느라고 그런 습관이 붙었나본데.

혼자 걸을 때는 불안하니까 여기저기 잘 살피는데.

엄마가 곁에 있어서 안심돼서 그냥 걷다보니 

평소 습관이 나왔다.

그래도 다행히 하늘 사진은 예쁘게 찍을 수 있었다.

잠시 멈춰선다는 것.

그리고 높고 푸른 하늘.

찢어 흩어진 구름들.

 

앞으로 날이 따뜻해지면 이런 좋은 날씨는 구경하기 힘드려나.

날이 따뜻해지면 미세먼지를 비롯한 황사가 극성을 부리는 게

일상화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봄이라 꽃가루도 날릴 거고.

민들레 홑씨 홀홀 불고 싶다.

푸른 하늘 아래 걷기는 이번에도 만 보 완료였다.

괜히 어디에 알릴데도 없고 개인적으로 뿌듯해있던 차에.

블로그에 만 보 걸었다고 자랑할 수 있어서 좋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변해가는 내 모습을 관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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