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첫 사진의 파랑 초코 남길이다.
바지는 물빠진 밝은 빛깔 청바지를 입고 있었구나.
거대한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남길.
지적으로 보이는 것은 왜 일까.
거칠게 만진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자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고.
그럼에도 잘 어울리네.
머리를 살짝 띄우는 스타일도 괜찮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면
상펴놓고 태블릿 PC 사다가 놓고 쓰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내 방에 멀쩡하게 데스크탑 컴퓨터가 있는데 뭐하러....
하는 생각으로 끝을 맺지.
요즘에 공붓거리들을 폰에 넣어서 보는데.
눈알이 또륵 빠질 것 같다.
가로로 봐도 눈이 아프다.
돈 벌게 되면 제일먼저 패드든 노트북이든 사야겠다고 다짐.
근데 아마 용량이 금방 꽉차서, 차라리 외장하드를 하나 더 사는 게
이득일 지도 모른다.
1TB짜리가 3개나 있는데 공간은 매번 부족하다.
도대체 뭘 보관하고 있는 거냐고 해도.
그냥 잡다한 남길 흔적들. 그런거 있다.
이럴 거면 그냥 더 큰 용량 1개로 지를 걸 그랬다.
내 덕질이 이렇게 확장될 줄은 몰랐지 뭐야.
케이스도 검정/빨강/은색
되게 멋지다.
먼지가 뽀얗게 앉긴 했지만 나름 경량이고 소음도 적어
맘에 드는 외장하드.
마음 같아서는 4TB정도로 하나 장만하고 싶구만.
한번 컴퓨터에 들어오면 엔간해서는 지우지 않는 나의 습성을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언제 이걸 다시 구할까? 싶은 게 많아서 쌓아두게 되는 것.
현실에서도 정리를 못하는 편이지만.
컴퓨터 속은 더 정신이 없다.
내 머릿속은 오죽할까.
일요일마다 대청소를 한다.
그래봤자 세간 먼지 털고 바닥 물걸레질 하고,
환기하고 그러는 것 뿐이지만.
나는 내방만 쓸고 닦지만 엄마는 거실과 아빠방까지.
가끔 내가 마음이 내키면 아빠방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먼지털이개로 살살 먼지를 털어주고 있다.
사람이 없는 자리에는 먼지가 먼저 알아보고 내려온다.
왔다갔다 하며 먼지를 달고 나가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까 그냥 그 자리에 뽀얗게 쌓이곤 하는 것.
청소라는 게 참 티가 안나는 편이다.
해도해도 깔끔해지기는 커녕. 이틀만 지나도 개판.
우리 마음 청소는 해본 적이 있는가?
해야할 일을 잘게 나누고 하나씩 달성해가는 재미를
맛본 적이 있느냐는 소리이다.
그리고 텅빈 그 자리에 명상과 집중을 집어넣어
내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만드는 일을
세간에서는 멍때리기라고 하더라.
가끔은 멍때리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남길 때리기를 한다.
머릿속에서 남길을 만들어내고
온갖 상상을 덧붙인다.
그러다보면 1~20분이 금방 지나간다.
남길이 앞치마를 입고 모자를 쓰고 마스크와 장갑을 쓴 상태로
머릿속에서 열심히 쓸고 닦는 영상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슴아픈 것은
아빠 방에 늘 어둡고 춥게 누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순이 인형이다.
그래서 가끔씩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속삭이곤 한다.
[조금만 기다려, 곧 봄이 올 거야.]
정말 그렇다.
이제 정말 빠르게 봄이 올 것이다.
아직 봄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마음도 몸도 꽁꽁 얼어있기 때문에.
아빠가 없는 새해를 맞이하고 싶지 않았는데.
시간은 속도 모르고 저만치 가서 우리를 기다리곤 한다.
아빠께 더 많은 걸 해드릴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항상 곁에 있을 때는 알아채지 못하고 떠난 후에야 아쉬워하기 마련.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자.
툭툭 내뱉는 날카로운 말도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때로는 뭉툭하게 만들어 삼켜보기도 하자.
해야 할 말의 1/3만 줄여도 너그러운 사람이 될 것이다.
이게 참 힘들지만. 무관심하고는 또 다른 거라서.
말을 줄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면 자연스레 말의 가치가 높아진다.
말이 존귀해 진다.
그런 법칙을 알고 이야기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멀리서 봐도 차이가 난다.
친구들이 내 말을 많이 씹는 것 같다거나.
내 말을 귓등에도 안듣는 것 같을 때.
한박자 쉬고 말을 줄여보자.
분위기 확 달라져 있을 것이다.
물론 얘기하고 싶은 주둥이가 움찔대겠지만.
남길도 투머치 토커의 한 부류인듯한데.
그의 말은 특이하게도 다 울림이 깊다.
목소리의 차이인가?
내용이 많이 무겁기는 하다.
그냥 볼 때는 한없이 가벼운 사람이 되기도 하였다가.
어쩔 때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다가.
천개의 빛깔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심 빼고서도 참 올곧은 사람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당신은 참 대단하다.
내가 남길의 팬이어서 오늘도 참 다행이다.(하트)
근데 이 의상 나혼자 산다의 성훈도 입었던데.
남길 생각이 자꾸 나서 집중이 안됐었다.
니트가 남자한테 별로 안어울리는 옷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을 말끔하게 부숴주신 두분께 오늘도 감사감사.
'보이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튜브2ㅣ호타루의 빛ㅣ일드추천ㅣ건어물녀ㅣ서툰고백 (0) | 2021.01.24 |
---|---|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24 (0) | 2021.01.24 |
렌지후드 점검 (0) | 2021.01.23 |
엄마가 사준 수면양말 (0) | 2021.01.23 |
2021 김남길 사진첩 감상기 22 (0) | 2021.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