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효do

51.엄마의 땀띠

by 뽀야뽀야 2021. 6. 28.
반응형

 갱년기 증상으로 곤란을 겪는 엄마

 

왜, 갱년기 라는 게 있어가지고. 

중년 여성을 곤란하게 만드느냔 말이다.

호르몬 균형 같은 거 일생에 걸쳐서 천천히 이루어지면 좋잖아!

주말에는 산책을 2번 하고 싶어진다.

당장 급한 문제도 없는 데다가.

집에만 있으면 그저 TV만 보게 되니 말이다.

점심먹고 한 바퀴, 저녁 먹고 두 바퀴.

 

그런데 어제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거의 30도에 육박할 정도로 기온이 오르고 바람 한 점 없어서.

나는 더워지는 데 별로 민감하지 않아서.

땀도 별로 안나는 편이라서.

잘 못느꼈는데.

엄마는 땀으로 칠갑을 한 것 처럼 뻘뻘 흘리시더라고.

그리하여 땀띠가 생긴 것이다.

 

짬이 나면 온통 따끔거리고 불편할 텐데.

다행히도 전년도에 쓰던 땀띠 연고가 있어서 일단 그걸로 응급처치.

땀띠 완화의 방법을 찾아보니,

적당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라고 되어 있더라고.

그러고 보면 엄마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다.

옷 소재도 되게 신경쓰는 스타일.

예방 주사 맞고 이상반응 보인 적도 있어서.

피부가 되게 연약한 것 같다.

금방 붉게 달아오르고 땀이 후두둑 나며 

여름이면 땀띠로 고생을 하신다.

 

땀띠라............

아주 어릴 때 궁둥이에 펴바르던 가루형태의 땀띠약이 떠오른다.

땀띠가 잠잠해질 때까지.

운동을 자주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땀나는 시간대를 피해서 운동해야 할 수도 있지.

그런데 나는 저녁 운동이 썩 좋지만은 않다.

피로가 몰려 오는 저녁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고!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하는 엄마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으면서도.

그래도 병과 약의 정보를 찾고 알려주고, 하는 부수적인 일이라도

잘하면 다행이다 라는 생각.

그리고 최대한 마음 편하게 해드리는 게 우선이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모든 것이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으며,

내 사나운 입도 늘 잠자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그래도 무릎이 어쩌다가 잘못 딛으면 무진장 찌릿하게 아픈.

그런 증상은 걷기 운동 시작한 뒤로 많이 좋아졌다.

다행이지, 엄마 나이 대에는 관절통이 많이 오니까.

분명, 한참 전에 [조만간 연락할게 만나자]

라는 연락을 주고 받았었는데.

소식이 없네.........(머엉)

전 직장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인데.

그 중에 한 분께서 몸이 좀 편찮으셔서 걱정이 된다.

 

물건도 10년 넘게 쓰면 고장이 나는 법인데.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그래서 건강할 때 몸을 잘 돌봐야 하는 것인데.

이게 살면서 실천하기가 참 힘든 것 같다.

식이조절과 운동병행.

나이가 들면 근육이 점차 빠지게 되고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어 먹은 대로 살이 찌게 되고.

그렇게 배가 나오고 온갖 성인병이 들이닥치고.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우리가 아는 지식의 10%도 실천 못하고 사는 게.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눈 앞에서 빵을 흔들면 엉덩이가 들썩대는 게 뽀야라고.

과자 봉지에서 과자 하나씩 빼내서 바닥에 지도를 그리면,

그거 주워먹으면서 졸졸 따라다닐 것이 분명하다.

 

뽀야가 이렇게 충동에 지배되는 인간이었나?!

생각해보면 이 조절능력이 파괴된 것은.

아빠의 부재 이후부터 인 것 같다.

나를 지배하던 아빠라는 질서가 무너지고 나서.

나는 걷잡을 수 없이 같이 무너져 내렸다.

아니, 어쩌면 예전부터

건강과는 반대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왔는지도 모르지.

매일 면식을 하고, 운동은 미루고.

소화도 다 못시킨 채로 책상앞에 앉고.

그러다 보니 목과 허리는 굽어지고 배는 나왔다.

진짜 최악이잖아?!

생각해보니 원래 체형이 약간 께마르고 배만 나온 ET체형이긴 했다.

배가 더 나왔을 뿐이네.........(쩝)

아름다운 D라인을 그리고 있어.

사람이 아픈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그 원인을 찾아 올라가 보면 되게 허탈할 때가 많다.

엄마는 땀띠 말고도 역류성 식도염을 앓기도 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먹고 바로 누웠기 때문이었다.

음식물이 역류해서 식도에 머무르며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가슴이 화끈하고 열이 뻗쳐 오르는 심한 열감을 느끼기도 하고.

무력감이나 피로를 느끼기도 하고.

통증에 둔한 편이고 잘 아프지 않아서, 그게 병인줄도 몰랐다.

목넘김이 불편할 때까지 악화가 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고.

약을 지어 먹으니 괜찮아 지더라.

근데 이게 생활습관 병이라, 습관을 고쳐야 낫는 거라서.

지금은 괜찮더라도 완치 됐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갱년기 증상인줄 알고 방치한 것도 병을 키웠지.

그래서 동생은 이런 나약한 인간의 정신상태를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몸에 무슨 이상이 생기면 바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몰두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엄마와 동생의 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상이한 것이다.

나와 엄마는 [알면 더 독이 된다] 파이고.

동생은 [미리 알고 고치자] 파이다.

엄마의 목이 자주 쉬는 것도 역류성 식도염의 영향일까?

아니면 편도와 갑상선의 문제는 아닐까?

그래서 돌아오는 엄마 휴일 때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나는 오래 전이지만 종합검진 받았을 때 감상선 초음파를 했었다.

추적 필요라는 소견을 받았었는데 지금 멀쩡한 것을 보니, 뭐.

아빠가 크게 아프시고 우리 곁을 떠나고 나서.

건강이라는 주제는 우리 삶에 큰 파문을 만들었다.

근데 그것도 시간이 흘러감과 함께 퇴색되는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면식을 하고 빵을 먹고, 과자를 산다.

우리가 지키려 했던 규칙들이 하나 둘 깨어지는 걸 보며.

아... 이래서 사람은 아플 수밖에 없는 거구나. 숙명이구나, 싶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으면 뭣하나.

기본이 되는 식습관 하나 지키지 못하는데.

반성을 많이 하는 와중에.

주말 특식으로 중화요리를 먹어버렸으니.

나도 나의 학습능력 없음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근데, 의외로 이런 데 철저한 동생이 먹자고 시킨 거라서.

살짝 의심스럽다.

차라리 고기를 먹었으면 좋았잖아, 바부팅이야!

그래서 , 결론은 이거다.

일단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니까.

그게 없어지도록 최대한 서로에게 협조하고.

병의 꼬투리가 있다면 빨리 진단 받아서 치료에 몰두하고.

아예 그런 일이 없도록 일상 생활에서 

규칙을 지켜나가는 태도를 기르자.

말은 쉬운데................지키는 건 역대급이라고.(투덜)

반응형

'효do' 카테고리의 다른 글

52.아빠의 수저  (0) 2021.07.04
50.아빠와 아귀찜  (0) 2021.01.06
49.잔소리  (0) 2020.12.22
48.아빠방 불침번 삼순이  (0) 2020.12.11
47.주말 감수성  (0)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