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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가지무침

by 뽀야뽀야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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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는 정말 신기하게도 생겼다.

겉은 단단한 보랏빛에 속은 흐물텅거린다.

삶고 나면 신비한 색깔의 국물이 나온다는 것도.

이세계 음식물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신비한 가지.

오늘 이 가지를 팍팍 무쳐버릴 것이여.

 

근데 가지무침이 만들다 보면 참 싱거워 진다.

일단 푹 삶는 방법과 프라이팬에 볶는 방법이 있는데.

뽀야는 푹신한 식감이 좋으므로 삶기로 하였다.

 

삶아서 흐물흐물해지면 살짝 뚜껑 열고 식혀두어 자르게 편하게 두고.

그 사이에 대파도 썰어놓고 다진마늘도 준비하고.

가지를 일단 반으로 가르고 세로로 길게 썰어낸다.

움푹한 그릇에 담아서 물기를 꼭 짜주고 양념에 버무릴 준비를 한다.

고춧가루, 깨소금, 다진 마늘, 대파가 들어가는 건 기본이고

구운 소금을 살살 뿌려주는데.

전반적으로 많이 싱겁다.

그래서 내린 묘책이 있다.

바로 옛날간장과 까나리 액젓이다.

옛날간장은 주로 얻어 온 간장으로

꽤 오래 묵어서 깊은 맛을 낸다.

까나리 액젓은 말할 것도 없지.

극강의 맛과 냄새를 자랑하는 최종병기이다.

한 숟갈씩 넣어주고 맛을 보면 이제야 간이 좀 맞게 된다.

그리고 설탕 대신에 매실엑기스를 조금 넣어주면

새콤달콤 감칠맛이 돌기 시작한다.

 

집반찬이 맛있으려면 이런 오래묵은, 깊은 맛을 내는

조미료가 한 몫을 톡톡히 해야한다는 게 엄마의 지론이다.

거기에다가 엄마의 손맛도 필요하지.

손으로 슥슥 무쳐내는 가지는 어느새 딱맞는 간을 해가지고

우리집 밥상에 오르게 된다.

대학시절, 낚여서 듣게 된 [다이어트와 건강]이라는 교양수업에서

컬러푸드가 얼마나 영양학 적으로 좋은지를 잘 배웠다.

보랏빛 음식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다.

이것은 항산화물질이다.

먹으면 좋은 거 아는데 그간 엄마가 해준 반찬에 손을 안대고

가공과 배달음식만 좋아하던 뽀야였다.

그래서 아마 위장이 고장 잘나는 것 같기도 하다.

몸에 좋은 채소류를 많이 먹어두어야 배탈 스위치가 내려가는데 말이다.

 

그래도 주말이 되면 뭔가 맛있는 걸 먹겠지 하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대부분 뽀야가 먹고 싶은 음식의 방향으로 의견이 일치가 된다.

너무 연속으로 면을 먹고자 한다든가 하지 않는 이상은 대개 그렇다.

이것 또한 행복이지.

입맛 교정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생각해보니 고쌈냉면이라고 올려놓고

고기는 안보이고 냉면만 있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뽀야는 바보인가...?!

고기가 냉면하고 따로 와서 각각 찍기가 귀찮았나 보다.

사진첩에도 없고 내 기억속, 혹은 내 위장 속에 고기가 있네?!

진짜 맛있었는데......어떻게 말해야 할까나...?

 

남길의 유튜브 커버곡이 너무 좋아서.

평소에 잔잔한 음악을 별로 가까이 하지 않고.

발라드도 잘 안들어서 원곡의 존재를 잘 몰랐었는데.

남길 목소리로 들으니 되게 감미롭고 좋았다.

역시 음악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듣기만 해도 만병통치가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음 커버곡이 또 기대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아는 노래였으면 좋겠다.

YB의 나는 나비 같은 곡도 멋진데 말이다.

불러줬으면 하는 곡은 엄청나게 많지만.

남길이 스스로 골라야 의미가 있으므로 뭐.

 

주말에 뭔가 야심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만사가 귀찮다 모드가 되어버렸다.

어제 너무 늦게까지 드라마를 봐서 눈알이 빠질 것 같다.

물론 나는 정자세로 보지 않고 거의 뒹굴대다시피 하며 봤지만, 그래도.

그래도 완결까지 정주행 성공했다

대단한 거 아닌가?! 드라마를 하루에 1편 이상 보다니 말이다.

그걸 꼿꼿한 자세로 끝까지 본 엄마는 진짜 대단하다.

 

요즘에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느낀다.

자세 교정 조금 했을 뿐인데 

목과 어깨의 통증이 많이 줄었다.

하도 고개를 숙이며 공부하고 휴대폰 만지고 그러니까.

정말 몸이 많이 망가졌다.

자세가 와르르 무너진 상태였는데.

요새 운동과 자세 확인과 자가 점검과 바른자세 의식하기를 통해

많이 좋아졌다.

일단 지금 컴퓨터 모니터 들여다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

턱 좀 집어 넣으시길.(끙차)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가지 무침.

이맘때가 딱 좋을 때니까 저렴할 때 잔뜩 사서

가지무침 한 번 만들어보시기를 추천한다.

근데 완전 흐물텅거리는 게 좋은데 이번에는 조금 덜 삶았다.

약간 질긴 느낌.

그래도 씹기 운동도 할 겸 해서 맛있게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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