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오븐에 구운 바나나 파운드를 더 먹고 싶다고 하여
동네 GS 편의점에 다녀오는 길에 만난 길고양이.
그냥 지나치는 척 fake를 넣었다가 빼꼼 튀어나왔을 때
셔터 누르기 성공!
그래봤자 찰칵 하고 핸드폰 화면 누르는 거지만서도.
나는 해칠 마음이 1g도 없는데
왜 도망가는 거니 냐옹아......
고양이 언어로 '해치지 않아' 이렇게 써서 달고 다니고 싶다...(하앙)
길을 떠돌아 다니느라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먹이 챙겨주면 저층부에 사는 어르신들이
싫어할 것도 같다.
고양이가 빤히 나를 쳐다보면
무섭다고들 생각한다.
뽀야도 무..무섭다고 생각한다.
특히 밤에 한적한 길 한가운데서 만난다면 더욱 그럴 것 같다.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는 '고양이 아줌마' 라는 분이 계셔서
동네 고양이들 밥도 챙겨주고 돌봐주고 그러셨다.
우리 동네에도 아마 고양이 아줌마2가 계신 것 같다.
내 자슥도 키우기 버거워서 버리는 세상에
길고양이들이 살아남기란 절망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오늘 나와 마주쳤다.
다시 또 언제 만나게 될까.
그 때 너의 모습이 길가에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 코를 박고 열중하는
그런 모양이 아니길 빈다.
오늘 고양이 대책회의가 열릴지도 모른다.
[오늘 인간에게 정체를 들켜버렸습니다.]
[이거, 큰일이네요. 낮1시에는 돌아다니지 맙시다.]
[인간들이 한가한 시간이에요. 조심해야 합니다.]
아. 이런 대책회의 였어?!(쿵)
뒤돌아서는 너의 복실복실한 엉덩이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었는데.
우리사이엔 낮은 담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