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이 고추로 담가서 많이 맵지 않은 고추장아찌.
먹기좋게 잘잘하게 잘라서 먹는 습관.
계란프라이나 햄과 곁들이기 좋은 반찬이다.
한 개 집어 먹으면 간장소스의 짭짤함과 약간의 알싸함이
입 안을 감도는 고급진 맛이다.
뽀야는 예전부터 고추 장아찌 참 좋아했지.
그런데, 어째 이번에 시장에서 사 온 반찬이
죄다 짜가지고, 하긴 장아찌에 짠지니까.
동생은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반찬이다.
다음부터는 시장에 장보러 갈 때 같이 가든지.
아니면 먹고 싶은 반찬 목록을 넘기든지.
낭독 북튜브를 어제 편집했다.
자막이 별로 들어가지 않아 수원했던 작업이었다.
그런데, 아주 시기적절하게 벨을 눌러대는
잡상인 아주머니 덕분에 영상이 3개로 쪼개져서
인코딩하는데 매우 귀찮았다.
왜 하필이면 그 시간 그 때에?!
알 수 없었다.
오후 1시-2시 사이가 가장 집에 사람이 많을 때인가 보다.
무사히 끝까지 녹음상태도 다 확인하고
이제 일요일만 기다려서 업로드 하면 되는 것이다.
요새 유튜브 알고리즘이라는 영상을 보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조회수가 바닥을 기는 것 같아서 말이다.
좀 더 자극적인 제목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렇게까진 안 하고 싶어서 버텼는데.
쓸데없는 고집이었다.
오늘은 시간이 허락한다면 초급 일본어 대본을 쓸 것이다.
그런데 이제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고.
엄마도 오후 일찍 퇴근한다고 하여.
같이 장보러 가기로 했다.
엄마와 장보러 가는 일은 꿈과 모험이 가득한 즐거운 시간이다.
운 좋으면 간식도 얻을 수 있지.
장을 보고 오면 거의 하루의 절반이 날아간다.
몸도 피곤하고 짐 나르고 정리하는 것도 일이다.
어제는 모처럼 일본문화 분야 도서를 저녁에 읽었다.
의외로 편안하게 술술 읽혀서 놀랐다.
저녁에는 늘 공부가 잘 안되어서 고민이었는데.
요새 체력이 좀 회복되었나?
졸리지 않고 글 내용이 쏙쏙 머리에 잘도 들어온다.
아마도 일본 만화에 대한 내용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다음엔 전공책 필사하기를 해봐야지. 너무 미뤘다.
저녁시간을 알차게 쓰는 방법은 별거 없다.
핸드폰 하는 시간을 줄이고 책상앞에 앉아서
뭐라도 보면 되는 것이다.
책이면 더 좋고, 모니터 속의 학습자료나 교육학 유튜브를 봐도 좋다.
사실 요즘 교육학 엄청 밀려있다.
1-2월 기본 영상이 65강쯤 하는데 아직 20강도 못봤다.
하아........ 이미 7-8월 문제풀이 수업이 업로드 중이다.
이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미루고 미뤄서 여기까지 왔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의 미래핵심역량 중 하나가 자기관리 역량이라는데.
선생님인 나도 안되는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건가.
확실히 저녁의 유혹은 엄청나다.
[그냥 쉬어~] 라는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
엄마는 공부를 닦달하지는 않는 편.
그냥 나의 양심과 휴식 사이에서 갈등을 엄청 때리는 거지.
그래도 어제 저녁에 일본문화 서적을 읽고 잠든 내가 자랑스럽다.
뭐라도 하나 성공경험이 쌓이면 좋은 일이지 뭐.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을 만들 테니까.
구정 연휴에는 샤브샤브를 먹기로 했다.
집에서 해보는 샤브 2번째인데.
첫번째 샤브를 워낙 폭망시킨 전적이 있어서 그런가.
조심스럽다. 이번에는 시판 육수와 소스를 이용할 예정.
재료도 참 많이 들어간다.
청경채를 축으로 해서 다양한 채소와 버섯류, 고기가 들어간다.
진짜 맛있겠다. 벌써 상상만 해도 침이 고인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보내는 설 연휴.
펭귄 얼음깨기를 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뽀야이지만.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고.
혼자 쓸쓸하게 인형 늘어놓고 얼음깨기 놀이를 하고 있을
내 모습이 훤히 그려진다.
이 집에는 명절이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
다들 이벤트와 명절에 관심이 없다.
생일도 잘 챙기려 하지 않는 삭막한 우리집.
이건 아니잖아....!
다음에는 꼭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시장음식을 사와서.
식탁에 젓가락이 쉬이 꽂힐 수 있게 만들어야지.
그래도 사 온 반찬이니까 버리지도 못하고
동생은 젓가락 대지도 않는 짭잘한 음식들
내가 맛좋다며 처리하고 있다.
매일이 일요일인 수험생에게 명절이란 없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다들 학원에서 설특강 듣고 난리도 아니지만.
인강을 틀어놓고 외우려고 자면서까지 듣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이렇게 헐렁하게 공부해도 괜찮은가?!
문득 예전의 열정이 많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초심을 잃지 말자.
꾸준하게 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기회인지도 몰라.
나의 성실함을 믿자.
연휴 때 그간 못 본 책이나 왕창 읽어버릴랑게.(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