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만든 라볶이에 자부심이 가득한데.
동생과 엄마는 자꾸 불량식품이라며 못 만들게 한다.
그리하여 자주 시키는 분식집 메뉴에서 라볶이를 찾아내고는
아아, 이제 이걸로 정했다. 싶을 정도로 맛있는 경험을 하게된다.
쫄면은 맵기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저렇게 시뻘게보여도
순한맛이다. 전혀 맵지가 않다. 가격은 5500원.
라볶이는 떡도 꽤나 많이 들어가 있다. 가격은 5000원.
약간 매콤한 편이다.
근데 다들 너무 맛있다.
일요일 특식으로 시켜먹은 건데.
후회가 남지 않는 훌륭한 면식이었다......(아아)
게다가 양이 참 많다.
그릇이 깊어가지고 1인분 조금 넘는 것 같다.
1.5인분 정도?!
나는 남은 라볶이 국물에 밥까지 넣어 말아먹을 정도로.
라볶이를 많이 애낀다.
이렇게 사랑하는 우리는 한 주의 끝에만
그것도 격주로만 만날 수 있어.
너무 슬픈 그림 아닌가 이거?!
그런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 아니었어?!
채식이고 면식끊기고 다 때려치고 흡입하고 싶었던 주말 특식.
그래도 이런 보상이 있기에 할 맛이 또 난다.
만들어 먹는 라볶이도 푸짐하고 좋지만.
그래도 검증된 맛이 있으니까.
가격도 양에 비해 저렴한 편이니까.
왠지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요즘에는 다 진공포장을 해서 그런지.
조그만 플라스틱 칼을 주는데.
이상하게 그걸 모으고 싶어진다.
가게마다 모양도 색깔도 조금씩 다르거든.
나의 수집벽이 또 돋는 거다.
자꾸 물건 쌓아놓아 버릇하면 안좋은데 말이다.
도대체 내게 남겨진 나쁜 습관은 얼마나 많은 거냐?!
가만보면 엄청 엉망진창으로 살아온 것 같아서.
내심 억울해 지는 기분이다.
오늘은 북튜브 편집하는 날.
준비과정이 참 번거로웠다.
일일이 이메일 보내고 연락 기다리고.
읽기만 하고 답을 주지 않으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조금 서운했지만 '을'이니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낭독 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는 건 복이다.
일본어를 학습하는 채널은 요루니 요무이고
북튜브, 낭독 채널은 밤에 읽는다이다.
요루니 요무를 해석하면 밤에 읽는다이긴 하다.
내가 지었지만 너무 맘에 들어서 돌려쓰기(!) 하고 있다.
방송 제작자들과 PD들이 왜 밤 새는지 알 것 같은 기분.
편집은 개고생이다. 싱크 맞춰서 자막 넣기는 중노동이다.
하기 귀찮은 일을 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일 좋은 건 즉각적인 보상이다.
1시간씩 할 때마다 누네띠네를 입에 넣어주자.
달달하고 바삭이는 과자가 내 맘에 쏙 들어온다.
그러고보니 동생이 유튜브 한다고 해서 산 도구들인데.
정작 주인장은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어.
어, 이거 미스터리인데?!
그렇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래도 입 밖에 내면 언젠가는 실천하는 성격이니까.
그리고 분석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이라.
하면 나보다 더 잘 할 것 같기는 한데.
이제 명절 연휴도 얼마 남지 않았고나.
명절에 할 일 1도 없는데 왜 이렇게
들뜨고 뒤숭숭한지 모르겠다.
처음으로 아빠 없이 맞이하는 구정이다.
선물세트도 과일도 상차림도 없지만.
우리 가족이 오붓하게 모여 지낸다는 데에
의의가 있지.
벌써 아빠가 쓰러지신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가슴이 아프다.
많이 슬프다.
그 때는 우리는 아빠가 소생할 수 있을거라 굳게 믿었기에.
허탈한 결과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느낄 수도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머나먼 저곳에 가 계신 우리 아빠.
그 곳에서는 고통없이 걱정없이 편히 쉬세요.
이 말도 한 100번 넘게 한 것 같아서.
매일 저녁 아빠 사진 바라보며, 사랑한다. 감사하다. 하고
문안인사를 하고 자는데.
아빠는 형식적인 예절을 강조하시던 분이였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엄격했지.
이런 사소한 모든 것들이 조금씩 기억에서 밀려나는 게
아쉬워서라도 더 많이 기억할 거다.
사랑하는 우리 아빠.
사랑하는 우리 가족.
잘 할 수 있어, 힘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