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를 장기 보관하기 위해 랩으로 싸고 있는데
갑자기 너무 귀여워 보여서 한 컷.
저 얼마 없는 머리 숱이 너무 귀엽지 않은가?!
매직으로 눈, 코, 입 그리고 싶게 만드는 짤똥한 무.
서늘한 아침에 채를 썰어 무국을 끓일 수도 있고.
동강동강 썰어서 소고기와 함께 소고기무국이 되기도 하고.
네모지게 썰어서 오징어 넣고 오징어 무국이 될 수도 있다.
참 활용 범위가 다양한 무.
우리의 소화를 돕는 무이기에 자주 먹으려고 한다.
안그래도 미리 담가놓은 깍두기가 맛있게 익어가지고
여러 요리에 잘 곁들여 먹고 있다.
통을 딱 까면 풍기는 알싸한 방귀냄새(?)
잘 익은 김치에서 느껴지는 그 냄새가 좋다.
어제는 임용 가답안 강의를 보았다.
뽀야의 심란함이 깊어가고.
어둠의 저끝까지 나를 끌고 갔다가
다시 현실로 끌고오는 하드캐리임이 분명했다.
사실은 1차 시험 끝나고 시험지는 그저
버려둔 상태로 2차에 매진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것이 발동되면
우선순위가 확 바뀌어 버린다.
어떻게든 답의 실마리 조차 알고 싶은 것이다.
물론 강사님의 답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큰 틀을 보고 싶었다.
뭐를 틀렸는지를 알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인데.
심지어는 1차에 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점수를 획득했는지
알 수 없는 지금의 시험 구조는 정말 애매하다.
답이 공개되지 않는 시험이라니.
살면서 드물게 겪는 것 같다.
하긴 소수 인원의 면접이나 입사 시험 같은 경우
답을 공개하지 않으니까.
그런 경우와 비슷한 거네.
일단 가답안을 중심으로 가점수를 내보려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어디까지 부분점수를 허락할 것이며.
어디까지 너그럽게 봐줄지.
그래도 강사분께서 키워드 위주로 하면 대략 이정도 점수고
교육학까지 합치면 커트는 이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소개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점수 뽑아내기는 정말 귀찮다.
시험지 확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시험 결과를 얼추라도 알고 싶어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희망을 담아서 조심스레 물채/불채 점수를 내보고자 한다.
블로그에 올리지는 않겠지만.
근데 뽀야는 1차 시험이 끝났다면 바로 2차 준비를 하자.
라는 파라서 결과는 솔직히 벌써부터 알고 싶지 않다.
잘썼겠지 뭐. 하고 넘어가고
2차 준비에 열심이어야하는 이유가 있다.
떨어졌을 경우라도 2차공부 좀 더 하는 게 뭐 어디
큰일날 일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반대로 1차에 붙었을 때 2차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면
그만큼 뒤처지는 것이지.
게다가 2차시험은 이틀에 걸쳐서 보기 때문에
또 그냥 서술식 시험이 아니라 말을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용을 익히고 익숙해질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면접 책 되게 두껍다.
한번 눈으로 훑기만 하려도 20일 정도는필요하지 않을까.
키워드 외우고 살붙이고 하려면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기간제 면접이나 후에 도움이 되는 면에서도
2차를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고 한다 카드라.
물론 학원측의 수익 면에서도 2차를 빨리 시작하는 게 좋을 거다
라는 부정적 입장도 있지만
그걸 충분히 상쇄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공부는 절대 정량을 하는 게 아니니까.
조금 넘치듯이 해야 좋은 거니까.
아, 근데 채점 하기 정말 귀찮다.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결과 나오는데~(징징대기)
그리고 벌써 대청소 시간을 한참 넘겼다고!
주말이 더 바빠!!
그래도 이 귀여운 무를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해야할 일 딱딱 해가면서
내일은 어떤 맛있는 요리가 식탁에 오를까.
이거야 말로 행복한 고민이지.
무청이 더 풍부했으면 재밌을 뻔했는데.
한번 잡고 돌려보고 싶어서.
파돌리기 송에 맞추어서 신나게 무를 돌리고 싶었던
음식 재료 갖다가 장난치면 안된다는 대전제를
무시해버리는 요린이 뽀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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