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이나요

금요일의 유혹

by 뽀야뽀야 2020. 11. 7.
반응형

 

그만 펜 내려놔.

조금만 쉬었다가 해.

내 귓가에 달콤한 말을 쏟아내는

또 다른 내가 있다.

 

아내의 유혹보다 더 무서운 금요일의 유혹이다.

사실 수험생의 하루는 매일 금금금 금금금금이 맞는거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면서 매일 조금씩 지식을

뇌에 삭~ 바르는 거지.

왜 유독 금요일에 흔들리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다 금요일을 시작으로 노니까?

언젠가부터 자꾸 집에 사람이 북적북적 하면

공부가 안되는 증상이 나타나서

아, 그럴거면 나도 휴일에 맞춰서 좀 쉬자!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편하더라.

조바심도 나지 않고

물론 주말 공부를 쉰다는 건 손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전을 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채울 수 있는 거지.

다 닳은 충전지로 살아갈 수는 없잖아.

 

PMI기법이라는 게 있다.

Plus Minus Interest.

라는 것인데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다.

좋은 점, 나쁜 점, 흥미로운 점을 생각해보는 일인데

주말을 쉴 때는

충전의 시간이 된다는 장점과 공부시간이 줄어든다는 단점,

그리고 충전의 의미를 살펴보면 

오히려 쉼 없이 공부할 때보다 쉼 있이 공부할 때 효율이 더 좋다는

그런 연구도 많다는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흥미가 없는 공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공부거리를 물고 늘어지기 위해서는

거기에 대한 적어도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래서 성인학습자를 상대로 하는 학습이 어려운 것이다.

성인들은 학습에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어리고 순수할 때의 열정. 그게 많이 옅어져 있다.

그걸 다시 끌어내서 동기화 하기 위해 

많은 방법들을 활용해야 한다.

일부러 낯설게도 만들어보고 

일기장을 뒤져보기도 하고 

추억의 사진을 자료로 활용하기도 하고 등등...

어쩌면 내가 하고 있는 공부도 

흥미없이 그저 기계처럼 오늘 해야할 분량만 채우고 땡.

하는 식으로 의미없게 흘러가지는 않았나.

고민해 본다.

 

금요일의 유혹에는 졌지만

주말에 못한 만큼 채우려는 의지를 가진 

내가 있다.

그래 뽀야의 정신 아직 죽지 않았어! 

오늘은 문학을 정리해 보려고 하는 마음이다.

아직 책의 반도 못 정리 했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지.

아는 부분을 잘 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기세 그대로 저녁까지 가보자.

오히려 TV 소음이 집중력을 키워주기도 한다니까?!

요즘 스터디 카페에서는 백색소음을 틀어준다고 하던데

TV 소리를 짜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백색소음이다~ 하고 생각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다 보면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 좁은 책상과 답답한 모니터가

계곡의 큰 바위로 바뀌고 

폭포 소리 아래서 참선하는 듯한 그런 내 모습이 겹치는 것이다.

정신통일. 물아일체.

정신을 집중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

집! 중!

2주 남았다.

마음이 흔들흔들.

발밑이 쿵쿵.

신경 쓰지마. 여기는 지금 폭포 아래 

튀기는 물 소리 속 고요가 자리잡은 곳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뽀야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위해 

고뇌하는 중이다.

내면 수행은 어려워.(킁킁)

 

 

반응형

'보이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잡이  (0) 2020.11.07
허벅지가 한 줌이던 시절  (0) 2020.11.07
생명의 신비  (0) 2020.11.06
내 얼굴에 평화  (0) 2020.11.06
누가뭐래도  (0) 2020.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