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돌잡이에 돌을 포함 시키면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그립감이 좋은 걸 쥐는 습성이 있는데
아이가 정말로 돌을 집었다면...?
뽀야는 말할 것이다.
이 아이는 50%확률로 돌아이가 되거나 아이돌이 될 거라고.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 또 돌로 한 대 맞으려나......
그러고 보니 뽀야는 연필을 집었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공부하게 되었나...?
하여튼 공부에 취미가 있고 공부머리가 조금 있다는 건
살아가는 데 나쁘지 않다.
단지. 어릴 때 TV 연결 비디오 게임을 조금만 해서
안경을 쓰게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할 뿐이지.
그 때는 패미콤 같은 게임기가 너무 좋았다.
또 경쟁상대 동생이 있으니 둘이서 매일 오락.
팩도 종류별로 잔뜩 사 모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에 있나? 버렸으려나.
고작 버릴 운명인 게임에 너무 집착 해버렸구나.
지금도 버려질 운명에 처한 물건들이 꽤나 많다.
일단 너무 오래된 인형들이 그 대상에 오를 것 같아서
가슴이 콩닥콩닥.
뽀야가 자주 먼지 털어주고 세탁하면
같이 갈 수 있겠지만 언제까지 가려나.
문득 세상의 모든 것이 유한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집착이 심해지고 그러다가 놓아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던
과거 뽀야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은 뭐 잊어버려도 그만.
이 정도로 극복했지만
예전에는 좀 심했던 것 같다.
아직 마음이 성숙하지 못했던 듯.
그야말로 7살짜리 어린 아이가 장난감 잃어버릴 때의
그 세상을 잃은 고통.
그런 마음에 휩싸여 있던 지난 날이었다.
법정스님께서 남긴 말씀 중에 무소유 하라 라는 게
한 때 열풍이었는데
그 말이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라는 책을 갖기 위해
암투했던 어리석은 모습들이 또 스쳐 지나간다.
한 차원 높은 의식.
끊임없는 자기반성적 사고.
안으로 깊어지는 시선.
요즘 우리 한테 필요한 것 같다.
손에서 놓아야 다른 것을 집을 수 있다는
단순한 원리를 깨닫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에게.
놓아버릴 의지가 있기는 한가.
되묻게 된다.
펜이 키보드로 대체되었다고 생각하면
돌잡이가 얼추 맞네.
참 신기하다.
아이의 한 순간의 선택이
평생에 어떤 조금의 영향이라도 준다는 게.
나비효과 같은 건가.
뽀야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고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돌잡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돌잡이에 돌을 넣어 봐야지.
진짜로 아이돌이 될 수도 있잖아...?!(허무맹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