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귀여운 공주님은
11월 5일에 세상에 내려왔다.
그 소식을 듣게 된 건 엄마로부터.
사진도 같이 보게 되었는데
정말 눈도 뜨지 못하는 작은 생명이 거기에 있었다.
우리 멋쟁이 사촌오빠의 딸내미.
이제 오빠는 고생 시작이다.
사람들이 온갖 축하의 말을 건네겠지만
현실은 냉혹할 것이여.
아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어 제낄 것이고
엄마와 아빠 눈 밑에 시커먼 다크서클을 만들어 낼 게다.
아가 우유를 손등에 부어보며
똥을 찍어 먹어보며
이전에는 없었을 새로운 경험들을 쌓아 가겠지.
딸 가진 아빠들은 똥 소믈리에가 된다고 하던데.
빛깔과 맛 가지고 아이의 상태를 훤히 알 수 있다며.
우와. 정말 대단하다.
어머니가 위대하다는 것은 진즉에 알았지만
아버지도 못지 않다!!!
뽀야는 아직 부모가 되다는 게 어떤 무게일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척 중요한 일이라는 건 알겠어.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하지만 이렇게 제3자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아이가 무럭무럭 자랄 때 곁에 가까이 있어주기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
아이였을 때의 초기 경험이 아이의 성격형성에 무진장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기한테 민감해 져야 한다.
그렇게 배웠었지.
아이가 울게 되면 세상이 멈추지.
수많은 이유들 사이에서 아이가 우는 원인을 찾아야 하니까.
기저귀도 뒤져보고
등도 두들겨 보고
젖병도 물려 보고
하겠지.
이야~ 정말 큰 일을 해낸 우리 사촌오빠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이렇게 블로그에 탄생을 축하해 주는 것을 통해
조금의 개운함. 뿌듯함. 그런 게 느껴졌다면 좋겠다.
이거슨 아주 어려운 조별과제를 통과했을 때보다
더한 성취 사건이다.
아이의 아빠가 되다니. 정말 너무나 영광인 일이 아닌가.
축하해요. 고생 많았어요. 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앞으로 돌잔치를 하면 더 부쩍 성장한 아이를 만날 수 있겠지.
돌잔치라고 돌을 예쁘게 싸서 선물하면
그 돌로 맞을 지도 몰라.(바보)
아기는 아기이기 때문에 아가아가 하다.
뽀얗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그 맑음을 우리가 옆에서 오래오래 지켜줄테니
걱정없이 쑥쑥 자라서
나의 말동무가 되어주렴!
우리의 인사는 카톡으로 이루어지겠지?
저어기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지금부터 기대한다면
너무나 앞서간 건가?
아이는 금방 큰다던데.
너무 기대되는 것이다.
생명의 신비를 진하게 느꼈던 어제였다.
왜 부모도 아닌 내가 이렇게 벅찬 감정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내려오기까지 엄청난 고생을 했을
아가와 위대한 어머니까지.
전부 성스럽고 대단하다.
엄마한테 잘해드려야지.
나도 한때는 아가였으니.
엄마 사랑해.
내가 더 잘할게.(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