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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기이한 선인장

by 뽀야뽀야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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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까지 자랄 셈이니?

 

문득 거실을 지나치는데.

선인장의 상태가 묘하다.

오늘 또 한 뼘 자랐어!

새로 자란 부분이 연한 녹색이다.

이렇게 피사의 사탑처럼 위태롭게 자랄 줄은 몰랐다.

나는 저 전체 기둥이 위로 쑥쑥 자랄 줄 알았다고!

계속 이대로 자라서 천장에 닿게되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고민이 시작된다.

옆의 행운목도 점차 자기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다육이들은 다 떠나가고 한 화분만 남았다.

근데 녀석도 모양새가 영 좋지는 않다.

위로 팔을 쭉 들어올리 듯이 쑥쑥 자란다.

분명 화분 살 때 아저씨가 신경 끄고 살아도 

저 스스로 아주 잘 자란다고.

방치형 식물이라고.

키우기 쉬울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이게 뭔가!

하여튼 장삿속에 넘어가면 안되는 건데...(T.T)

아마 이대로 자라다가는 휘거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해줘야 할 듯 싶은데.

아프지 않으려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리고 고목이는 동면에 들어간 건지.

새 잎을 틔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꽤나 날이 더워서 잘 자랄만도 한데.

새 잎사귀 내놓은 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가?

새 잎 소식을 간절히 기다려 본다.

 

요즘의 일과라고 하면,

우선 아침에 식후 블로그를 하고 점심먹기 까지의 시간은

여유롭게 취미활동을 한다.

주로 음악감상.

음악 들으며 소설 구상도 하고 잡생각에 빠져있곤 한다.

점심먹고 나서는 운동을 저녁으로 미뤘으므로

본격 공부를 시작한다.

교육학 유튜브도 챙겨보고, 전공 서적도 읽고.

저녁먹고 나서는 영어 라디오가 없으니 공부를 하거나 교양독서를 한다.

그리고 틈틈이 짬내서 유튜브 대본도 쓰고 소설 창작도 한다.

가끔 가뭄에 콩나듯이 피아노 연주도 한다.

물론 취미의 일환으로.

 

너무 앉아있기만 하는 것 같아 스트레칭도 할 겸 거실을 오가며

빨래도 개키고 설거지도 하고 안방에 들어가서 삼순이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조용히 말을 건네기도 한다.

열려져 있는 창문을 닫기도 하고 

아무 목적없이 휘적휘적 거실을 배회하기도 한다.

그러다 바라보는 창밖 하늘이 너무 눈부실 때는.

뛰쳐나가고 싶어지지.

그래서 엄마와 저녁 산책을 자주 나가게 된다.

어제 엄마는 거의 3만보에 가깝게 운동을 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많이 움직거리다 보니 그렇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해가지고는 

6천보밖에 안되는 뽀야를 위해 운동을 더 하고는 집에 들어왔다.

역시 세상의 엄마들은 천하무적임에 틀림이 없다.

 

오늘 점심은 양파계란덮밥이다.

양파를 오래 볶아야 맛있어져서 시간이 꽤 소요되는 요리이다.

아마 우리집 점심 시간인 11시 30분 보다는 조금 일찍 준비해야 할 걸.

요리를 잘하지는 않는데.

요리 하는 게 재밌기는 하다.

맛있게 먹어주면 더 뿌듯해 지지.

근데 설거지는 참 귀찮다.

어떤 사람들은 뽀득뽀득 그릇 닦는 게 기분 좋다던데.

나는 그냥 귀찮기만 하다.

먹기 전부터 최대한 설거지감 안나오게 조심하느라

은근 스트레스.

선인장이 쑥쑥 자라나는 것처럼.

내 안의 지식도 쑥쑥 자라나서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떤 발문이 나와도 척척 답을 쓸 수 있게 될 텐데 말이다.

우리집 식물들은 다 저마다의 몫을 다하고 산다.

주어진 삶을 거저 살아내고 있는 건 나밖에 없나 봐.(허걱)

 

점점 아침 영어 라디오에 익숙해져 간다.

처음엔 약간 비몽사몽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놓치는 말 없이 잘 받아 적는다.

굳이 힘겹게 사전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스펠링이 대부분 일치한다.

 

습관이 무섭다.

하루에 10p씩만 공부한다고 해도.

쌓이면 무시 못할 수준이 될 텐데.

아직도 깨작깨작 공부하는 나를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 몰입이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도 들고.

확실히 임계기 가설이 정확한지도 몰라.

더 이상은 아무리 주입해도 들어가지 않나 봐.

좌절할 시간에 한 자라도 더 보자.(시무룩)

근데 교양도서는 술술 잘 읽히는데.

왜 전공 도서 앞에만 서면 나는 작아지는가....?!

그리고 도서관에 예약 걸어놓은 책은 언제쯤 내 차례가 되는 건지.

이래저래 불평 불만 가득한, 부정적인 생각은 집어치우고.

밝고 희망찬 미래만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때로는 식물처럼 제 갈길을 묵묵히 걷고 싶어지는 것이다.

푸르게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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