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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길가의 꽃

by 뽀야뽀야 202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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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만난 반가운 녀석들

울긋불긋 완연한 봄날

 

매번 지나치는 자리에 피어난 예쁜 꽃들이다.

저 노란 꽃은 뭉텅이로 자라있는 화단에서 비죽 튀어나와 있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찍어보았다.

보통 이런 꽃들은 흰색이던데.

희한하게도 노랑을 뽐내는 녀석을 보고는 꼭 나 같아서.

 

붉은 무더기의 꽃은 처음에는 색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눈길을 돌렸었는데.

어느 날 다시 보니 너무 아름다운 거라.

이렇게 사람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나?!

 

봄 하면 역시 꽃나무이다.

겨울 내내 앙상하던 가지를 드러내놓아 안쓰럽던 

그 몸에서 생명력을 뿜어내는 꽃나무를 보고 있자면.

나도 더 열심히 몰두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자기반성도 되고 의지를 다지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런 꽃나무를 보고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자주 바라보고 아끼고 사랑해 주는 것이.

너희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려나?!

한 주의 가운데가 쉬는 날이 되어버리니.

조금 어색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런데.

수험생한테 쉬는 날이 있기는 했던가?

물론 주말 꼭꼭 채워 쉬며 느긋한 나이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느낌이 든다.

어린이 날.

왜 어른이 날은 없나요?!

어른한테도 선물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할머니의 날, 할아버지의 날, 아주머니의 날.....

이런 거 다 생겨야 하겠지.

 

요즘 출산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그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시큰둥하다.

나는 인류 재생산의 의지가 많이 없거든.

물론 아이는 귀여워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데.

꼭 내가 아이를 가지고 내 아이를 돌보고 그런 느낌보다는.

무작위로 마주하게 될 아이들을 책임지고 올바르게 길러내는.

그런 교사로서의 역할을 더 기대한달까.

 

교사도 넓게 보면 부모님과 같다.

가르침과 사랑을 듬뿍 내려주지.

가끔은 혹독하게 다그치기도 하고, 등 떠밀어주기도 하면서.

학생과 밀고 당기는 그런 관계.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고.

두 개의 거대한 삶이 균열 없이 맞닿아 용해되어.

네 것 내 것 구분없이 조화를 이루는.

그런 어려운 과정을 다들 겪고 있다니!

정말 놀랍고 신비한 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이탈되기도 하고 삐걱삐걱 대더라도

서로 맞춰가려고 노력하는.

그런 힘겨운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 같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나는 너무 외톨이 섬 같다.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는 게 무서워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그대로 밀려나서.

홀로 되어버린.

조금은 불쌍하고 용기 없는 버려진 작은 섬.

 

그래도 같은 푸른 하늘 아래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

우리는 하늘을 공유하는 사이.

내가 마신 들숨이 네게도 전해 지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외롭지 않다.

가족하고 같이 지내다 보니 

[외롭다]는 느낌이 서걱거릴 때가 많은데.

진짜 홀로 되면, 독립하면 나는 그 외로움을 어디에 갖다 붙일 것인가.

그 대상이 남길이 될 수도 있고,

책에 몰두해서 탐독에 빠질 수도 있고.

뭐 취미는 다양하니까.

 

문득,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집이 

떠올랐다.

제목에 너무 이끌려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는데.

요새 시를 안 읽은지 오래다.

책꽂이에서 하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시집을 바라보며.

음식은 잘도 먹으면서.

마음의 양식은 전혀 쌓고 있질 못하구나.

싶은 내가 조금 모자라 보이는 아침이다.

 

서로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 인간에게 주어진다고 하는데.

그 사랑의 상대가 꼭 연인이어야 하나요?

사물이나 생명일 수는 없나요?

거리두기가 일상인 요즘.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사랑 하나 놓고 

저울질 하기 보다는 그냥 홀로 있고 싶은 기분이 더 커져가는.

그런 날이다.

이런 답답한 나도 작은 사건 하나로 홱 뒤집힐 수도 있겠지.

근데 그런 계기가 일상에서 벌어지기엔

너무 소설같은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유튜브 대본을 완성했다.

이번에는 비교적 술술 써지더라.

그래도 여전히 하루의 1/3을 잡아먹는다.

어제는 공부가 밀려서 저녁 늦게 강의 보면서, 

유튜브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귀찮은 일이구나.

하고 다시금 느꼈다.

좋아서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 균형 잡기란 쉽지 않구나.

오늘은 유튜브 촬영 못할 것 같고.

날이 좋으니, 산책 나가서 삶의 경험치를 더 쌓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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