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능글 대는 사람 딱 질색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덕질은 취향 파괴자이다.
특히나 남길이 능글맞음을 보였던 때는
바닷길 선발대(2020)에서였다.
특히나 아성과 규필의 막장 부부 상황극(!)을 조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게 능글미이다.
해경이(!!)까지 끌어들이는 그의 모습에 놀랐다.
유쾌하고 깨방정 떨어도 마냥 귀엽기만 한 것은.
덕후 레이더 때문인가?!
그리고 친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괴롭히기.
버릇없어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인데.
남길이 하면 그저 귀여운 하극상으로 보인다.
특히 웅퐈와 같이 있을 때.
너무 애교 머신 아입니까?!
나 같아도 그렇게 힘든 촬영 오래 같이 하다보면.
없던 정도 쑥쑥 자라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동지애 같은 그런 기분이 모락모락 나겠지.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 특히 대학생 때 악기연주 동아리를 했었는데.
방학 때 학교에서 합숙을 하며 악기를 배웠었다.
냄비에다가 밥도 짓고,
담력 기른답시고 오밤중에 공동묘지도 가보고.
곳곳에 숨어서 우리를 놀래주려는 선배들 귀청 떨어지게
소리도 질러보고.
산 속에서 미아되서 선배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자전거 빌려타고 언덕 내달리다가 지면에 얼굴도 갈아보고.
덕분에 공연 홍보는 커녕 개판된 얼굴에 대해 잔소리도 많이 들었었다.
동기 중에 유난히 능글 거리는 애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애는 시원시원한 생김새에 성격도 싹싹하여 인기가 많았다.
나는 그 애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합숙을 하다보니 외모가 중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사람의 됨됨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그저 얼굴마담인 줄 알았던 녀석이 의외로 주변사람을 잘 챙기며.
껄렁대기는 해도 힘든 일 앞에 척척 나서는 진득한 꾀돌이라는 걸.
정말 사람 속은 알 수가 없다.
같이 지내보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지.
그래서 공동생활을 하는 학창 시절의 경험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나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오롯이 누리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는 학창시절은 힘들긴 했어도 많이 미화되어
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것 같다.
한낱 대학 시절 기억이 이 정도인데.
연기생활을 10년가량 해 온 배우들은 어떨까.
끈적한 동료애와 우정, 브로맨스, 다툼,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그런 종류의 기억들.
등등 참 많을 것 같다.
사실 능글미 하면 대표작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인데.
극 중에 장사정이라는 인물은 배포가 크고 코믹한 인물로 그려졌다.
남길이 맡은 역할인데.
참 잘 소화하지 않았나 싶다.
당시에 극장에서
안타깝게도 나는 해적이 아닌 해무를 선택하는 우를 범했지만....
그 때는 남길에 대해 잘 모르던 때였던 것 같다.
지금처럼 열성이진 않았지......(반성)
그리고 영화관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소소한 깨달음과 감동은 나 홀로 만끽하는 게 좋아! 라는
방구석 폐인이었으니까.
요즘에야 외부음식도 반입되고 영화관이 사람 친화적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그 당시에 내게 영화관은 사치였다.
마음의 문턱이 높은 곳이었지.
그걸 깨부숴 준 것이 영화 레미제라블(2012)였던 것 같다.
홀로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었던 것도.
해적 때의 잘못된 선택을 딛고 일어나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라고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뭐 요즘에야 코로나로 인해 극장가기가 조금 꺼려지기는 하는데.
정말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한적해진 영화관이 참 좋더라고.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
그래도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빨리 코로나가 진정되고.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하여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뽀야도 1인 창작 미디어를 하고 있지만.
이게 봐 주는 사람이 없으면 되게 허무하다.
자기 만족을 위해서 하고는 있지만.
때로는 대답없는 메아리가 야속하기도 하고.
세상의 벽이 이렇게나 크고 두껍구나 하고 깨닫기도 한다.
그래서 관객과 팬이 소중하다는 것이지...(하트)
그런 의미에서 팬과 소통하고 항상 밝게 웃어주는 남길이 좋다.
요즘 시대에 인스타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오.
사실 더이상 계정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6시 내고향 에코백 사수를 위해서라도.
빨리 인스타를 파야 겠는데.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한없이 불편해 보이는데.
왜 이렇게나 퍼진건지 모르겠다.
이제는 글(블로그)->사진(인스타)->영상(유튜브)
이런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건가?!
그런 거라면 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네.
언제쯤 호모 사피엔스가 되려나.
능글미라는 게 사전으로 보면,
엉큼하고 능청스러운 태도가 있다고 하여.
능청과 비슷한 의미 같은데.
약간 배우 정웅인의 드라마 속 이미지를 덧입혀 보면 이해 하기 쉬울 듯.
아니면 능글 거리기로 유명한 권오중의 짤을 떠올려 봐도 좋을 것 같다.
갑자기 드라마 나쁜남자(2010)속 심건욱이 떠오른다.
건욱이도 한 능글 하는데.
주로 연상의 차가운 여인 앞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이더라.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도
여주 손예진이 차가운 해적 두목 역할이었으니 말이다.
덕후들에게 너그럽게 하는 말...
[이 곳에서 당신이 가장 아름다워요.] 이런 대사였다.
안타깝게도 덕후들에게는 [이 곳=인터넷] 한정이 되겠지만(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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