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남길이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이면
꼭 이 걸 할 것 같다.
뭐냐고? 바로 동네 이장님.
참 여기저기 끼는 거 좋아하고 사람에 둘러쌓여 사는 남길이라서.
적당한 책임감도 좋아하는 것 같고.
그런 모습에서 골목대장같은 면모가 보인다.
왜, 골목대장은 아이들을 무리지어 끌고 다니잖아.
항상 무슨 일이든 앞장서서 행하곤 하니까.
요즘에 골목식당이 유행인데.
골목 식당 아니고 골목 대장 남길이다.
내가 이 구역의 대장이다!! 이런 느낌이지.
예전에는 어렸어서 어디 가도 리더.
이런 느낌이 잘 살지 않았는데.
서서히 먹어치운 밥공기 수가 늘어가면서부터는.
리더십이나 구심력 같은 게 생겨난 것 같다.
원래 잘나고 멋진 사람들 주위에는 사람이 모이는 거라 했다.
그냥 그런 거지.
남길과 학창시절을 공유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날렸을지 상상이 간다.
본인 입으로도 학창시절에 인기가 많았다고 어떤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국민체조를 야하게 춰서 유명했다 라던가 하는 일도.
완전 말썽꾸러기에 골목 대장이었구만! 싶은 대목이다.
만약 시간이동이 가능하다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나는 허망한 질문을 많이 하곤 하는데.
뽀야는 과거로 가고 싶지가 않다.
물론 그 시절 속에 아빠가 계시긴 했지만.
뽀야 기억속에 남아있는 학창시절은 재밌는 일도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무채색이었다.
무미건조 하달까.
다채로움이 실종되어 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이 더 재미있고 편하고 좋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는데도 지금이 좋은 이유는 뭘까.
내 만족치가 굉장히 낮다는 게 아닐까.
소소하게 밥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면
족하다 싶은 그런 마음이 있어서가 아닐까.
예전에 자신에게 어떤 초능력이 생기면 좋을까? 하는 질문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순간이동도 있고, 투시력도 있고, 공중부양도 있고, 투명인간도 있고.
뭐 가지가지 였는데.
뽀야는 공중부양을 참 해보고 싶었다.
가끔 꿈에서도 나왔는데.
아파트 위를 징검다리 걷듯이 날아다녀보고 싶었다.
그 당시는 학생이었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투명인간이 되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험문제도 미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성의 목욕탕에 가본다거나 하는 퇴폐적 취향의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참 시끌벅적 하기도 했다.
근데 과거보다 현재가 좋다는 건.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
아빠를 떠나보내는 과정을 또 겪어야 하다니.
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현재를 선택한 것이다.
남길은 어떨까?
과거로 가고 싶을까?!
적어도 드라마 선덕여왕(2009)이 방영되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가 치솟던 그 때로 다시 가고 싶을까?
어쩌면 나처럼 지금이 좋다고 할지도 모른다.
타임머신이 필요없는,
그런 현실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게 나라는 말씀.
동생은 항상 플랜B를 이야기 한다.
그래서 지금 채널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에 몰빵하는 일은 너무 위험하다.
과거의 내가 그러했기에 지금 선택지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그래도 전문기술이 있으면 살아남는다고 하더니.
다행히도 자격증이라는 게 있어서 이렇게 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세월은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가 있기에 지금이 더 밝게 빛날 수 있는 게 아닐까.
남자아이들은 대개 사춘기때 되게 암울하게 보내고.
그래서 중2병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인데.
남길은 어땠을 지. 되게 궁금하다.
나의 중2는 너무 암울했다.
그땐 지금보다 더 하얬고 우울우울 열매를 달고 살았지.
그냥 목표가 없이 그날그날 연명해왔다 싶을 정도로
모든 것에 흥미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 Dir En Grey랑 BUMP OF CHICKEN의 노래를 많이 들었었다.
특히 디르에 푹 빠져있었다.
그래서 드럼을 좋아하게 되기도 했고.
어쩌면 더 깊이 드럼을 쭉 팠다면.
나는 지금 음악을 하고 있었을까.
끈기와 열정이 상실된 시절의 나라서.
학교교육과정은 충실히 따라 갔지만
몰개성이었던 그 시절의 나.
남들 다 줄여입는 교복을 그대로 크게 입고다녔던
센스 꽝의 나.
구부정한 자세, 빼빼마른 주제에 급식을 외면하던
그 시절의 배짱녀 나.
하나하나 꼽자면 너무 쭈굴쭈굴한 시절이라
다시 펼쳐보기 겁나는 그시절의 나의 모습이다.
아마 누구나가 다 그렇게 흑역사를 가지고 있을 듯.
남길도 지금으로서는 감도 안잡힐 정도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러던 시절이 있었는 듯하다.
원래 꿈도 작가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문학소년이었네.
나도 남자아이였다면 남길이 이끄는 모임에 끼어서
같이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아, 학년 대가 안맞겠구나.
그래도 동네 모임에 나이 제한은 두지 않으니까.
형! 형! 하면서 잘 따랐을 것도 같다.
그렇게 때로는 어떤 트인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 가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요즘이 더욱 그렇다.
계속 남길이 가는 길 따라 걷고 싶다.
한양 도성 길도 남길 도슨트 들으며 걷고 싶은데.
우리네 삶은 여유가 없다.
날도 걷기 딱 좋은데.
이제 더 더워지면 좀 힘들어 질 텐데.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충돌할 때.
늘 해야 할 일을 우선해 온 나에게.
이제는 선물을 좀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외장하드는 언제 오는 거지?
조급증이 또 발동한다.
분명 우리동네 근처에서 빙빙 돌고 있는데.
도착할 생각을 안 하네?(두근)
일단 유튜브 자료들을 빨리 옮겨서 편집해야 하는데.
일부러 바디도 핑크로 샀다.
핑크 외장하드!! 들어나 보셨는가?!
얼마나 예쁠지.....(두근두근)
원래 핑크라면 기겁을 하는 성격인데.
외장하드에 분별성을 부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000원이 더 비쌌어도 괜찮아.
주말에 하도 알차게 보내서 글감들이 쌓여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때의 감동이 퇴색되어가서 아쉽다.
오늘도 골목대장 남길이 이끄는 의식의 흐름대로.
줄줄 끌려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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