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칠어 보이는 이름을 가진 생명은 첫눈에 반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마트의 초입부분에서 한창 식물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요즘인데.
발걸음이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결국 집에 또 꽃을 들여놓게 되었다.
이번 꽃은 제발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
이 꽃의 이름은 데모루이다.
데모루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란다.
우와우와, 그냥 맘에 들어서 집어올린 꽃인데 꽃말도 예쁘단 말이지.
햇볕을 좋아하고 빛을 보면 잎사귀가 활짝 펴지고.
저녁이면 오므라든단다.
희한한 식물이네.
파격적인 그 가격 4500원짜리 화분.
이렇게 아름다운데 5000원이 안 되는 가격이 웬말이오.
거실에 두었는데 지나칠 때마다 보는데 너무 아름답다.
웬지 반경 1m 안에서 꽃향기가 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사실은 핑크스타에 날파리가 생겨나서 계피물 뿌려놓은 냄새였다.
데모루 옆이 핑크스타 자리라서리....(머엉)
엄마의 수고로움이 더해 갈 뿐이다.
우리집 식물 물주기 담당이 엄마이기 때문이다.
어째서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는 뽀야가 하지 않는가?!
다 이유가 있다.
식물을 기르고 챙기고 하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감도 생기고 삶의 의욕도 돋고, 친근감도 생겨날 정도로.
그렇게나 큰 역할을 하는 식물의 존재인 것이다.
아빠의 부재로 어딘가 마음이 허하고 부족할 엄마를 위해.
식물을 담당하여 기르게 함으로써 삶의 충족감, 만족감을 높이게 하는.
그런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실제로 엄마는 화분에 물을 줄 때, 식물들에게 잘 자라라고 말을 건네기도하고,
어딘지 모르게 기분 좋아 보인다.
새싹이 나는 걸 먼저 발견하는 것도 엄마이다.
매의 눈으로 식물을 관찰하곤 한다.
아침 출근 전에, 오후 퇴근 한 뒤에 화분 둘러보는 게 일과이다.
그리고 엄마만의 물주기 체크법도 만들었다.
화분을 들어 보았을 때 묵직하면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 것이고.
가벼우면 물이 다 빠진 것이므로 물 주기에 적기라는 뜻.
긴가민가 할 때는 이쑤시개로 흙을 찔러 본다.
검은 흙이 많이 묻어나면 나중에 물을 주고.
이쑤시개가 바삭바삭하면 물을 준다.
요즘에 시클라멘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더라.
우리는 찬란한 보랏빛 예쁜이 시클라멘을 말라 죽게 한 전적이 있어서.
그쪽으로는 얼굴도 가져갈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한 마음 뿐인데.
꼭 봄꽃 판매장에는 시클라멘이 있어서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어떻게 기르시기에 저렇게 탱글탱글하게 줄기가 뻗어나가는 것인지.
아마도 우리가 시클라멘을 고사시키게 이유는 과습일 때문일 테지만.
분갈이도 하지 않은 화분이 시름시름 앓다가 꽃대가 축 처지게 되고.
그리고 죽게 되는 그런 슬픈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아서.
꽃화분만은 피해왔는데.
데모루는 지나칠 수 없었다.
일단 너무 꽃이 해말고 예뻐.
잎사귀 끝에만 예쁘게 물든 것이 너무 아름답다.
절대 물을 많이 주지 말자.
과습은 원예의 적이다.
그리고 같이 들여온 행운목도 있는데 그건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고.
그나저나 키우기 쉽다는 제라늄도 키워보고 싶기는 하다.
이번에 데모루 성공하면 다른 꽃에도 슬금슬금 손을 뻗어 봐야지.
그러고 보니 요새 다육이의 활동이 저조하다.
아마도 새로 자라난 잎사귀가 흙위를 많이 가려서.
그래서 물이 안에 가둬져서 또한 자멸의 길을 걸으려 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가지치기를 좀 해줬다.
그리고 통통하던 잎을 잔뜩 매달고 있던 다육이 하나는.
잎을 툭툭 떨구더니 가지만 휑하게 남아있게 되었다.
우와, 다육이는 웬만해서 잘 자라고 죽지 않는다던데.
어째서 우리 손이 닿으면 다들....(오열)
그리고 자라나는 모양이 예쁘지가 않아서 걱정 중.
햇볓이 쨍하니 드는 창가가 집에 있다면 좋을 텐데.
고장난 블라인드로 인해 햇빛이 잘 못들어오고,
확장 공사로 인해 베란다가 없는 우리집이라.
식물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래서 음지를 선호하는 화분을 데려온답시고 마음먹은 게.
다육이 였는데.... 어째 묘하게 자라고 있다.
다육이는 방치플레이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신경 안쓰는 게 최고로 신경쓰는 거라던 사장님의 말씀.
물 자주 주지 말고 그냥 냅두면 잘 자란다고 했던가.
그런 것 치고는 잎사귀를 너무 떨구면서 자라는 것 같은데...
원래 이런건가...?!(허걱)
그러고 보니 데모루도 첫 날에 비해 꽃이 조금 시들해진 모습.
이거이거 꽃 키우는 게 매번 가슴이 철렁해서 어쩌나.
오늘은 죽었을 지도 몰라 하고 두근두근하며 거실로 나가는 이 발걸음에.
슬픈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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