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지어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
내 미소를 책임지는 그의 이름은 김남길.
그의 매력에 치인 지도 꽤 되었다.
벌써 46번째 매력에 반하는 중.
남길은 아들만 둘인 집에서 태어났다.
장남으로서 좀 근엄하고 진지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이게 웬 걸.
남길은 집에서 딸같은 역할이라고 한다.
아들임에도 딸같이 살가운 성격이라니.
너무너무 찰떡인 특성이다.
안그래도 말도 조잘조잘 많고 설명이 길고 그래서
예상은 어느정도 했지만은.
나의 경우를 보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독설쟁이인 성격은 변함이 없다.
정말 나랑 정반대인 성격이 아닐 수 없다.
다들 나를 보며 딸로서의 역할을 하고 살겠거니 생각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딸다운 맛이 없달까.
아살구가 없다고나 할까. 애교도 없고(최근에는 노력 중) 그렇다.
때로는 차가운 말을 불쑥 내뱉어서 모두를 얼어붙게 하는가 하면.
아빠 아프실 때는 정말 고슴도치 같아서
뭘 해도 뾰족뾰족.
주변에 사람이 다가오는 걸 싫어했었다.
되게 신경이 날카로웠던 것 같다.
그걸 엄마가 다 받아내느라고 여기저기 마음에 구멍이 났을 것이다.
요새 산책하면서 아빠 얘기도 하고 우리 삶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엄마는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치를 많이 부여하시는 것 같다.
내가 조금 지쳐서 속풀이를 할 때면 엄마도 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다며.
같이 침울해지고 그러곤 해서.
나는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가족 끼리라도 말을 가려서 해야 겠구나.
나의 우울함이 전도 될 수도 있구나. 조심해야겠어, 이렇게.
날이 더워지니까 짜증이 늘어간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말들이 고약한 도미노처럼 자리에 꼿꼿하게
서서는 넘어가지 않고 어깃장을 걸어댄다.
이럴 때 진짜 조심해야 돼.
주말인데도 주말같지 않은 이 우중충한 하루의 시작이
남길 글이기 때문에 항상 다행이다.
쓰면서도 히죽히죽 욳음이 새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요즘 유튜브로 노다메 칸타빌레 작업을 했는데.
드라마임에도 만화같은 요소가 많아서 보는 내내 재미있다.
드라마 열혈사제(2019) 속의 개그 해일이 겹치기도 하고.
남길이 코믹한 연기도 많이 해줬으면 한다.
영화 기묘한 가족(2019)에서와 같이 진지하면서 코믹한 그런 배역.
특히 좀비를 가족들에게 설명할 때의 그 정신 반쯤 나간 설명 너무 좋았다.(ㅋㅋ)
어떻게 하면 내가 남길을 좋아하고 아끼는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에서 시작한 남길 치임 포인트였다.
내가 이렇게 적다보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해 주지 않을까?
같이 더 재밌는 덕질 할 수 있는 소스가 되지 않을까?
그저 한번 훑고 씨익 웃어 넘길정도의 소재는 되지 않으려나?
그런 마음이 한가득이다.
정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다.
그걸 아빠 떠나신 후에 많이 깨달았다.
사실 아빠는 내가 자신에 대한 고마움이 많이 없는 것 같다는 말씀을
엄마께 자주 하셨었다고 한다.
그게 아닌데.....나는 누구보다 아빠에게 감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을 하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부분이다.
아빠에게 비친 내 모습이란 그저 표정 없이 밥상 차리고 걷어가며,
문 콩 닫고 공부만 하는 매정한 딸내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
그냥 하숙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일 깎는 자리에 둘러앉아 같이 TV보며 뉴스 평론하며
그렇게 소박하게 도란도란 하는 시간들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나는 너무 말이 없는 자녀였다.
이중적이게도 엄마한테는 참 말 많은 딸이었는데 말이다.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라는 대전제를 깔고서
나는 더 표현할 필요가 있다.
고마운 마음, 감사한 마음. 사랑의 마음.
이런 거 말하지 않으면 하나도 모른다니까!
지금 망설이고 있는 당신도.
좀 표현 하면서 사세요.
누가 뭐라고 안 해요.
[좋아하면 좋아한다, 왜 말을 못해!!]
그런 유명한 드라마 대사도 있었잖아.(파리의 연인, 2004)
그래서 블로그에는 내 감정을 가득실어 표현해 놓으려고 한다.
나중에 누군가 내가 떠올라서 살펴보았을 때.
얘가 이 때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알 수 있게 말이다.
약간 사족이 많은 자서전 같은 느낌으로.
예전에는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나도 적어보려고 몇 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몇 가지 없었다.
하고 싶은 것도, 추구하는 것도
또렷하지 않았어서 그랬나?
지금이라면 한 100개는 적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끝이 없다는 걸.
남길 자료 모으면서 알게 되었지.
살면서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 하나 있다는 건
다시 말하지만 정말 삶이 풍요로워지는 그런 일인 것 같다.
시간 낭비나 헛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을 것도 같지만.
내 할일 차분하게 잘 하면서 취미로 그럴 수 있다는 것은.
다시말해 덕질을 한다는 것은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내 덕질은 덕질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말이다.
남길을 중점으로 확장되어 가는 관계도도 재미있다.
요즘에 한창 활발하게 드라마 오월의 청춘(2021)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이상이와 배우 금새록이 바로 그 훌륭한 예이다.
놀면 뭐하니(2021)에서 남길 이름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던
배우 이상이는 한번 다녀왔습니다(2020)에 나와서 널리 얼굴을 알린 배우인데.
그 때부터 이미 내가 그에 관한 글을 쓰기도 했었다.
관련 글은 여기에.
https://shinyababy.tistory.com/entry/양-닮은-배우-이상이
그리고 드라마 열혈 사제에 남길과 같이 출연했던 배우 금새록도
요즘에 골목식당 새 MC를 맡는가 하면 드라마도 순항중이고.
이렇게 내 배우 지도가 확장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은 참 좋다.
앞으로 더 더 많이 가지를 뻗어 나가서
한눈에 쏙 보는 내 배우 지도를 그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싶다.
내 지친 삶에 단비를 뿌려주는 엔도르핀 남길에 관한 이야기.
축 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그 힘에 대하여.
생각을 뒤집어서 이런 팬 하나가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긴 하루 끝에 피식할 수 있는 그런 글이 된다면 정말 영광일텐데 말이다.
김남길 파이팅! 뽀야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