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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쑥쑥 선인장

by 뽀야뽀야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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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게 자라나는 선인장

너의 질주를 막을 수 없어

 

원래 몸뚱이 전체가 서서히 자라는 줄 알았던 선인장 말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선인장 정수리에서 뻗어나온 새싹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자라버렸다.

참 신기하게도.

어디까지 뻗어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저러다가 고꾸라져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 말이다.

잘라서 옮겨 심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안타깝게도 우리동네 꽃집 주인 아주머니는 살갑지가 못하시다.

무서워서 물어보기도 겁나.

보통 원예 하시는 분들은 해박한 지식을 가져서 감탄하곤 하는데.

그 아주머니는 자신의 팁을 전수하기를 꺼리시는 것만 같아서.

그나마 로컬 매장에 찾아오는 꽃집 아줌마가 엄청 친절하여서.

다시 찾아뵙고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은데.

격주로 찾아오시는 것 같아서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

 

선인장이 이렇게 실시간으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여린 녹색이 성큼성큼 천장을 향해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다 가슴 벅차고 대견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주말에 한 일이 별로 없다.

공부를 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실컷 놀았는가 하면 그것도 어정쩡하다.

도대체 뭘 한 거지?

밥먹고 쉬고 그거밖에 한 일이 없구나......저런.

이래서야 10시까지 버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습관 하나를 제대로 잡아가는 과정이라는 게.

처음엔 많은 거 바라지도 않고. 그저 10시에 깨어있기를 소망했었는데.

이젠 욕심이 자꾸 커져서.

그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독서대에 다음에 읽을 책을 세팅했다가 다시 허물어뜨리는 일이 반복되고.

정해놓은 일정을 자꾸 뒤로 미루는 요즘.

더워져서 그런가?

왜 만사가 다 귀찮은 것일까.

오늘은 새로운 공모전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두근두근 화성시 SNS 공모전이라 하여.

여행이나 일상을 주제로 유튜브나 인스타를 올려서

주소를 공모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 된다.

기한도 8월 말로 넉넉하고.

총 상금도 5000만원으로 푸짐하다.

총 38작품을 선정하는데 

유튜브는 영상을 올리는 것이고 인스타는 이미지를 올리는 것이므로

상금의 차가 있더라.

각각 대상 1명/우수상 3명/장려상 5명/입선 10명.

이렇게 나뉜다.

물론 누구나 대상을 노리고 참여하겠지.

응모 자격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열려있는 공모전이라 하겠다.

 

휴일에 공모전을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봐야 겠다.

저번 성우 챌린지 때도 그랬지만.

때로는 무모한 열정이 그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 재밌으므로.

부딪치고 나서 깨지더라도 그 도전의 순간이 빛났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선인장이 한계없이 자신을 쭉쭉 밀어 올려서 성장하는 것처럼.

나도 내 한계를 스스로 단정짓지 말고.

쭉쭉 자라나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나저나 너무 위태로운데?!

약간 오른쪽으로 휜 것도 같고 말이지.

살아남은 다육 화분 중에 하나가 같은 방향으로 휘어지며 자라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분명 마트에서는 다육이가 냅두면 쑥쑥 큰다고 하였는데.

어째, 잔뜩 장만한 다육이는 하나 둘 죽고 이제 몇 화분 남지 않았다.

 

영어 라디오가 없는 일요일 저녁이 한껏 늘어져서 괴롭다.

나는 왜 저녁이 되면 정신이 나가버리는 걸까.

정신들이 다들 칼퇴한다니까.

셔터도 확 내려버려서 도무지 사고가 안돌아간다.

그냥 멍하니 책을 읽거나 컴퓨커를 하거나.

그것도 안되면 자야지 뭐.

그래도 저녁 10시까지 버티기는 순항중이다.

어제는 11시까지 버텼으니 내게는 소소한 발전이다.

선인장이 꽃을 피우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집 인장이라면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저렇게 빠르게 자라는 선인장은 본적이 없다.

날마다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내는 선인장 처럼.

나도 쑥쑥 자라고 싶다.

물리적인 성장은 이제 멈췄지만.

그래도, 정신의 계발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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