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귀여운 강아지를 댕댕이라고 부르는데.
남길에게 댕댕미가 느껴질 때가 왕왕 있다.
거친 눈빛에 높은 콧날으로 가리고 있지만.
사실 그는 귀여운 미소를 숨기고 있는 댕댕이인 것이다.
특히, 드라마 명불허전(2017)을 보며 깨닫게 되었지.
허봉탁이 얼마나 댕댕미를 흘리고 다니는지 말이다.
개량한복 같은 의상과 질끈 묶은 뒷머리가 꼬리 같아 보이기도 했으니.
그가 해맑게 씨익 웃을 때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이었다.
밥만 주면 좋다고 쫓아갈 것 같은 허봉탁이가.
진지하게 연경을 바라보며 가슴에 대침을 꽂던 그 대침이가 맞는가...?!
1인 2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코믹한 봉탁이와 진지한 임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고갔던 신박한 연기였다.
흑화된 임이도 멋지구리했지만 외모만 봤을 때는 오히려
머리카락도 짧아지고 하여 더 앳되보이는 모습이었어서.
임이가 복도 같은데를 쪼르르 걸어가면
엉덩이 뒤에 커다란 꼬리가 보일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생남길의 댕댕미는 바닷길 선발대(2020)에서 보여준 모습이었지.
멀미 안하는 강력한 바다 남자 남길을 엿볼 수 있었는데.
요리할 때라든지 규필을 짓궂게 놀릴 때마다 등장하던
간사한 웃음소리를 나는 기억하고 있다네....!
그리고 요트랜드에서 해맑게 웃어젖히던 그 모습도.
대체 왜 여행을 가는데 운동도구를 챙겨오는 건지.
의문의 세팅을 두고 의아해했었는데.
그건 성웅의 빼놓을 수 없는 루틴이었고
거기에 동참하여 요트 위에서 헬스장을 만들어 대던
두 사내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특히 형이랑 있을 때 남길의 댕댕미가 UP된다.
당장 머리칼을 흐뜨리고 싶어지는 소년같은 고분고분함에.
또 가끔은 형 무서운 줄 모르고 기어오르는 장난꾸러기까지.
금방이라도 눈에서 눈물이 똑똑 떨어질 것 같은 착각이 드는
눈망울을 해가지고서는 빤히 상대를 쳐다본다.
그러면 상대방은 이기지 못하고 남길을 토닥여 주지.
그런 면에서 투닥투닥 하지만서도 참 좋은 사이가 성웅과 남길이 아닐까 싶다.
같이 배우로 일하면서 얼마나 접점이 많겠는가.
그리고 바닷길 선발대로 초청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을 거다.
비록 큰 형님 성웅은 지독한 뱃멀미로 고생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거의 선발대 뒤편 쯤에서 따라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그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었지.
댕댕미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연기한 장사정이라는 인물은 수다스럽기도 하고, 장난기가 넘치는.
진중한 척 하지만 깨방정 떠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해적단의 두목 여월에게 농을 던지기도 하고 짓궂게 구는데.
그 모습이 댕댕이가 떠오를 정도다.
주인이 싫다고 해도 쫄래쫄래 따라 붙으며 꼬리를 흔드는 대형견.
원래 댕댕이는 작은 강아지 같은 모습을 일컫는다지만.
남길의 신장을 생각하면 말 잘듣는 골든리트리버 정도...?!
아니면 까칠하면서도 귀여운 시베리안허스키....?!
드라마 상어(2013)때 만나서 진한 여운을 남겼던 남길과 배우 손예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라는 영화에서 상대역으로 다시금 만나게 된다.
진중한 두목 역을 하는 배우 손예진의 연기도 좋았지만.
옆에서 세상을 호령하며 다가지려드는 배포 큰 장사정이 더 재밌고 마음이 갔다.
5개월 간 촬영했다고 하는데 그간 힘들기도 했겠지만 전우애가 많이 쌓였을 것 같다.
물에 반쯤 잠겨서 연기하는 역할이었고. 그래서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이 영화로 배우 손예진과 유해진은 대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각각 받게 된다.
그러고보니 이 때도 남길은 상복이 참 없었네.
저정도의 열연이면 뭐 하나 받을 만도 한데. 경쟁자가 배우 유해진이라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남길X예진 조합을 상어 이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영화였다.
그리고 잘 보면 영화 중에 설리도 해적단 꼬맹이로 나왔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말이다.
은근히 남길 작품 따라가다보면 익숙한 이름을 여기저기서 발견하게 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더니. 그 말이 진짜네.
남길 캘린더만 봐도 댕댕미가 묻어난다.
무서운 척 점잖은 척 그러고 서 있어도 댕댕미는 숨길수가 없다.
특히 달력 메이킹 영상만 봐도 아주 떠들썩한 것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더만.
2020년과 2021년은 시즌 그리팅이라는 이름으로 남길달력을 냈는데.
2020년에도 액자용 사진은 몇 장 있었지만 2021년에는 아예 사진집을 내서.
한참 리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되게 행복했다.
잡지 사진도 잘 모으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그렇게 단독으로 찍은 거는
오랜만이니까.
사실 이전의 사진집은 절판인지 뭔지 중고로밖에 구할 수 없어서.
손대지 못하고 있단 말이지.
인투더 와일드였던가 그거 말이다.
광대가 승천하고 있는 남길의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이렇게 귀여운 사람이 또 있나 싶다.
아니 이 분이 이래 보여도 지금까지 먹어치운 밥 공기로 따지면
꽤나 연식이 있는 분이라고...(!)
그럼에도 소년미, 댕댕미가 느껴질 정도면
실제 성격에도 상당부분 그런 매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사실 댕댕미라고는 했지만.
사람 잘 챙기고, 사람 좋아하고. 그런 것도 댕댕미에 속한다고 본다.
강아지는 사람을 참 좋아하고 믿고 따르니까.
나는 사람하고 처음 만나서 어울리는 것을 잘 못하는데.
술자리 같은 것도 싫고 그런데.
남길은 꼭 어떤 행사가 있으면 뒤풀이나 이런저런 자리에 꼭 끼어있더라.
사람이 좋아서 그런거지.
성공하는 사람들은 보면 항상 사람 속에 둘러쌓여 있다.
그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지.
글쎄, 너무 사람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면 피곤한 사람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남길은 그 미묘한 균형을 잘 잡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좋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 수 있는 그의 인맥은 끝이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배우 주지훈과의 이야기.
이 둘은 누가 투머치 토커인가를 두고 격렬하게 다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 같다.
만연체 남길도 꽤 세거든(?)
요즘은 그래도 수상소감이나 이런 걸 보면 많이 좋아진 듯하나.
그래도 더 말하고 싶어서 꼼질대는 게 보여서.
기분 탓인가...?!
그리고 배우 고규필과 있을 때의 형 남길도 댕댕미 뿜뿜이다.
동생을 놀리지 못해서 안달난 귀신이 붙었나 싶을 정도로.
규필의 혼을 쏙 빼놓는 그 모습에 웃음이 나곤 했다.
진짜 환장의 조합인 것 같다.
열혈사제는 한 번 해봤으니까.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면 좋겠다 싶다.
그러고 보니 규필의 연기, 카이로스(2020)에서도 좋았는데.
부성애가 느껴지는 역할이라 어머어머 하면서 봤었다.
배우는 시청률이 신경쓰일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그 작품의 모든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작사나 방송국에게는 전부일지 몰라도 말이다.
요즘에는 꼭 TV라는 매체만 있는 게 아니라서.
시청률이 분산되는 편이고, 그럼에도 인기있는 작품은 꼭 있고.
그렇지만 작은 작품이라고 해도, 마구 주목받지 않아도
우리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는.
기회가 열려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예술 다양성이 풍부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런 시도 저런 시도도 해보고 더 나아지는.
문화예술계를 바라고 소망한다.
어쩌면 그런 시도에서 길스토리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르지.
이번에 엔터사업도 시작하게 되었는데.
길 읽어주는 프로젝트도 좋았고 여러 프로보노들과 함께 하는 작업도 좋았다.
더 나아가서 남길이 더 많은 무대와 자리에 설 수 있게 되고.
앞으로 펼쳐질 길이 꽃길이었으면 좋겠다.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많고, 촬영 중인 영화도 있는데.
하나 같이 다 손꼽아 기대하는 중이다.
출연작 정주행 하면 남길이 머릿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댕댕미 뽐내며 왕! 하고 짖으며 달려와서, 참 잘했어요~ 라고 해줄 것만 같다.
'보이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남길 필모 뇌구조7 해적 장사정 (0) | 2021.03.11 |
---|---|
대파 키우기 (0) | 2021.03.10 |
김남길 필모 뇌구조6 어느날 이강수 (0) | 2021.03.09 |
김남길 치임 포인트5 목소리 (0) | 2021.03.08 |
트레드밀 40분 (0) | 2021.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