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개지는 목과 얼굴
남길은 술에 약하다.
그걸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예능이 있으니.
바로 tvN의 인생술집(2017)이다.
화면 초반에는 꽤나 멀쩡하게 등장하지만.
점차 술잔 지나다니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목이 시뻘개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가 있다.
사실 아빠도 술에 꽤나 약한 편이다.
조금만 마셔도 온통 새빨개 진다.
그래서 술 마신 티를 다내고 다니셨지.
몸이 잘 이겨내지도 못하는 술을 많이 드시고는
그렇게 큰 목소리로 고래고래 자식들을 챙기곤 하셨다.
근데 동생이 그 기질을 이어받을 줄이야?!
동생도 조금의 알코올만 들어가도 새빨개 지곤한다.
아마도 엄마가 술을 마셔도 티도 안나는데.
나도 비슷할 것 같다.
근데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술을 입에 댄 적이 없다.
친구들 사이에서 술 안먹고도 취해 보이는 사람 1위를 한 적도 있으니.
대학교 MT가서는 술을 못 먹는다고 하니 탄산음료를 내밀기에.
페트병째로 반샷 해버렸다.
그 후에 받아먹은 어묵탕이 나름 정겨웠다.
그리고 수건을 틀어쥐고 끊이지 않는 트림을 했었지.
꽤나 재밌는 경험이었고 단숨에 얼굴이 과에 다 알려졌지.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때 나는 일본어에 진심으로 빠져있었기에.
일본어 쪽으로 발을 빼면서 동기들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학부에서 과를 변경한 것이니까.
전과라고는 할 수 없고...... 이적이랄까?!
당시 과대를 노리고 있던 키 큰 동기 어르신이 같이 부과대를 하자며
은근히 권유를 넣었지만.
바보뽀야는 알아듣지 못하고 과를 바꿔버린 것이었다.
아호미야보다 더한 바보였던 것이다.....(일드 호타루의 빛 참고)
그나저나 이 시간에 블로그 글을 작성하고 있자니.
신기하다.
오늘 공무원 시험만 아니었어도,
상큼하게 오전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느긋하게 TV를 보고 있었을 텐데.
그래도 가지말까를 수십 번 고민하다가 갔다오니.
내 안의 뭔가가 꿈틀대는 느낌이다.
앞으로 공부에 대한 방향성도 잡혔고.
확실히 실력체크는 학습에 필요한 단계임이 분명하다.
술에 약한 사람이면,
실수도 좀 하고 그럴 법도 한데.
남길은 그런 에피소드는 많이 없는 것 같다.
그가 매우 아끼는 웅퐈는 아마 남길의 술버릇이나 비밀 같은 거
잔뜩 쥐고 있겠지.......(왠지 흐뭇)
기다란 목으로 뒷목을 벅벅 긁으며 술에 살짝 취한 남길이 보고싶다.
1일 1남길 하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도 꾸역꾸역 졸린 눈을 비벼가며 글을 쓴다.
블로그를 쉬지 않고 하는데.
그 동력의 절반은 남길로부터 나오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라면 이렇게 술술 써질 수가 없는데.
사실 남길 소스는 여기저기서 많이 주워들어가지고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데.
분야별로 나눠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레 정리가 되는 것이 또 신기하다.
오늘 새롭게 라이너블의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
의자 뒤에 딱 붙이는 것이 아닌.
의자 끝에 살짝 걸친다 싶을 정도로 놓고 앉아야 자세 교정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걸 모르고 매일 엉덩이 끝에 딱 붙이고 앉고 그랬네.
역시 나는 제일 가는 바보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 일본어 자격증 시험도 빨리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을 봐보니까, 시험 자극이 되게 좋은 것 같아서 말이다.
공부를 촉진하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제일가는 것은 역시 시험인 것 같다.
어떤 보상이 없더라도. 점수를 잘 받고 싶은 마음이 앞서니까.
다행히도 JPT는 매 달마다 시험이 있고.
응시료도 PTE 같은 시험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물론 땅 판다고 해서 43500원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나 상황이니까.
조심은 해야해서 아마도 7월쯤? 보게 될 것 같다.
한창 더울 때네.
더운 여름날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시험보러 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시험도 그랬고.
공무원 시험도, 임용고시도 그랬다.
다른 시험은 아침에 가는 거라 집에 오는 길이 무더웠던 기억이 있다.
근데 사무자동화 시험은 낮에 가는 거라서 되게 더웠던 기억.
물론 무척 편하게 아빠가 태워주시는 차를 타고 갔었다.
시험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의 기억이 생생한 건.
내가 시험 보는 동안 시간과 숨죽여 싸워야 할 아빠가 걱정돼서였을까?
곧 시험 볼 딸내미를 걱정하는 아빠의 마음이 전해져서 였을까?
아빠가 지금 너무 보고싶기 때문일까?
저, 시험 잘 치르고 왔어요.
점수가 뭐가 중요해요.
시험이 끝났다는 게 중요한 거지~
하면서 투정도 부리고 그러고 싶은데 그 자리에는 아빠가 안 계신다.
그 사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남길을 아빠라고 부르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아빠를 떠올리는 나같은 사람도 있기는 하겠지.
내게 아빠는 단 한 분 뿐이기에.
차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아마 영원히 부를 일이 없을 지도 모르는.
단 한사람만을 위해 남겨놓은 그 이름.
아빠...................
오늘 더 사랑합니다.
저같이 못난 딸 지켜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부디, 그 곳에서는 걱정없이, 고통없이 편히 쉬세요.
뜬금없이 아빠가 많이 떠오르는 날이구나.
큰 시험 끝내서 그런지 몰라도.
이런 날에는 아빠의 든든한 어깨에 기대고 싶었는데.
이제는 아빠 역할을 대신하는 똘똘한 동생 덕분에.
오늘도 웃는다.
언제나 가족의 품이 가장 좋다는 걸 잊지말고.
남길한테 잘하는 만큼.
가족에게도 충실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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