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혁이는 쫑알쫑알 불만이 많은 캐릭터였다.
그가 평소에 즐겨 착용하는 츄리닝을 그대로 입고 출연 결정을 하였다.
원전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당시에 원전이 핫이슈기도 했고. 안전불감증에 빠지기도 했으니까.
시기를 잘 탔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
거의 떠밀리다 시피 하여 세상을 구할 영웅이 된 재혁이다.
이렇게 찌질한(?) 영웅은 없었다....!
두렵다고 가족과의 작별을 감내할 수 없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마지막 폭파 버튼 누르기까지의 장면에서 눈물 콧물 많이 쏟았을 것 같은데.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거 신파가 너무 심하다고.
그렇게 피해왔었는데 어쩌다가 보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기묘한 가족(2019)에서 또 만나게 되는 정재영과의 작업이었다.
남길의 작품을 보면 인물이 얼기설기 다 얽혀있어서 찾아보면 재미가 있다.
그리고 김명민이 특별출연을 하였다.
무능한 사람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꽤 묵직했다.
그리고 진짜 눈물이 나올만한 소스는
이 작품이 김영애 선생님의 마지막 영화였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눈물샘을 폭발시키는 영화다.
게다가 배우 주진모를 비롯한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
대책은 없습니다. 라는 말이 너무 무책임해서 보는 내내 힘들었다.
하필이면 왜 폭파 기술자가 재혁이어서...
그렇게 재혁이도 죽게 되고. 그렇게 사망 필모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이제는 안 죽는 캐릭을 찾는 게 더 빠르겠어...!
극 중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는 재혁이를 꼭 기억해야 될 것이다.
모두를 위해 희생한 의인 강재혁이 말이다.
꼭 원전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우리나라 곳곳에서
의롭게 자신을 희생하며 하루를 버텨내는 많은 분들의 노고를
되짚어보게 되었다.
남길은 조금은 철부지 재혁이로부터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담담한 재혁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해내었다.
베우들의 사투리가 어색하고 문어체 어투라고 지적받고는 있지만.
그래도 사투리가 없었다면 연기의 맛이 잘 안살았을 거 같다.
부산은 부산만의 트렌드가 사투리니까.
원전으로 인해 모든것을 잃은 재혁이가 또 원전 때문에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플롯도
되게 슬프고 억울하고 안타깝지만.
이 영화가 주는 상징적 의미가 너무 강해서.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읽혀서.
그저 슬퍼하고 있어서만은 안된다는 걸 보여준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
근데 어쩌면 재혁이가 그대로 도망가버렸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살아남았더라도 TV를 보며 엄청 후회했을 캐릭터다.
한국형 재난영화를 제대로 보여 준 작품이었고.
제작기간이 4년이나 되는 어마무시한 영화였다.
이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이 생기고.
점차 더 규모와 판이 커지는 효과를 낳지 않을까.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속단하기 보다는 말이다.
꺼지지 않는 불. 그곳에 있었던
강재혁이라는 인물의 의로운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왜냐면 나는 남길의 팬이거든.......
그리고, 이제는 죽는 캐릭 말고 좀 밝고 장수하는 인물을 연기했으면 좋겠다.
코믹연기도 잘하면서도 눈물 나고 가슴 애리는 연기를 선호하는 것 같아서.
하나같이 불우하고 슬픈 운명을 짊어진 그런 캐릭 보는 것만으로도 슬프다.
눈물 나게하는 영화는 안보려고 노력하는데.
또 걸려 들었다.
기분이 찬물 끼얹은 듯 차분해지는, 좀 먹먹해지는 그런 영화였다.
사람냄새나는 히어로라서 더 마음이 가는 캐릭터 재혁.
피폭 상처 가득한 얼굴 보는데 내가 더 쓰라렸다.
그리고 그의 숨길 수 없는 츄리닝 사랑도.......(아아)
예전에 어느날 찍을 때는 여배우 천우희랑 둘이 츄리닝 입고 왔다매.
그런 취향도 잘 맞는 사이라니. 왠지 흐뭇하다.
운동복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옛날의 그런 트레이닝복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근데 그 돈이면 다른 멋진 옷을 사겠어...이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지.
하여튼 남길은 특이하다.
진지한 영화 두고 츄리닝 얘기나 하고 있는 나도 참.
그래도 그의 츄리닝 열연이 있었기에 비극적 마무리가 더 돋보이게 된 거라는
그런 깊은 뜻이 담겨있는 말이다.
이제 슬픈영화는 그만........(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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