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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나요

김남길 필모 뇌구조14 후회하지 않아 송재민

by 뽀야뽀야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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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충격이었다.

일단 그들의 불꽃같은 사랑에 중점을 두고 따라가면

훨씬 가깝게 그들의 마음을 전달 받을 수 있다.

처음엔 이름 물어보는 것이 고작이었고 그것도 힘들던 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몸을 겹치게 되고. 그러는 거지.

아마 그냥 남주와 여주가 나오는 평범한 영화였다면.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퀴어영화이기에 더 특별했고 역설적이게도 평범한 사랑을 다뤘던 영화.

그리고 이 영화로 당시 이 한이라는 예명을 쓰던 남길이 영화 데뷔를 하게 되었다.

수민이와 재민이는 어쩌면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진정한 사랑 앞에선 약자가 되지만 말이다.

재민이의 수민이를 향한 흔들림 없는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매력은 영화음악에 있기도 하다.

3인도 모던 락밴드 VOY의 리더인 이병훈 감독이 작곡한 음악들이라 한다.

그 중에 영화 예고편에도 쓰인 first night이라는 곡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곡을 비롯한 다양한 곡들이 있었기에 영화가 더 생동감있고.

대사가 하는 역을 이어받아 음악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어두운 밤에 건물 창문으로 들여다 보는, 둘의 한밤중의 춤추는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둘에게는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겠지.

 

나도 내 모든 조건을 따지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그런 사랑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까? 싶게 만들었던 영화다.

그런 일은 영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랑 회의론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더 갈구하고 추구하려 얘쓴다.

그렇기에 나도 사랑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에 아닌 듯 뒷덜미 잡혀 끌려가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열악한 상황에서도 더 나은 사랑을 꿈꾸는 모든 청춘에게.

영화는 후회없이 사랑하라 라고 말을 건네고 있다.

 

왜 항상 연인이 동등한 위치에 있지 못하고 한쪽이 어떤 면으로든 우월한 지위에 있게 되는 걸까.

그런 구조가 안타깝긴 했다.

자칫 동정이나 환심 베푸는 걸로 비춰질 수 있고, 그렇게 오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품 속 수민이도 잔뜩 날이 서서는 재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길 수차례.

하지만 결국 마음을 열게 된다.

그 모습에 나도 랜선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게다가 수민 역을 맡은 배우 이영훈은 독특한 징크스가 있다.

같이 출연한 사람은 유명해지는데(예:김남길) 정작 자신은 유명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아... 여기서 눈물을 좀 훔쳐야 겠는데.

 

나도 남길을 통해 이영훈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으니.

군인 역할 좀 그만 하고 좀더 배역의 스펙트럼을 넓혀가셨으면 좋겠다.

그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고.

배역은 이미 정해져서 대본이 던져지는 거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

 

남길도 인터뷰에서 후회하지 않아에서의 재민이와 수민이를

그저 사랑하는 사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우리가 편견을 뒤집어 씌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냥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얘기라고 이 영화를 이해하면 어떨까.

나는 남자인데.... 어라... 내가 사랑한 사람이 남자였을 뿐이구나.

이런식으로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곘는데.

 

영화속 대사가 병맛이라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비판과 비난은 가려서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사람을 갈아넣었는지.

그저 한 번의 기회로 모든 걸 판단하려 하는 관객은 잘 알리가 없다.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지.

 

그런 점에서 퀴어 영화도 많이 발전해서.

더 따뜻하고 우리의 숨겨진 본능을 이끌어내는.

그런 실험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작품이 더 나오기를 바란다.

상투적인 사랑얘기는 이제 많이 했잖아.

이제 사랑 너머에 있는 것들도 생각해 봐야지.

근데 그런 많은 현실의 고민들을 짧은 영화 하나로 압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한국에서 이송희일과 김조광수라고 하면.

퀴어영화계의 대단하신 분들이 아닌가.

특히 이송희일 감독님의 다른 작품들도 호평을 많이 받아서.

나도 촉을 세우고 주목 하고 있다.

 

이름 만으로도 듣고 아하! 라고 할 수있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고 노력을 해왔을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이름 앞에는 무슨 수식어가 붙게될까...?

남길 덕후? 그 정도가 붙을 것 같긴 하다.

부끄럽지 않은 남길 덕후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다.

그를 애끼고 사랑하는 게 후회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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