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이나요

민들레 꽃말

by 뽀야뽀야 2021. 3. 25.
반응형

 

어제 저녁에 고구마 맛탕 해먹으려고 베란다에 내다놓은 고구마를 뒤지는데.

아니 이런?! 곰팡이가 슬어 버린 것이었다.

햇볕이 따사롭게 드는 자리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고구마를 떠나보내고.... 헛헛해진 속을 채우려.

집 앞에 있는 빵가게를 찾아 가는데.

민들레 들이 이렇게 길가에 빼죽 튀어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이야~ 반갑구나 봄꽃!!

참... 너도 억센 생명이다 싶었다.

그 틈에서 보란 듯이 자라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보통은 보도블럭 틈에 낑겨서 자라는데.

그나마 여기는 자리가 좋은 지도 모른다.

나무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으니 말이다.

영양분을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는 지도 몰라.

주말에 비가 온다니까. 영양 흡수 많이 하려무나.

 

이렇게나 가끔씩 만나는 반가운 민들레의 꽃말이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 이란다.

정말 그렇다.

민들레는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피어나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이라.... 정말 그렇다.

내가 민들레를 바라볼 때도 그런 마음을 늘 가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좀 더 연관된 것들을 찾아보다가.

일편단심 민들레야 라는 곡을 알게 되었다.

가수 조용필 선생님의 원곡인데.

미스터 트롯 경연할 때 가수 임영웅이 미션곡으로 불렀던 노래더라.

그리하여 유튜브를 통해 들어보았다.

우와. 굉장히 슬프고도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어떤 할머님의 모진 세월을 가사의 모티브로 삼았다던데.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

라고 내뱉는데.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그저 노랗고 작은, 바닥에 붙박인 꽃인데.

떠나지 않으리라고 말하는 마음이 애절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겠지.

그렇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더라.

 

아빠도 민들레 처럼 우리 곁에 계시는 지도 모른다.

그 자리에 붙박여 있어서.

그립고 안타까워도 볼 수도 만질수도 없게.

다가가려 하면 후 불어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와 같이.

그렇게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버리는 허망한 민들레 처럼.

 

하필이면 왜 일편단심이라는 말을 붙였을까.

아빠 생각나게 말이다.

 

오늘로 아빠 소천하신지 280여일이 되어 가는데.

여전히 세상은 아빠 없이도 돌아가고 있고.

시간은 매정하게 흐르고.

우리는 슬픈 마음 감춘 채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그렇게 빵 사러 가는 즐거운 발걸음을 붙들게 만든.

작은 민들레야. 너는 참 대단하구나.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렴.

그리고 간혹 아빠 닮은 영혼이 나처럼 너를 유심히 바라보면.

나를 아껴주던 어떤 아이가 있었다고.

그 아이가 아빠를 참 보고싶어 하더라고.

사랑하고 감사하고 그리워 했다고.

전해 주겠니...?

 

빵 봉지 손에 들고 달랑달랑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운 것은.

빵 봉지가 터질 것 같이 빵을 사서 그런 것인가.

민들레를 두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음이 허전해서 그런 것인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산책길에 또 만날 것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긴 세월을 하루 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그 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 단심 민들레야... 너무 슬픈 노래였다.

민들레 꽃말인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열어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