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김치가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김치볶음밥이다.
이렇게 예쁘게 그릇에 담기 위해서는 밥그릇만 있으면 된다.
밥그릇에 밥을 꾹꾹 눌러담고 다른 예쁜 그릇에 휙 엎어주면
이렇게 예쁜 김치볶음밥 장식이 완성된다.
다양한 레시피가 있겠지만.
우리집 김치볶음밥은 양파가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뚜껑을 덮어서 조리해주는 방식이다.
우선 프라이팬에 다진 양파와 잘게 썬 김치를 넣고 기름을 넉넉히 둘러준다.
탄맛을 내기 싫기 때문에 요리유는 지양하고.
카놀라유를 사용하였다. 그러면 덜 타게 되어 맛이 좋다.
처음에는 뚜껑을 닫고 양파와 김치를 푹 익혀준다.
틈새로 맛있는 양파 익는 내가 나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휘휘 저어가며 익혀준다.
정확한 시간은 재지 않았지만.
양파가 투명하게 익어갈 때쯤.
밥을 공기에 덜어서 먹을 만큼 넣어준다.
그리고 요리 초보라면 불을 잠깐 끄고 밥과 내용물이 잘 섞이게 비벼준다.
나는 불 앞의 마법사다! 싶으면 불을 켠 그대로 비벼준다.
그리고 양파와 김치 익는 맛있는 냄새가 거실에 퍼질 때까지.
열심히 눌러 볶아 준다.
팬에 꾹꾹 붙여주면 더 바삭바삭한 맛이 나니까.
살짝 눌은 밥이 좋다면 더 오래 볶아준다.
이미 양파가 투명해진 뒤에 하는 작업이므로
바로 먹을 수 있다.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둘러주면 되는데.
참고로 깨소금은 소금이 아니라던 백파더의 말씀.
많이 넣어도 짜지는 거 아니니까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을 내보자.
참기름을 불을 켜고 두르면 타버리니까.
탄내 입히기 싫으면 불을 꼭 끄고 두르시길 바라며.
일본의 경우는 이렇게 높게 올린 볶음밥에 깃발을 꽂고는 하는데.
집에 그런 게 있을리가 있나.
방울 토마토라도 있으면 반 잘라서 올려주면 귀여울 것도 같은데.
허브라도 기른다면 몇 장 올리면 보기 좋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런 거 없으니까 그냥 수저 차리고 푹푹 떠먹으면 된다.
김치맛이 김치볶음밥 전체의 맛을 좌우한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이번 김치는 정말 잘 익었구나.
묵은지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너무 시어버린 김치는 또 잘 못먹어서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한국사람은 아닌 것 같다.
밥보다 면이 더 좋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중에서 김치볶음밥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오늘 저녁은
저번 파 육개장의 감동을 재현하려 한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서.
다시 주문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원래 어제 저녁에 먹으려 했었는데.
뽀야가 식욕이 별로 없어서 오늘로 미룬 것이다.
식욕이 없는 날이 있다니!!
대단하다. 일기장에 적어놔야겠다.
일마치고 샤워 끝내고 열나게 볶아주신
김치볶음밥.
분명 계량하지 않는데도 일정한 그 맛에 놀라고.
엄마의 땀과 노력이 짙게 배인 식탁 앞에 앉아.
감사히 수저를 놀리는 우리 가족.
오늘도 무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