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면.
주중에 못 먹었던 면식 레이더가 돋는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라볶이와 그 가게의 대표메뉴인 쫄면을 시킨다.
배달 라볶이지만 양도 많고 맛도 좋다.
너무 맵지 않아서 어린이 입맛인 뽀야에게 딱이다.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간단한 건더기도 맘에 든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훨씬 양도 많고 건더기도 화려할 테지만.
주말에 굳이 내 노력을 들여 요리를 해야 하다니.
피곤하니까. 그래서 손쉬운 배달요리를 선호하게 되는 것.
게다가 설거지 감도 50%가 줄어드니까.
다 먹고 플라스틱 쓰레기는 버려야 한다는 게 흠이지만(T.T)
그릇이 꽤나 깊어서 원활하게 비빌 수 없으므로.
다른 넓은 그릇에 옮겨서 먹곤 하는데.
양이 너무 너무 많아서 감탄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곱빼기를 시켰는데.
라볶이의 양이 심상치 않은 거다.
동생과 나누어 먹었는데.
먹어도 먹어도 떡이 계속 나오는 마법!
비록 내가 좋아하는 양배추가 조금 밖에 없지만.
그래도 간혹 씹히는 채소가 맛있다.
라볶이 양념에 밴 채소 맛은 정말 좋다.
그리고 라볶이만 먹으면 심심하니까.
엄마가 본인 메뉴인 쫄면을 많다고 덜어 주셨다.
쫄면을 시킬 때 맛을 고를 수가 있는데.
우리는 항상 안맵게를 선택하는데.
그래도 맛에 지장이 없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새빨갛긴 한데, 안 맵고.
안 맵다고 해서 맛이 없다거나 하지 않아서 좋다.
면식은 장차 끊어야 될 산인데.
주말마다 이렇게 연어가 힘차게 강물위로 회귀하듯이.
헤엄쳐서 라볶이의 바다에 가서 닿는 나의 모습.
힘차게 면치기 하는 나의 모습.
아아, 이걸 끊어야 뱃살과 작별인사 하는 건데 말이다.
근데 무인도에 갈 때 나는 라볶이 재료를 챙겨갈 정도로.
라볶이에 진심이니까.
포기 하라면 너무 슬픈 거 아니오.....(미련 질질)
그러고 보니 어제는 아침 일찍 장보고 나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동을 한 것도 아니며.
그저 TV만 열심히 본 것 같은데.
아냐, 거실에 나가지를 않았는데.
나는 방에서 뭘 한 걸까.
유튜브 깨작깨작 보다가 음악듣다가.
뒹굴거리다가, 악보 검색했다가.
요즘은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듣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음악이 참 좋더라.
비록 내 손끝에서 재탄생 하기까지는 영겁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다니.
참, 음악이란 것은 신비롭다.
요즘 피아노 연습 하려는 곡조는
1.Damien Rice - 9 Crimes
2.Eagles - Desperado
3.Hisaishi Joe - 인생의 회전목마
이렇게 3가지 인데.
줄줄 치는 정도는 못되고.
떠듬떠듬 연습하는 중이다.
게다가 1번곡은 노래랑 같이 부를 거라서.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동안 준 빨래 건조대. 화장지 쌓아두기용 거치물(?)
이었던 피아노에 우리의 손길이 닿으니.
피아노도 정말 오매불망 우리를 기다렸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왠지 짠하다.......(글썽)
전자드럼도 좀 자주 쳤으면 그렇게 보내는 사태는 없었을 텐데.
취미의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물론 나는 수험생이고 무척 바쁘지만.
그래도 10분 정도 여유는 만들어 낼 수 있기에.
둥땅둥땅 연습하고 또 쉬고, 또 연습하고 그러고 산다.
물론 옆집에 방해되지 않게 저녁에는 헤드폰을 연결하여 연주하고.
낮에는 소리를 한껏 낮춰 조용히 연습한다.
전자피아노라 정말 다행이다.
피아노 소리가 지겨우면 다양한 악기들 소리로 바꿔서 연주해보는데.
악기들 소리가 참 재미있다.
콰이어 라는 메뉴가 있는데. 합창하는 목소리가 나는 거라 조금 섬칫하기도 한데.
아아아~ 이런 목소리가 건반을 누르면 튀어나와서 재미있다.
일반 피아노는 조율을 해야하는데. 전자 피아노는 딱히 그런 게 없어서 편하기도.
근데 건반이 세월의 때를 많이 입었다.
약간 누르스름 하게 변해서 가슴이 아프다.
피아노를 칠 때는 손톱 정리를 하고 손톱소리 내지 말라던
아주 먼 꼬꼬마 시절의 레슨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었지.
자로 손등을 내리침 당하며 배웠는데.
그 시절 기억이 모락모락 나기도 하고.
라볶이 배불리 먹고 오후 1시가 되면 어김없이 잠깐 피아노 앞에 앉는다.
나만의 창작 활동 시간이 펼쳐진다.
악보를 외우면 손이 날아다닌다.
처음에 운지법으로 익힌 곡을 동생이 먼저 마스터 하고.
그리고 동생에게 내가 배웠다.
그래서 1번 곡은 어설프게나마 따라 가는 중.
그런데 2번과 3번은 악보를 보면서 연습하는 거라서.
좀처럼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다.
맨날 자신있는 부분까지만 연주하고 마치길 반복.
왼손의 연습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끼는 중.
양손을 사용하는 창의적 활동인 피아노는.
너무너무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이걸 왜 인제 알았지?! 싶기도 하다.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한껏 끌어내어
표면화 시키는 작업을 해보세요.
삶이 풍요로워 진답니다.
어릴 때 배웠던 악기를 다시 손에 쥐어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르는 충만감이 느껴질 겁니다.
리코더도 좋고, 멜로디언도 좋아요.
탬버린도 좋고, 트라이앵글도 좋아요.
뭐든지 손에 들고 연주를 시작해 보세요.
언젠가는 유명 곡들까지 줄줄 연주할 수 있도록
야금야금 레벨 업 시켜 나가야지.
나름의 포부이다.
우선 너무 맛있었던 라볶이에게 감사하자.
라볶이랑 쫄면 먹고 힘내서 연주가 가능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점차 줄여나가야 할.
운명의 라볶이.
그것도 쌀떡이 아니라 밀떡이었기에.
더욱더 아찔해 지는 나의 건강식 추구 목표.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일단 주 1회로 줄인 게 어디냐...!
이제 월 1회로 줄여 나가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뭐.
주말이 너무 즐거운 이유가 되는 면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