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특이 꿀을 보고 그냥 지나칠 리가 없는 뽀야.
게다가 가격대도 만원 대.
품질 보증이라고 떡하니 스티커도 붙어있다.
그런데 열심히 사들고 집에 와 보니
동생이 시큰둥하게 꿀 많은데 왜 쓸데없이 돈 쓰냐고
툭 던지는 말투에 상처가 돋았다.
어쩌면 꿀은 인간의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꿀벌 속에 내재된 일생의 프로그램에 따라
열심히 꿀을 모으고 여왕벌을 먹이기 위해
날개가 부서져라 일해왔는데
그 결실을 누가 휙 가져가 버리면
얼마나 허탈할까.
줄넘기 100개를 매일 하는 사람이
지나가는 사람의 방해로 1부터 다시 세야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뭐 사양벌꿀이라그래서 보다 손쉽게 만들어지는 꿀도 있는가 하면
저런 특이 꿀은 정말 꿀벌이 한땀 한땀
소중히 모은 그런 꿀일 것 같은 기분이 팍팍 드는 것이다.
뽀야에게 꿀은 만병 통치약과도 같다.
배가 아프면 물에 조금 타서 먹으면
조금 완화되는 것도 같고(기분 탓인가?!)
특히나 목이 아플 때 먹으면 금방 진정된다.
또 혓바늘이 돋거나 입안에 뭐가 나면
바로 꿀물을 먹어주면 하루만에 낫는다.
또 천연 피로회복 물질이라서 기력이 쇠한 날에도
먹어주면 호랑이 기운이 뿜뿜 솟아난다.
음식에도 설탕대신 넣어주면 감칠맛이 난다.
이렇게나 쓸모가 많은 꿀인데
어째서 쓸데없이 돈 낭비한다는 발상이 나올 수가 있을까.
물론 집에 다른 꿀이 이미 있기는 하지만
용도가 다른데......
긴말 필요없고
새로 산 꿀이 썩어나가지 않게
내가 잘 챙기면서 홀짝 홀짝 먹어나가면
뒷말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매일 마시는 초석잠차도 그렇고
꿀물도 그렇고 식혜도 그렇고
뽀야는 음료를 참 좋아하네!
씹는 게 귀찮아지면 죽어야 한다고 그러지만
뽀야는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좋다.
뜨거운 차는 입에도 안 댔었는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니까
점점 차를 즐기는 여유가 생긴달까.
처음에는 뜨거운 그대로 마시려다가 혀를 다 데었지만
이제는 찻물을 내려놓고 딴 짓(?)을 하면서
차가 적당히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
음악을 틀어놓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로세.
그렇다고 소리 괙괙 질러대는 비주얼락은 피해주시길.
요즘에 자주 듣는 음악이 있는데
나만 알고 싶으므로 블로그엔 올리지 않으련다.
아마 진정한 팬은 못되지 싶다.
지인한테는 슬쩍 흘렸는데
삶에 지치고 사람에 데여서
감상할 여유가 없는 듯 했다.
가슴아프게......
가까이 산다면
꿀 단지 하나 들고가서 뭉개고 오고 싶은 그런
눈부신 아침이다.
어제 저녁에 미처 회신 받지 못한 카톡이
아침에 도달했는데
그걸 읽고 나니 호랑이 기운이 또 솟는다.
대화를 할일이 별로 없는 뽀야에게는
사치와도 같은 카톡이다.
랜선 만남도 좋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가 걷히고
이렇게 좋은 날에 덥석덥석 만날 수 있는
그런 여유과 기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꿀 한 잔에 그런 소망을 담아서
휘휘 저어서 호로록 마셔본다.
달콤한 소망이 혀끝에서 짭짤해질 때 쯤
모든 게 부질없다며 방에 쳐박혀서 엉엉 울게 될까?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멈춰주세요.
어느샌가 롤러코스터의 입장권을 끊고 앞질러 가버리는
내 감정을 어떡하면 좋을까.
가을 타나......?